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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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핑 베토벤’에서 베토벤은 자신이 신에게 바치길 위해 작곡한 NO.9 교향시를 친히 연주하게 되면서, 스스로에게 말하기를 ‘이제 세상은 좋은 세상이 될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는 비록 청각기능을 모두 상실하여서 듣지는 못하나, 친히 그의 손에 지휘봉을 잡았던 것이다.
“환희여! 환희여! 하나님의 아름다운 광채여/ 낙원의 딸들이여, 모두 정열에 흠뻑 취해/ 빛이 가득한 지성소로 들어가자/ 가혹한 현실이 갈라놨던 자들을, 당신의 신비로운 힘이 결합시키도다!/ 당신의 부드러운 날개가 드리운 곳에 모든 인간들이 형제가 되도다!/ 위대한 하늘의 은총을 입은 자여, 진실한 우정을 얻은 자여, 여인의 따스한 사랑을 얻은 자여, 다 함께 모여 환희의 노래를 부르자./ 이 세상 모든 존재들은 하나님의 환희를 마시라...,”
“환희는 입맞춤, 그리고 포도주, 그리고 죽음조차 빼앗아 갈 수 없는 친구를 주고, 땅을 기는 벌레조차도 환희를 맛보고, 천사 케루빔은 신 앞에 선다/ 태양이 광활한 하늘의 궤도를 즐겁게 날듯이, 영웅이 승리의 길을 달리듯이. 형제여, 그대의 길을 힘써 달리라/ 모든 사람들은 서로 포옹하라! 온 세상이여 입 맞추라! 형제여 별의 저편에는 사랑하는 아버지가 있으니, 억만 인들이여, 엎드리어 경배하라! 온 세상이여, 창조주께 영광을 돌리라!”
베토벤은 연주석에 숨은 조력자의 도움을 받아서 성공리에 교향시 연주를 마친다. 그의 교향곡 NO.9을 듣는 청중들은 감동과 선물을 이미 신으로부터 풍성하게 받아서인지, 눈에는 눈물이 가득히 흘러내리고, 왕의 가슴에도 짧은 시간이긴 하였어도 오래간만에 평화와 기쁨의 기름부음으로 가득히 채워졌다.
한 지인이 지난해 정초에 어느 예배당에서 찬송을 드리는 중에, 동영상 같은 장면을 잠시 보았다. “통일 군(群)이 바로 성루 앞에서 보이는 것이었다. 기도할 때마다 멀리서 가물가물하게 보이던 행렬이었는데, 이제는 선명하게 갑작스레 시야에 들어온 것이었다. 성으로 들어오려는 군대의 행렬과, 드높은 깃발들이 펄럭이는 가운데, 줄을 지어서, 도성을 향하여, 군대가 행진하여, 도성의 열린 문을 향해서 오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고 나서 두 달 후, 저가 예배당에서 새벽 두시 즈음에 결코 잊힐 수 없는 동영상을 거듭 보게 되었다.  “황토 빛이 아침 햇살에 밝게 비취는 십차선 즈음 되어 보이는 신작로로, 북쪽 언덕에서 남쪽을 향하여 사람들의 행렬이 나타났는데, 어떤 부인은 아이를 등에 업은 채, 또 다른 손에는 아이를 붙들고, 어떤 이는 지게에 짐을 한껏 지고, 어떤 이는 자전거에 짐을 가득 싣고, 어떤 이는 리어카에 짐을 가득하게 싣고서 아랫길로 내려오는 것이었다. 거대한 행렬이 밀려서 밑으로 내려들 오는데, 얼굴들이 저마다 잔치 집에 가는 양 함박꽃이 활짝 피듯이 웃음들이 얼굴에 가득하였는데, 마치 성소에 오르는 이들 같았다. 이러한 광경은 70년 전, 8.15가 되던 날과 다르지 않았다. 이 땅에 다시금 환희가 찾아온 것이었다.”
“사람들이 북쪽 언덕에서 나타날 때에 하늘에서 베토벤의 웅장한 교황시가 연주되었고, 하늘로서 소리가 있어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나의 기뻐함을 입은 자로다! 하였다.” 이 같은 장면은 마치 우리 민족의 통일이 아주 가까이 온 것임을, 우리의 가슴들이 저마다 이미 알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리라.
베토벤은 그의 마지막이 가까워 온 줄을 인식하면서 그의 하나님께 송영을 올리기로 결심한다. 시간이 꽤 걸리긴 하였어도, 그의 마음에 전심으로 신께 바치려는 송영은 비로소 열매를 맺어 교향시 NO. 9 을 완성하였다. 그의 마음 깊은 곳에는, 땅에 살고 있는 온 인류와 피조물들이, 가혹한 역사의 현실에서, 치유 받지 못한 상태에서, 서로 소외되어 있음을 실감하였다. 상처와 분노와 미움으로 인해서 질곡이 깊어진 온 인류가 하나가 되는 것이란, 오로지 하나님의 은총의 선물로 인해서 비롯되어지는 것이리라. 베토벤이 하나님께 올리는 송가란, 송가 자체가 아니라 송가의 내용이 이뤄짐으로써 비로소 송가가 되는 찬미였다. 인류와 피조물들이 모두가 하나가 되어서 기쁨을 가득히 안고서, 영광이 가득하게 빛나는 지성소로 들어가, 인류를 창조하시고 구원하신 주님께 경배하는 것이 그의 송영이었다.
8.15 경축 70주년을 맞이해서, 교회들이 서로 모여 자신들을 성찰하고, 하나님의 본뜻을 다시금 깨닫고, 몸가짐을 바르게 세우느라 열심들이다. 우리 한국교회가 오늘에 있어서 하나님께 올려 드릴 찬송이란 진정 무엇일까? 광장에 모여서 서로 포옹하고 입 맞추며 찬양을 올림도 마땅할 것이지만, 통일을 올려드림으로써 진정한 찬양이 되는 것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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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교회, 행복한 세상-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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