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교절
2015/04/01 17:1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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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민족은 종살이 하던 에굽에서 해방될 때를 기념해서 해마다 무교절(無酵節)을 지켰다.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나울 때 유월절 양을 잡아 그 피를 집 문 좌우 설주와 인방에 바르고, 그 고기를 구워 무교병과 쓴나물과 아울러 먹되 아침까지 남겨두지 말며 남은 것은 모두 불에 태우라는 명을 받는다. 그리고 그것을 먹을 때는 곧 떠날 사람처럼, 허리에 띠를 띠고 발에 신을 신고 손에 지팡이를 잡고 급히 먹으라(출 12:8, 민 9:11)고 했다. 이 절기는 매년 이어져 예수님 시대에도 지켜졌다. 예수와 그 제자들이 가진 최후의 만찬은 무교절 풍속에 따라 준비된 것이었다(마 26:17).
◇그런데 왜 이들은 구운 양고기와 함께 발효되지 않아 딱딱한 무교병(無酵餠)과 쓴나물을 먹었는가. 그것은 에굽에서의 민족의 고난의 역사를 잊지 말라는 것이다. 무교병은 애굽에서 급히 서둘러 나오느라 밀가루에 누룩을 넣어 느긋하게 발효시켜 부더러운 빵을 구울 시간이 없어 발효시키지 못한 떡을 먹었던 때를 기념하는 것이고, 쓴나물은 쓰디쓴 종살이를 기억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고통에서 해방시킨 여호와의 강권적인 유월절의 구원을 잊지 말고 영원히 기억하라는 뜻이다. 이스라엘은 각 가정에서 이 무교절 음식을 통해 자녀들에게 민족의 고난과 해방의 역사를 대대로 가르쳐 왔다.
◇우리는 일제 식민지 시대에 민족적 고난을 겪었다. 이 일제에 의한 민족 고난을 자녀들에게 가르치고 있는가? 우리는 일제 식민 시대를 통해 우리의 말과 이름과 민족정신을 말살 당한 참혹한 시대를 지냈다. 그런데도 해방 후 그 시대의 참혹함을 우리 자녀들에게 가르치는 국민적 제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3.1절과 8.15가 되면 일제를 규탄하는 일과성 행사가 있었을 뿐이다. 뿐만 아니라, 이젠 그 시대를 직접 겪은 사람들조차 얼마 남지 않았다. 그 시대 고난의 역사를 증언할 사람도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민족은 미래도 보장받기 어렵다. 우리의 자녀들에게 일제 식민 시대의 고난의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
◇우리교회가 사순절이나 고난주간 중 어느 한 주간을 일제 식민 시대의 고난의 역사를 기억하도록 가르치는 교육을 제도화 한다면 어떨까? 그 시간을 통해 성경의 유월절 구원의 역사와 무교절의 역사를 가르치고, 우리민족의 고난의 역사도 가르치는 계기로 삼으면 많은 유익이 있을 것이다. 일본은 지금도 침략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일본은 역사왜곡 뿐 아니라, 언젠가는 또다시 군국주의화 하여, 그 힘을 이웃 나라를 침범하는 일에 사용할 지도 모른다. 소도 한번 빠진 웅덩이에는 다시 빠지지 않는다는데, 하물며 우리민족이 일본에 또다시 당해서야 되겠는가.
◇일제에 고통 당한 민족 고난의 역사는 한국교회가 앞서서 기념하고, 이를 전국민운동으로 승화시켜 이스라엘이 무교절을 지킨 것처럼 역사교육의 장이 되게 하면 한국교회는 그야말로 한민족의 종교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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