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5(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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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가 근무한 대학의 조그만 소로(小路)에 벚꽃이 만발하더니 몇 일이 지나자 꽃은 사라지고 새싹들만 가득한 시간이 되었다. 때 마침 중간고사 기간이어서 강의가 없기 때문에 모처럼 한가히 전자 신문을 보던 중에 참으로 놀라운 기사를 접했다. 이는 삼대를 거쳐서 한국을 섬기고 있는 찰스 B 모펫의 가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찰리의 할아버지는 새뮤얼 A 모펫(한국 이름 마포삼열·1864∼1939) 목사다. 26세이던 1890년 내한 후 평양에 1000여 개의 교회를 세운 ‘한국 교회의 아버지’다. 자신이 설립한 평양신학교, 숭실전문학교, 숭의여학교에 대해 일제가 신사참배를 요구하자 자진 폐교했고 이 때문에 미국으로 추방돼 1939년 세상을 떴다. 이 학교들은 훗날 서울에서 장로회신학대, 숭실대, 숭의여대 등으로 재건됐다. 찰리의 삼촌은 고 새뮤얼 H 모펫(한국 이름 마삼락·1916∼2015) 초대 장신대 총장이다.
찰리의 아버지 하워드 F 모펫(한국 이름 마포화열·1917∼2013) 씨는 사역지인 대구에서 나환자들의 머리카락을 눈썹에 이식해 새 삶의 희망을 주었다. 한국 땅에서 45년간 의료 선교사로 헌신하며 계명대 동산의료원을 일궜다.
중국에 살던 찰스 씨는 선교사 가족이라는 이유로 1948년 공산당으로부터 쫓겨나 서울 조선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은 후 대구로 내려가 살았다. 찰스 씨는 1960년대부터 미국에서 학교를 다녔고 1981년 신혼여행으로 한 달간 한국을 여행하며 모펫가(家)의 발자취를 찾아다녔다. 6·25전쟁시에 수많은 고아, 환자들과 함께 자란 찰스 씨는 조애나 씨와 약혼 때부터 한국인 아이들을 입양한다는 뜻을 모았다. 그렇게 한국인 아들 한 명과 딸 둘을 키웠다. 30세 로라, 27세 대니얼, 19세 줄리아다. 이러한 가족의 유업을 기리기 위해서 서울 중구 소파로 숭의마펫기념교회에서 헌당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고 한다. 참으로 놀라운 업적을 남긴 가족이다.
이제 챨스 씨는 한국인에게 다음과 같이 부탁했다고 한다. “한국은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에 유리합니다. 힘든 시절을 겪은 후 놀랍게 성장했기 때문에 넓은 이해심으로 도울 수 있잖아요. 이젠 세계가 한국을 필요로 합니다. 한국이 사랑을 베풀 차례이자 기회입니다.” 챨스씨의 이러한 제안은 우리가 깊이 새겨야 할 교훈이 된다. 
경우는 다르지만 챨스 싸와는 대조된 사건이 우리의 정치사에 돌출되었다. 최근에 국정을 책임진 국무총리께서 아쉽게도 자신의 직임을 포기한 사건이 발생했다. 다양한 이유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장 아쉬운 것은 사건에 연루된 지인과는 별로 관계가 없었다는 단절의 주장이 국민들로 하여금 신뢰할 수 없는 분으로 낙인찍힌 사건이 아닌가 보여 진다. 소식통에 의하면 죽음을 선택한 분과 수 십 차례 통화한 내용을 확인 했다고 한다. 이로 보건데 모르는 사이가 아니라 자신의 궁지를 모면하기 위해서 당사자와는 관계 였다고 주장한듯하다. 문제는 이러한 행동이 국민의 눈에는 의리가 없는 인간으로 비쳐지게 만들었고, 심지어 자신을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준 지역구 주민조차도 냉담한 반응을 불러 오게 만든 듯하다.
우리는 언제 부터인가 이 땅위에서 어렵게 선교활동을 하면서 우리 민족을 섬겼던 선교사님들의 은혜를 잊어버릴 때가 많다. 서울의 합정동에 위치한 외국인 묘역의 대부분은 한국 초기의 선교사님들의 무덤이다. 그들은 이름도 잘 모르는 이 땅을 찾아와 생명을 담보로 선교사역을 감당하다가 순교를 하신분이 많다. 이들 가운데에는 미처 피지도 못하고 질병으로 인해 유명을 달리한 선교사의 자녀도 부지기수 이다. 우리는 이들의 은혜를 잊으면 안된다. 언제 부터인가 기독사학에서 예배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들려졌다. 서구의 선교 정책에 의해서 학교를 건립하여 교육에 힘썼다. 천자문 교육이 전부 였을 때에 영어와 문리학, 수학과 과학을 가르침으로 우리의 눈과 머리를 현대에 진입시켰다. 이러한 은혜를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우리는 배은망덕한 민족이 아니기를 기도한다.
은혜를 기억하며 살아야 하겠다. 성경에는 형제를 위하여 물 한잔을 주는 것도 잊지 않겠다는 구절이 나와 있다. 사회가 각박해져 가고,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고, 동료를 누르고 올라타야 자신의 출세 한다는 풍토 속에서 진정 성경이 말한 진리 속에 자신을 투영하는 삶을 살아야 하겠다. 바로 그것이 은혜를 갚을 줄 아는 사람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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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를 기억하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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