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시끄럽다 욕하고 주먹질은 다반사···연장으로 살해 위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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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여 경찰서에 끌려가 소음방해죄로 없는 돈에 벌금을 내거나 억울하게 구류를 당하고 이해가 안되는 죄목으로 어려움 고통에 있어도 오직 나는 나라와 민족의 그 십자가를 지고 영과스럽고 거룩하며 가장 선하고 귀한 복음전도 피켓을 높이 쳐들고 만민 앞에 당당하게 전해야 한다”

‘예수 천국’, ‘불신 지옥’ 지하철을 타고 도심으로 출퇴근 하는 요즘 사람들은 이 말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우리가 흔히 노방전도자들이라 부르는 이들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을 골라 다니며, 목이 터져라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을 외쳐대는 탓에, 하루에 한 번, 많게는 서너번씩 이 말을 듣게 된다.

일부에서는 이런 그들을 고성방가를 일삼는 예수쟁이라고 폄하하며, 눈살을 찌푸리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이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한국교회에 있어 매우 큰 역할을 해 온 사람들이다.

노방전도는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그 어려움을 알지 못한다. 길거리에서 눈에 확 띄는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하고, 큰 모자 눌러쓰고 마이크에 대고 소리를 지른다는 건 웬만한 담력이 있지 않고는 힘든 일이다. 이들을 보며 그 힘든 일을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왜 하는지? 남한테 민폐만 끼칠 뿐이지, 같은 기독교인이 봐도 이해가 안된다고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이들의 행위를 좋게 보든 나쁘게 보든 우리나라 전 국민 중에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이란 말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예수님을 믿지 않고 교회에 나오지 않는 무종교인이나 심지어는 타종교인도 이 말은 안다. 그럼 성경적으로 봤을 때 이 말이 틀렸는가? 오히려 기독교의 존재 이유와 우리 신앙의 목적을 가장 분명히 해주는 말일 것이다.

어쩌면 저들로 인해서 우리나라 모든 국민은 예수를 믿어야 천국에 간다는 기독교의 가장 궁극적 진리를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44년을 이어온 노방전도의 열정

송세현목사는 ‘대한민국 복음전도목사’를 자처하며, 지난 44년간 노방전도에 목숨을 건 신실한 목회자다. 그는 스스로 자신의 인생에 대해 오직 기도와 전도 뿐이 없다고 설명한다. 사람들이 노방전도를 워낙 안좋게 보는 시선이 많은 탓에 파출서와 경찰서만 100번도 넘게 들락거렸지만, 그는 지금 이 순간도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을 외치는 일을 주저치 않고 있다.

그는 노방전도에 대해 “강하고 담대함이 없고 부끄러워 하면 도저히 할 수 없는 거룩하고 특별한 일이다”고 말한다.

송목사의 강인한 전도론은 때때로 스스로를 위기에 빠지게도 했다. 그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전도를 하다 승객들에게 주먹과 발로 종종 폭행을 당했으며 한번은 쇠스랑을 들고 찍어 죽이겠다고 쫓아오는 남자도 있었다. 그는 당시 정말 극심한 공포심에 온 몸이 굳어졌을 정도라고 회상했다.

송목사의 담대한 전도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한국교회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통일교 집회에 혈혈단신으로 찾아가 큰 목소리를 “거짓된 문선명을 믿지 말고, 통일교에 속지말고, 예수 천국 가자”고 외쳤다. 그 이후의 상황은 충분히 예상이 가능할 것이다.

노방전도를 하는 전도자들 대부분이 마찬가지지만 송목사에게도 생활고는 피할 수 없는 괴로움이었다. 하루종일 오직 전도에만 매진하는 탓에 어떤 때는 끼니를 이어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나마 지금은 많이 알려져 교인들이 가져다 주는 과일, 음료수, 음식, 피로회복제 같은 것도 먹을 수 있지만, 무명인 30대에는 밥을 거르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이 뿐 아니라 전도가 끝나고 집을 가야 하는데 버스 토큰 하나가 없어서 곤란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지금은 환승이라도 되지만 예전에는 버스 한번 탈 때마다 토큰을 사야 하니 집에 갈 토큰까지는 안 남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그는 ‘영광’ ‘아멘’ ‘감사’만을 외치며, 예수님을 전하는 순간이 가장 기쁘고 행복하다고 고백한다. 그의 전도를 향한 열정은 하루 종일 소리를 질러 목과 입술에 피가 새어 나와도, 며칠을 굶어 한 걸음 내딛기조차 힘든 지경에도 결코 식지 않는 순수한 믿음 그 자체인 것이다.

노방전도 44년이라는 이력은 한국교회에서도 쉽사리 찾기 힘든 것으로, 세월을 뛰어넘은 그의 노력은 차츰차츰 인정받게 됐고, 이제는 개교회 부흥회에 1,700여 차례나 강사로 초청될만큼 유명세를 탔다. 또한 그를 주제로 수많은 언론이 기사를 내고, 책과 만화책, 심지어 비디오도 제작됐다. 조만간에는 그를 주제로 전도영화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렇게 유명인이 된 지금도 그는 여전히 어깨에 빨간 띠를 둘러메고, 노방전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오히려 남들은 은퇴하는 70이 넘은 나이가 되어서 더 열렬히 ‘예수 천국’을 외치고 있다. 

‘노방전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한낱 소음공해나 고성방가로 밖에 안 들리겠지만, 그 수많은 이들 중 어떤 한 사람에게는 자신의 타락한 영혼을 위로하는 천상의 메시지로 들릴 수도 있다.

송목사는 바로 오늘도 그 한 사람의 영혼을 살리기 위해 거리로 나선다. 비록 누군가는 또 그런 송목사를 향해 욕을 하고 주먹질을 해댈지도 모르지만 예수님께서 기다리는 길잃은 양들이 남아 있는 한 그의 전도는 멈출 수 없다.

한편, 송세현목사는 경기도 양평균 지평 출신이다. 그는 지평초등학교 시절 그곳 지평교회에 출석한 것이 계기가 되어, 1967년 군생활 중 감리교 부흥회에 참석했다가 은혜를 받아 노방전도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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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방전도자 송세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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