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5(목)
 
bae.jpg
 

“선생이여 당신의 제자들을 책망하소서.” 하거늘 대답하여 가라사대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만일 이 사람들이 잠잠하면 돌들이 소리 지르리라.”
지질학자의 연구에 의하면 흙은 암석이 풍화 작용이나 열이나 공기 그리고 수분 또는 생물 등의 작용에 의하여 부서지거나 분해 되어 생기는 것이다. 바위는 깨져서 돌이 되고 돌이 깨져서 자갈이 되며 자갈이 깨져서 모래가 되며 모래가 깨져서 흙이 된다는 것이다. 삼라만상의 존재가 바윗돌의 존재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이렇게 귀중하고 불가결한 존재이지만 돌이 소멸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해 본 일이 없는 인류의 선험적인 신념은 태양의 덕을 까마득히 잊어버린 것처럼 돌의 혜택을 생각조차 못한다는 것이다. 태양의 따뜻한 광선처럼 넘쳐흐르도록 많기 때문에 돌은 인류의 대우를 받지 못한다기 보다 거의 관심거리가 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돌 없이 존재할 것이 무엇인가? 만유인력을 생각해 보자. 무의미한 존재같이 보이는 돌의 존재가 무시될 수 있는 것일까?
돌이 우리 발밑에 큰 덩어리로 모여 있지 않는다면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는 물체가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인 인력(引力)을 발휘할 물질이 없을 것이다. 바위는 인력(引力)의 근원이다. 우리의 삶의 발판이 될 뿐 아니라 모든 것을 밑으로 잡아당기는 고마운 존재다. 바위가 없다면 인력 없이 상하좌우가 없는 공간만이 도사려 우주는 영원히 무의미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사람들이 잠잠하면 돌들이 소리 지른다’고 하신 말씀은 삶의 의미로 와 닿는다.
예수님의 이 상징적인 행위는 세계를 위한다는 중요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백성은 이 상징의 의미를 파악하고 환호를 하며 예수를 맞는다. 그 당시에 초라한 모습의 예수의 입성은 깊은 역사의 통찰을 갖게 한다. 우리가 역사를 들쳐 보면 진리를 정면으로 보고 듣기를 싫어하는 지배층, 그들은 진리를 가장 싫어했다. 새로운 것이 들어옴으로써 그들의 기존의 위치가 무너질까 위험하기 때문에 그들은 진리의 소리를 비판의 소리로 들었다. 그러므로 저들은 그런 증거의 입을 틀어막아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때 당시의 사회의 지배층인 바리새파인들이 예수에게 항의를 한다. “선생이여 당신의 제자들을 책망하소서” 하거늘 대답하여 가라사대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만일 이 사람들이 잠잠하면 돌들이 소리지르리라” 하시니라. 이 짧은 말속에는 진리는 반드시 밝혀지고야 만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내포한 엄숙한 선언이다. 폭력으로 뇌물로 저들의 입을 봉쇄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저들이 입을 다물면 돌들이 소리 지를 것이다. 무서운 심판의 말씀이다. 돌들은 역사일 수도 있고 폭력일 수도 있다. 증언은 입으로 한다. 그러나 들어야 할 사람들이 귀를 꼭 닫고 있다.
그러면 진리를 말하기 위해서 귀가 안 되면 눈에 그것도 안 되면 감각기관에 호소하도록 되어 있다. 사실의 은폐는 소용이 없다. 예수의 입성자체는 결코 공격이나 항의가 아니라 그저 진리를 증거하는 행위이다. 그리스도인은 이 진리를 증거하기 위해 역사에 있는 것이다. 이 자리는 지배자나 피지배자에게 있어 똑같이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전하는 것이다. 이것을 항거하고 귀를 막고, 입을 틀어막는 일은 스스로 자멸하는 길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것은 목격자는 증인이 될 것을 강력히 나타내야 한다. 어떠한 상황에서고 너희들은 증인이 되라는 중요하고도 엄숙한 그런 의미이다. 분명히 그리스도 교회는 정치나 사회사업만이 목적이 아니다. 이 사건은 예수의 공생애의 마지막이자 절정이었고 고난주간의 시작을 알리는 사건이었다. 당시의 사람들에게는 예수의 예루살렘 입성이 유대인의 왕이신 예수가 마침내 왕위등극을 위해 오시는 승리의 입성이었다. 그러나 예수 자신에게는 자신의 겸손과 평화, 죽음을 통한 구원이라는 인류구속사역을 위해 죽으신 수난의 입성이었다. 어린 나귀를 타고 입성하는 것은 어떤 성명을 발표한 것도 아니지만 곧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있었다.
만일 그리스도인들이 말 못하면 “돌들이라도 소리 지른다.” 해야 할 말을 하지 못 하고 가슴에 품고 있으면 독이 된다. 끝내 하지 못하는 소리들이 한데 뭉쳐서 마침내 유혈의 폭동이 일어난 것이 역사의 과정임을 세상은 다 보고 알았다. “돌들이 소리 지른다”는 말씀에 역사의 증언에 우리가 존재함을 알게 한다.
태그

BEST 뉴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돌들이 소리지른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