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옷 다른 느낌
2015/10/02 11:28 입력
트위터로 기사전송 페이스북으로 기사전송
1.jpg
영화제나 시상식 등 레드카펫이 깔리는 큰 행사가 끝나면 그 다음 날에는 어김없이 유명 인사들의 사진에 대한 기사가 여기저기 실리게 된다. 여러 사진들이 게시되지만 그 중에서 대중의 관심을 가장 끄는 것은 유명 인사들의 옷차림이다. 이런 대중의 심리를 어떻게 알았는지 반드시 베스트 드레서와 워스트 드레서가 가려진다. 대중들은 즐겁겠지만 워스트 드레서에 이름이 오른 이는 괴로울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 유명인들에게 굴욕을 선사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같은 옷 다른 느낌이다. 같은 옷을 입었는데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그냥 느낌이 다르면 괜찮은데 누군가는 너무 잘 어울리는데 다른 이는 영 아닌 경우는 참으로 난감할 것이다.
이와 비슷한 일이 우리의 신앙생활 가운데서도 일어난다. 분명 겉모습은 같은데 그 속사람은 완전히 반대일 수 있다. 다른 지방에서 우리 교회로 온 학생Q가 있었다. 그는 중직자의 자녀였는데 대학교에 오면서 타지방으로 오게 된 것이다. 부모의 그늘을 벗어나 처음으로 홀로 신앙생활을 해야 했다. 그런 그를 우리 교회로 이끈 이는 우리 교회의 자매 A였는데 같은 학교 같은 과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중직자의 자녀임에도 불구하고 Q는 교회에 잘 나오지 않았다. 토요일에 늦게까지 실컷 놀고 주일에는 늦잠을 자느라 교회에 오지 못했다. 거의 한 달에 한 번씩 오다시피 하는 그는 교회에 오면 예배만 드리고 사라지기 바빴다. A는 Q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늘 전화를 하고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Q는 강압적인 집안의 분위기를 벗어난 자유를 마음껏 누리는 중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모처럼 예배에 참석한 Q가 A에게 핀잔을 주었다. 교회에 오면서 양말을 신고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얘기를 전해들은 나는 웃음을 터트리지 않을 수 없었다. 나름 신앙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이 중요한 지 잘 모르는 것은 분명했다. 이런 오류에 빠지는 것이 비단 Q만의 문제일까? 어쩌면 우리 안에 이런 오류가 작동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신앙의 연륜이 짧아서 여러 가지 실수를 하는 성도가 나쁠까? 모든 거룩함과 경건함을 다 갖추고 신앙생활을 하면서 그렇지 못한 성도들을 멸시하는 것이 더 나쁠까?
미국의 한 교회의 예배 시간 중간에 갑자기 히피 한 사람이 예배당 문을 열었다. 그리고는  중간 통로로 성큼성큼 걸어가서는 땅바닥에 앉는 것이었다. 그를 본 많은 사람들이 당황했고, 어떤 이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런데 그 때 교회의 중직자 한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 히피 옆으로 다가갔다. 아마도 그를 끌어내려나 보다 하는 생각을 하고 지켜보고 있던 성도들은 충격을 받았다. 그 중직자가 히피 옆에 앉아 같이 예배를 드렸기 때문이었다.   예배당 통로 한 가운데 앉아 예배드리는 두 사람!
똑같은 모습으로 앉아 있지만 두 사람의 수준은 극과 극인 것이다.
한국 교회의 역사도 백 여 년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어느 정도의 전통과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이 전통과 문화의 옷을 잘 입을 때는 베스트 드레서가 되지만, 같은 모습이라도 잘못 입게 되면 워스트 드레서가 되기 십상이다. 신앙에서 베스트와 워스트를 가르는 것은 겉모습이 아니다. 속사람이 어떠하냐에 달린 것이다.  
정답은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고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이 답이다. 그 어떤 경우라도 다른 사람에 대해 손가락질 하는 것은 나쁜 것이다. 만왕의 왕이신 하나님 앞에 나아올 때 우리는 가장 잘 단장하고 나가야 한다. 그러나 하나님을 아직 제대로 만나지 못한 이들에게 양말이나 옷에 대해 먼저 말해버리면 체면과 위선의 옷을 먼저 입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람이 보지 않을 때나 부모의 그늘을 벗어나면 방탕의 옷을 입을지도 모른다. 우리 자녀들과 새신자들의 옷차림이나 행동이 우리 눈에 거슬리더라도 참아주고 기다려주자. 비록 그 시간이 길고 그 과정이 더딜지라도 인내해 보자. 우리의 관심은 그들이 예수님을 제대로 알아 가는지, 그 분을 제대로 만났는지에 먼저 있어야 한다. 이런 성도들로 채워지는 예배당에는 베스트 드레서들로만 가득할 것이다. 이왕이면 겉사람도 속사람이도 베스트 드레서가 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진정한 아름다움의 본체이신 하나님! 하나님도 우리도 아름답길 원하실 것이다.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epnnews@empas.com
교회연합신문(www.ecumenicalpress.co.kr) - copyright ⓒ 교회연합신문.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화제의 포토

화제의 포토더보기

  • 회사소개
  • 광고안내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회원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 교회연합신문 (http://www.ecumenicalpress.co.kr)  |  발행인 : 강춘오  |  설립일:1991년 11월 16일
    | 사업자:206-19-64905  | 03127  서울시 종로구 창경궁로16길 73-10  |  대표전화 : 02-747-1490              
      Copyright ⓒ  교회연합신문 All right reserved.
    교회연합신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