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말씀의 바다    
전 덕 기
새벽마다
작은 둥지의 창을 열면
온통 당신의 눈망울들
초롱초롱 밀려와
나도 한 마리 잉어 되어
깊숙이 더 깊숙이 헤엄을 친다

구석진 마음까지 펴듯
예쁘게 예쁘게 헤엄을 친다
손을 올리고 발을 내리고
쭉 - 쭉 -온몸을 펴는
더는 웅크려지지 않는 헤엄을 친다

짓눌린 가슴을 펴고
슬픔의 주름살도 펴고
오물을 씻어내듯
삶의 흔적들을 씻는 헤엄을 친다

올가미에서 벗어나듯
세상의 관계들을
툭툭 털어내고
독수리 하늘 치솟듯
소망찬 몸짓으로 헤엄을 친다
헤엄을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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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께서 이 모든 것을 무리에게 비유로 말씀하시고 비유가 아니면 아무 것도 말씀하지 아니하셨으니 이는 선지자를 통하여 말씀하신 바 내가 입을 열어 비유로 말하고 창세부터 감추인 것을 드러내리라 함을 이루려 하심이라”(<마태복음> 13:34,35). 예수님은 씨 뿌리는 비유, 신부의 비유, 겨자씨 비유, 누룩 비유 등 문학적 수사를 통하여 말씀하신 경우가 많습니다. 위 시에서도 시인은 잉어가 헤엄치는 비유를 통하여 우리 가운데 생생하게 살아 있는 말씀을 비유하고 있습니다. 말씀은 죄의 흔적들을 씻어내고 “독수리 하늘 치솟듯”천국을 소망하게 합니다. 사탄의 시험을 이기게 하고, 평안을 수용하게 합니다. 우리를 멋지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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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재)말씀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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