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이런 바보들의 목회가 그립다


 
어려서 학교에 다녀오면 동구 밖 조그만 텃밭에 가서 풀을 뽑고 밭을 매는 일을 하곤 하였다. 하루는 지나가는 행인이 “얘 아직 깨끗한데 무얼 그리 열심히 일하느냐?” 는 어린 아이의 땀 흘려 일하는 모습에 애정 어린 충고이다.
그러나 나는 겉으로 들어 나지는 않았지만 땅에서 돋아 오르는 잔풀을 호미로 매어 주는 일을 하였다. 다시 말하면 풀이 돋아나기 전에 밭을 매는 것이다.
그런 밭에서는 풀이 돋아 날 수가 없다. 보통 농부들은 자라난 풀을 보고서야 그것을 뽑아내고 게으른 농부는 풀을 보고도 뽑지 않는다. 따지고 보면 보이는 모든 것은 보이지 않은 것들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의 육체는 보이지 않는 정신의 보이는 옷에 지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영혼과 정신을 항상 바로 잡는 것이야 말로 슬기라고 하겠다. 나무를 잘 가꾸는 비결은 흙속에 묻혀서 보이지 않는 뿌리를 잘 가꾸는데 있다.
어느 정원이 잘 가꾸어 있는 집의 정원사에게 그 비결을 물었다고 한다.
정원사의 대답, “뿌리를 가장 소중하게 다루어야합니다”. “그게 비결이지요” 라고 대답하였고 한다.
“무슨 뜻이지요”, “그것은 꽃을 계속 잘라 내는 것입니다. 난 나무에 매달린 평범한 꽃 봉우리를 그냥 놔두지 않습니다. 만약 백송이가 피면 소수만 남겨놓고 다 잘라 버립니다. 그래야 불필요한곳에 영향 분을 빼 앗기지 않지요. 그것만 방지해 주면 뿌리는 점점 튼튼해지고 비록 한 송이를 피우더라도 크고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는 것입니다”
평범한 사람의 시선으로는 보지 못하는 안목을 가진 사람이다. 나무가 잘 자라는 것은 그 뿌리가 왕성하기 때문이며 나무가 말라 죽는 것은 그 뿌리가 말라 죽기 때문이다.
모세가 이스라엘 사람들을 데리고 가나안으로 데리고 갈 때에 열 두 명의 정탐꾼을 보내 그 땅의 상황을 알아보도록 지시를 한다.
분명히 그 땅은 하나님이 그들에게 주시기로 허락한 땅 이었으며 문자 그대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었다. 저들이 하나님의 말씀만 믿고 계속해서 가기만 했다면 광야를 건너는 것은 아주 잠깐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탐꾼들이 가나안에서 돌아 왔을 때 그들이 볼 수 있었던 것은 어려움뿐인 것을 토로한다. 저들의 불신으로 결국 가나안을 잃어버리고 만다.
‘오 모세여 거기에는 거인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저들이 보기에는 메뚜기와 같습니다. 우리는 결코 들어 갈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그러한 땅을 결코 소유 할 수 없습니다. 상황은 이제 끝입니다’
그것은 마치 오늘날의 상황 이야기인 것 같다. 교회의 신뢰는 바닥에 머물러 있고 사회의 교회에 대한 시선은 냉담하고, 이단 사설은 횡행하고, 삶이 여유로 인한 개인화 되어가고 그 어느 것 하나 좋은 조건이라는 게 없는 듯하다.
지난주 어느 교역자들의 모임에서 여러 한국 교회를 염려하는 말들이 나왔다. 대부분이 어두운 내용들이었다.
지금 이 땅에는 불교, 이슬람교, 다원주의, 기복주의, 개교회주의, 성장논리와 우상 숭배 이분법 적인 사고, 교회와 사회의 분리 단순 논리주의 모두가 교회를 결박하고 있는 논리들이다.
그러나 그 당시에 다른 다수가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바보가 있었으니 바로 갈렙과 여호수아이다. 단 두 사람의 올바른 바보 하나님은 이런 바보들을 통하여 가나안의 주인공이 되게 하셨다. 자신의 큰 단점을 모르는 것도 큰 바보 이지만 자신의 큰 장점을 모르는 것도 더 큰 바보이다. 문제는 현실그대로를 보는 자가 아니요 하나님의 안목으로 가지고 나가는 하나님의 바보들이 얼마나 있는냐가 문제이다. 한국 교회는 겉으로 외모는 화려하고 몸은 커졌음을 자랑 할지 모르지만 이제 뿌리를 튼튼히 가꾸는 일을 위해 외형을 손질 해야만 한다.
기복주의 옷을 벗고 성서적 축복으로 개교회의에서 하나님 나라 확장운동으로 단순논리에서 분별력 있는 신앙으로 성장 위주에서 소통 하는 교회로 나아가는 바보들의 교회여야 한다. 바보는 세상의 소리가 아닌 하늘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외롭고 힘든 길을 오늘도 기쁨으로 묵묵히 걸어가는 자들이다.
주님만 바라보는 인생 바로 그런 바보들의 세상이야말로 하나님의 나라는 더욱 넓혀지게 되리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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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바보들의 목회가 그립다 - 이선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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