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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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식을 흔히  retire라는 영어 표현을 쓴다. 사전적 의미로는 ‘맡은 바 직책에서 손을 떼고 물러나서 한가로이 지냄’으로 정의된다. 은퇴와 함께 다양한 면에서 압박과 심적 고통을 밀려 온 것도 사실이다. 특히 주변 사람들이 더욱 걱정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다. 어느 포털 사전에 찾아보았더니 남편은퇴증후군이라는 나와 있는 것을 발견한다. 은퇴남편증후군(RHS: Retired Husband Syndrome)은 ‘남편의 은퇴와 함께 아내의 스트레스 강도가 높아지면서 몸이 자주 아프고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증상을 의미하는 신조어이다. 이들은 이 시기에 잦은 싸움으로 인해 황혼이혼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라고 나와 있다.
필자의 은퇴식도 공식적으로 2015년8월18일에 있었다. 그동안 학교에 몸담고 있어서 세상물정을 모르고 살았기에 둥지를 떠난다는 것이 새가 어미의 둥지를 떠나서 허허 벌판으로 날아가는 것 같은 기분도 든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참으로 귀한 직장에서 몸담았던 것 같다. 나에게 주어진 은퇴사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2003년부터 오늘까지 한세 공동체와 함께 할 수 있었음을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영광을 주님께 돌립니다. 이 시간들은 저에게는 참으로 과분한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먼저는 위로는 어머니 같은 총장님의 사랑과 배려에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 집에는 각종 주방기구들이 식탁위에 있어서 날마다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어제 밤에 잠잘 때에 사용한 배게도 총장님께서 건강을 위해서 챙겨 주신  선물이었습니다. 이러한 살림살이들을 보면서 어쩌면 자식을 사랑하는 어머니 같은 포근함을 느꼈습니다.
또한 형제 같은 우의 속에 근무 할 수 있었음을 감사드립니다. 어려움이 있을 때에 기도를 모아 주시고, 기쁜 일이 있을 때 함께 즐거워 해 주셨던 모습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 사랑을 경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자식 같은 제자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부자간의 관계란 부모가 부족해도 자식은 부모를 존경과 사랑으로 섬겨 줍니다. 많이 부족했지만 제자들은 저에게 아버지를 대하듯이 깊은 마음을 주셨습니다.
결국 위로는 어머니와 같은 총장님의 보살핌, 수평적으로는 형제 같은 동료 교수님과 교직원 선생님, 그리고 아래로는 자식 같은 제자들과 함께 한 시간은 저의 인생 최대의 시간이었음을 고백하면서 퇴임사를 마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퇴임식을 마치고 점심시간 식탁에 둘러 않아서 들으니 한결 같이 멋있는 퇴임사를 했다고들 한다. 어떻게 그렇게 멋있는 말을 할 수 있느냐고 질문들도 들어왔다. 이는 평소에 생각했던 내용들이라고 말했다. 이래저래 은퇴는 색다른 의미가 있는 경우라고 생각되어진다.
하루 앞서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 12층에서는 제자들이 마련한 은퇴식이 있었다. 평소에 학교에서 관심을 갖고 함께 선교를 이야기 했던 제자들 70여명이 모였다. 이 모임을 주선해 주신 분은 필자를 통해서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의 베데스다대학교의 총장으로 취임한 정인욱 박사였다. 이 분은 비즈니스를 통해 재력을 쌓았고, 쉽지 않는 시간을 내어서 한세대학교 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M.Div), 심학석사(Th.M), 철학박사(Ph.D)를 취득하고 미국 대학의 총장으로 취임하신 분이다. 애초에는 학교의 강의실에 모여서 간단한 다과와 함께 석별의 정을 나누고자 했던 의도와는 달리 규모와 장소가 한층 높아지게 되었다.
은퇴란 retire라고 했다. 이는 타이어를 다시 갈아 끼우고 새롭게 길을 달리게 된다는 의미를 갖게 된다. 인생을 새롭게 개척할 기회가 주어진 것 같다. 한세대학에서는 총장님의 배려로 초빙교수로 다신 교단에 서게 되었다. 그 길이는 누구도 알 수 없지만 학생들과 매일 만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 될 것 같다.
그리고 그동안 준비했던 세계다문화진흥원 사역이 기다리고 있다. 이미 다문화 교육이 46차에 걸쳐서 800여명을 훈련 시켰다. 세계로평생교육원과 세계로원격평생교육원을 통해서 한국어교원 양성(3급)을 만들어 해외 선교에 필요한 수료증을 만들어 놓았다. 세계로미디어를 통해서 선교학관련 책들이 출간 되었고, 다문화선교론 출간을 예정하고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세계로선교학교 운영이 기다리고 있다. 차근 차근 그동안 활동하지 못했던 분야를 찾아서 은퇴 이후의 삶을 설계하고 추진하고 싶다.
www.worldcan.co.kr(세계로선교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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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식 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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