• 최종편집 2024-03-27(수)
 

이쯤되면, 애초부터 진실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던 듯 보인다. 그저 잘못된 오해나, 가짜뉴스에 의한 헤프닝일 것이라 생각했던 사건이 어느 순간 맹목적인 비판으로 흘러가고 있는 모양새다. 그저 비판을 위한 비판’, ‘반대를 위한 반대에 매진하며, 수면 위로 드러난 진실을 애써 외면하는 자기합리화는 지금 이 상황을 매우 지저분한 밑바닥으로 이끌고 있다.

 

소강석 목사는 한국교회가 정부에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모 단체의 대표인 한 원로 목회자의 발언, 그리고 이를 미끼로 대중들의 분노에 불을 지핀 단체 소속의 일부 목회자들, 이들이 제기한 문제의 핵심은 바로 정부사과였다.

 

허나 소 목사는 애초 정부란 말을 꺼낸 적이 없다. 엄밀히 사과를 직접 입에 담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를 바로 잡을 틈 없이, 해당 발언은 완전한 사실이 되어 세간에 일파만파 퍼져 나갔고, 이를 접한 대중들의 분노는 다시 고스란히 소 목사로 향했다.

 

자연스레 진실게임양상으로 접어든 이 사건에서 다행히 당사자인 원로 목회자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적극적인 유감을 표했지만, 문제는 그 주변인들이었다. 소 목사를 위해 해명방송까지 하겠다는 대표의 입장조차 무시한 채, 여전히 해당 발언이 사실임을 주장했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자 결국 보다못한 교계 언론들까지 나섰다. 문제의 발언 자체가 지난해 말 예장합동측이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나왔다기에, 당시 자리에 참석한 언론들이 스스로 그때 상황을 증언하고 나선 것이다. 기자회견 현장에서 이를 직접 목격한 목격자들의 증언과 팩트 체크, 더 이상 이보다 정확한 진실은 없을 것이기에, 매우 이례적이지만, 언론들의 증언은 불필요한 분란 해소에 분명 도움이 될 듯 보였다.

 

[크기변환]a소강석 언론.jpg

 

하지만 며칠 후, 올라온 한 목회자의 반박 영상 내용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애초 정부에 사과해야 한다는 말을 문제 삼았던 상황에서, 기자들의 증언이 이어지자, 말을 슬그머니 바꿔 사과를 한 것 자체가 문제이지, 그 대상은 전혀 중요치 않다는 듯 말한 것이다.

 

이를 요약하면 소 목사는 사과란 말은 한 적이 없지만, 발언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사과였고, 특히 이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든 정부에게 사과하든 사과해야 한다는 새로운 해석을 내놓았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애초에 이 모든 사건의 발단이 된 모 단체 대표인 원로 목회자는 소강석 목사가 한국교회가 정부에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발언했다. 그리고 이 비판의 핵심은 바로 정부였다. 하지만 정부란 단어가 완전한 거짓으로 밝혀지자, 이제는 소 목사의 발언을 국민에게 사과하든 정부에게 사과하든 사과해야 한다로 새롭게 꾸며내며, 자신들의 거짓을 감추려 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진실이 드러난 상황에, 억지로 이어가는 비판은 무리일 수 밖에 없다. 그의 논리를 축약하면,

 

한국교회는 코로나 사태에 아무런 잘못이 없다 -> 잘못하지 않았으니 국민에게 사과해서는 안된다 -> 소강석 목사와 한교총은 국민들에 사과하는 교회와 목회자들을 말리지 않았다 -> 이를 말리지 않아 한국교회가 코로나 발원지로 인식됐다

 

한국교회가 국민에게 사과를 함으로써, 스스로 잘못을 인정한 꼴이 되고, 이로인해 한국교회가 코로나 발원지가 됐다는 논리인데, 이러한 발상 자체가 매우 놀라울 지경이다.

 

사실 한국교회는 국민들에 대한 사과에 매우 적극적인 종교다. 어쩌면 단 한 순간도 국민들에 대한 미안함을 가지지 않은 적이 없다고 봐도 좋을 정도다. 특히 지난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 당시에는 한국교회가 국민들 앞에 잘못했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 정도였다.

 

그런데 언제부터 한국교회가 함부로 사과조차 해서 안되는 그런 고고한 종교가 되어 버렸나? 더욱이 일부 교회에서 부정할 수 없는 대규모 확산까지 터져, 이를 우려하는 국민들의 시선이 가득한 상황에, 사과를 거부해야 한다는 것은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

 

만약 한국교회가 혹 국민들에 코로나 발원지로 잘못 인식됐다면, 그것은 사과로 인한 것이 아니라, 정부와 언론의 잘못된 여론몰이의 결과일 것이다. 그리고 소 목사는 올 초 이러한 문제를 매우 정면으로 비판한 적이 있다.

 

또한 그는 소 목사측이 비판 영상을 내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소 목사측은 그런 적이 전혀 없었다는 반응이다.

 

사실 원로 목회자나 위 목회자가 속한 단체는 한국교회를 매우 사랑하고 예배를 사랑하는 단체다. 충분히 존경받을만한 사역을 하면서 굳이 남을 비판하며, 자신을 드러낼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누누이 말하지만 지금 한국교회의 예배 회복을 위해 노력해 왔던 모두는 서로간의 방식이 조금씩 다를지 몰라도 그것이 결코 틀린 것은 아니다. 오직 자기 기준으로 남을 평가하며, 이를 비판하는 것은 상대방에 충분히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크기변환]a소강석 메인.jpg

 

최근 한국교회가 이뤄낸 예배회복은 모두의 노력이 더해진 결과다. 어느 한 사람, 혹은 어느 한 단체만의 노력으로 쟁취한 결과가 아니라는 것이다. 소 목사 역시, 충분히 이를 인정하고 있다. 예배 회복이 발표된 당일 소 목사는 자신의 SNS에서 한교총 뿐 아니라 한국교회 주요 연합단체들과 중요 단체들을 거론하며, “모두의 노력이라고 감사를 전한 바 있다. 그리고 그 감사 속에는 바로 위 단체도 들어 있었다.

 

위드 코로나에 접어든 한국교회는 이제 새로운 출구 전략을 도모하고, 이를 실행해야 한다. 그저 비판을 목적으로 한 불필요한 시비는 위기를 가까스로 견디고 버텨낸, 개교회들의 회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제 진정 한국교회의 미래와 온전한 회복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힘을 합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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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진실을 외면한 비판은 폭력이다 #소강석 목사 #정부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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