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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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28일의 주일은 필자에게 매우 의미 있는 날이다. 이 날은 가르치는 학생들과 함께 로마를 여행하고 있었다. 때 마침 주일날이라 예배를 기획했으나 호텔을 비롯한 여러 장소들이 제약을 받고 있어서 예배처가 마땅치 않았다. 현지 여행 관계자들과 논의 끝에 결국 섭외 된 곳이 카타콤 이었다. 즉 카타콤을 여행하는 동안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예배를 드리자는 것이었다.
카타콤은 기독교인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안식처’란 뜻을 가지고 있는 카타콤베는 중세까지만 해도 지하묘지로서 알려진 것은 이 묘지뿐이었으나, 16세기에 초기 그리스도 교도의 지하묘지가 발견되고부터는 모든 지하묘지를 카타콤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당시 로마의 가난했던 사람들은 가족을 위한 무덤을 땅 위에 만들 수 없었다. 그래서 돈이 가장 적게 드는 방법을 생각해 낸 것이 이 지역 곳곳에 흩어져 있던 자연적인 동굴을 이용해서 무덤을 만드는 것이었다.
필자가 탐방 한 곳은 싼 칼리스토 카타콤베(Catacombe di Callisto)였다. 이곳은 우리에게 잘 아려진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라고 말했던 베드로 사도와 주님의 만난 곳을 기념하여 세워진 쿼바디스교회와는 1km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산 칼리스토의 지하 묘지는 로마의 지하 묘지중 최대로  제 1~4 세기동안 여기에 묻힌 기독교인만  50만명에 달한다. 19km나 되는 길이에 터널을 파고 토굴로 만들며 무덤에 홈을 만들어 그곳에 장사를 지냈다. 로마는 기독교인들에 대한 박해가 대단했고 313년 콘스탄틴 황제의 개종으로 기독교가 공인되기까지 거의 300년 동안 박해는 끊이지 않았고 박해를 피해 지하로 피하게 되었다.
싼 칼리스토 카타콤베(Catacombe di Callisto)는 지하 10~15m의 깊이에 대체로 폭 1m 미만, 높이 2m 정도의 통랑을 종횡으로 뚫어 계단을 만들어서 여러 층으로 이어져 있다. 구아피아 가도 부근에는 대소 25개의 카타콤베가 있고 지하통로의 길이를 합치면 500Km나 된다이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곳은 산 칼리스토 카타콤베로서 5층으로 되어 있고, 지하통로의 길이는 20Km이다. 이곳에는 3세기의 교황의 유골이 모두 모셔져 있고, 음악의 수호성자 성체칠리아의 묘도 있다
카타콤내의 여러 곳에 초기 기독교인들이 이곳을 통해서 신앙생활을 했다는 증거들이 다양하게 나타나있다. 즉 물고기 그림은 익투스( 그리스어: ?χθ?? 이크투스)로서 성도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사용하여 커뮤니케이션을 하였다.
이 얼마나 크나큰 은혜인가? 초대교회의 신앙이 살아 움직이는 곳에서 주일을 맞이하여 순교와 선교적 열정으로 가득찬 카타콤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되다니!. 필자는 시 113편을 중심으로 ‘찬양과 감사’라는 주제를 통해 설교를 하였다. 메시지의 내용은 이렇다. 오늘 시편의 기자도 우리 모든 성도들을 향하여 여호와의 이름을 찬양하도록 권면하고 있다. 특히 시편 113편의 본문은  먼저 “할렐루야”로부터 시작하여, “할렐루야”로 끝을 맺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을 찬양하는 생활을 날마다 지속하는가? 하나님의 성호를 우리의 전심을 다하여 찬양해야 하지만, 우리의 이성이 그렇게 찬양하지 못할  때가 너무 많이 있다.  우리의 못난 체면이 그렇게 하지 못할 때가 있다. 우리의 어지러운 환경이 그렇게 하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께 찬양할 이유를 찾아야 하겠다. 하박국 선지자는 우리가 감사해야할 신앙을 이렇게 노래하고 있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치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식물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 지라도 나는 여호와를 인하여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을 인하여 기뻐하리로다(하박국 3:17-18).
카타콤 속에서의 예배는 성찬식과 함께 끝을 맺었다.“예배는 있으나 영성은 없고 인물은 있으나 인격은 없다. 건물은 있으나 교회는 없고 명성은 있으나 존경은 없다”고 말씀하신 김상복 교수님의 진단처럼 암울한 기독교의 현주소 속에서 카타콤의 신앙으로 회복이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아무 흠도 없고 거룩거룩하신 하나님의 어린양이 죽임을 당했네” 찬송과 함께 예배를 마쳤다. 필자의 평생에 이러한 기회를 허락하신 주님께 깊이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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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콤에서의 주일 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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