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5(목)
 
한국 강산에서의 성령의 불꽃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은, 선교사들이 삼천리금수강산에 첫발을 디딘지 20년이 흘러서였다. 가장 먼저 성령의 불씨가 지펴진 구역은 강원도 원산지역에서였다. 20년의 세월이란 선교사들의 사역이 무르익어가야 할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저들에게 아무런 결실이 없었음 알아차리게 된 선교사들은 저마다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영적 성찰이 일어난 것이었다. 누가 시켜서 이러한 영적각성이 도래하였다고 하기 보다는, 사람들이 모이면 서로가 자신을 과신하다 보니, 그 한계가 보이기까지는 미련하여서, 그 사역은 벼랑 끝에 다다르게 되고, 그 벼랑 끝에서야 비로소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의 손끝이라도 붙들어서 살려하는 것이 역사가 보여주는 교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비교적 정치성이 미약하고 사리사욕에서 조금이나마 쉽게 탈출할 수 있었던 그룹이 카나다 선교사들이었다. 이들은 경제적인 면에서도 검소하였고, 교단의 배후도 미약하여서 세상의 권력욕이라든지 명예욕이라든지 하는 것에서는 멀리 떨어진 구역에 있어서, 자신들을 성찰하는 데에 거치는 것들이 많지 않았던지, 하나님께 어느 그룹보다도 가까이 다가섰던 것이다. 당시 장로교단 같은 경우는 교단이 든든하여서 경제력에서부터 모든 것에 이르기 까지 교단이 주는 후원이 강력하다 보니, 교단과의 결속력이 단단하여진 터이라서 스스로를 살필 만큼의 필요성이 원산 그룹보다는 덜하였을 것이리라. 원산에서 시작된 기도의 불씨는, 교단에서도 좀 더 자유스러웠던, 평신도 선교사인 의사 하디(Hardie, Robert A., 1865-1949)에게서 시작되었다.
하디 선교사가 사역하던 당시, 조선은 1894년 동학란이 시작되었고, 민란을 수습하려던 조정의 결정에 청나라 군대가 개입하게 되었고, 이어서 일제의 군대마저 들어와서, 평양과 제물포는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의 전장 터가 되어졌고, 결국에는 삼천도 못되는 일제의 병력에 조정은 무릎을 꿇고 조선을 내어주고 말았던 것이다. 이러한 정황을 지켜보던 선교사들 중에 게일(Gale, James Scarth)선교사는 ‘견뎌내기 어려운 무시무시한 악몽(a hideous nightmare)’, 그 자체였다고 하였다. 전장 터가 된 평양의 시민들도 위기의식을 갖게 되면서 자각하는 빛이 뚜렷하게 나타났는데, 당시 교회들이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었던 속도로 교회가 확산되었던 것이다.
의술로써 전도를 시작한 하디 선교사는 이 재능기부가 좀처럼 사람들을 그리스도께 돌아오도록 함에는 한계가 있음을 알게 되자, 저는 의료행위를 중지하고 원산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전도에만 집중하기도 하였는데, 전도의 결실이 기대에 미치질 못하게 되자, 저는 자신을 뒤돌아보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선교의 효율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근본적 원인은 자신에게 내재한 자만심 때문이었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와 함께 모든 일들을 검토하기 시작 하였다. 무엇보다도 고마운 것은 저가 혼자서 만이 성찰하질 아니하고, 동역 자들과 함께 기도 모임을 가지면서 하나님 앞에서 자신들의 잘못을 고백하고 뉘우쳤던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기도의 모임 가운데에 성령께서 불꽃으로 임하시게 된 것이었다. 성령께서 고넬료의 집에 내려오시는 것을 자신들의 눈과 오감과 영감으로 경험한 베드로와 그 일행들은, 오순절에 임하신 성령께서 이방인에게도 임하신 것을 보고 경이로운 두려움을 가질 수밖에는 다른 어떤 이성의 것으로는 설명되기 어려운 일들이었듯이, 하디의 기도 모임도 그러하였다. 하디는 자만심을 비롯해서 탐욕 등에서 자유로워졌고, 거룩하여져서 성령의 통치를 그의 내면에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러고 나서 저는 원산에서부터 사경회를 시작하였다.
그 사경회는 상당한 운동력을 발휘하게 되었는데, 집회 후에 그룹들이 생겨났고, 그 그룹들에 조사들이 세워졌다. 권서인을 후원하는 운동이 시작되었고, 서로가 서로의 죄를 뉘우쳤고, 한발 더 나아가서는 서로를 용서하고 관용하고 격려하며 서로를 받아들이는 현상이 확산되었는데, 그 운동력은 마치 조선 전체를 덮으려는 기세였다. 사경회마다 성령의 권능을 체험하기도 하고, 하나님나라의 희락을 알게 되면서, 마치 온 지경이 잔칫집 같았다. 이러한 불꽃이 이 사람에게 저 사람에게로, 이 마을에서 건너 마을로 번지더니 마침내 중고등학교와 같은 교정에서도 부흥이 일어났는데, 어린 아이나 청소년 할 것 없이 남녀노소 불구하고 장소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대도시의 선교사들도 매일 점심시간마다 곳곳에서 모여 기도하였는데 1907년 첫해 아침부터 마치 무슨 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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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교회, 행복한 세상-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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