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노블레스 오블리주
2015/11/20 14:12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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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6년 전만 해도 퀴즈의 문제에나 등장해서 출연자를 당황스럽게 만들던 ‘노블레스 오블리제’는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그 단어의 유래에 대해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만큼 대중에게 익숙한 단어가 되어 버렸다. 거기에 덧붙여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라는 단어도 일상적인 언어로 다가서고 있다. 이렇듯 사회 지도층의 기부와 나눔이 그 어느 때보다 더욱 필요한 때이며, 이 일에 동참하는 이들도 계속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이 단어는 일반 서민과는 동떨어진 일처럼 여겨지는 바도 없지 않다. 그러다 보니 기부는 사회의 지도층이나 돈이 많은 사람들이나 하는 일처럼 여겨지게 만드는 경향도 없지 않아 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이미 남을 섬기는 일을 꾸준히 계속 해오고 있다. 섬김과 봉사는 그리스도인의 대표적인 이미지 중의 하나이다. 이는 하나님이 우리를 향하신 뜻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많이 가지고 적게 가지고는 중요치 않다. 나누고 섬기라는 명령만 있을 뿐이다. 돈이 많은 청년이 예수님께 나아왔을 때 가진 것을 다 팔아 나눠주고 예수님을 따르라고 하셨다. 뿐만 아니다. 지독하게 가난했던 과부, 사르밧의 과부에게는 가루 한 웅큼과 조금의 기름 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아무 소망도 희망도 없었던 사르밧의 과부는 이 마지막 양식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고 죽기를 기다리고자 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 과부의 마지막 양식마저 선지자를 섬기는 데 내어놓으라고 하셨다. 이 뿐 아니다. 두 렙돈을 헌금으로 드린 과부를 보시고 예수님은 가진 것을 다 드린 것이라며 칭찬하셨다.
그런데 우리라면 어떨까? 주변에 아주 가난한 성도가 가진 모든 것을 헌금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잘 했다는 칭찬보다는 혀를 끌끌 찰 것 같다. 자기 앞가림을 먼저 해야 한다는 충고를 곁들일 것이다. 뒤에서 수군거릴지도 모른다. 가난한 이들이 모든 것을 하나님께 드리는 것을 두고 칭찬을 못할망정 손가락질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나님께 모든 것을 다 드리지 못하는 자신들에 비해 그렇게 다 드리는 이들의 모습이 부담스럽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또한 만약 가난한 이들이 모든 것을 다 드려 아무 것도 남지 않으면 그들의 뒤치다꺼리를 본인들이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함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령의 인도함을 받고 성령의 소욕을 따르는 이들은 대체로 힘에 겹도록 섬기는 자리에 거하기 마련이다. 예수님께서 안식일 날 나사렛의 회당에 서셨을 때 이사야서의 말씀 중에 이 부분을 찾아 읽으셨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였더라(눅4:18,19)”
주의 성령이 예수님께 임하신 이유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기 위해서였다.  오늘날 우리에게 성령의 기름을 부어주신 것도 가난한 이들을 섬기라는 하나님의 뜻인 것이다.
한국 교회 역사의 초창기부터 성도들은 연약한 이들을 돌아보는 일에 앞장섰다. 그로 인해 가정 안에서의 갈등도 없지 않았다. 성령 충만한 이들은 가족은 뒷전이고, 교회와 가난한 이들에게 퍼주기 바빴다. 이로 인해 가족들은 상처를 받기도 했다. 같은 공동체의 일원이라도 믿음의 분량이 다른 이들은 이런 모습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았다. 사실, 그렇게 다른 사람을 돌아보는 이들 가운데 자기 삶이 넉넉하고 편안한 사람보다 자기 자신도 힘든 경우가 더 많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우리에게 섬김의 자리로 나가라고 하신다. 하나님이 보실 때 우리는 사회의 지도층이고, 왕족이다. 그러므로 사회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여기신다.  
세상은 권력이나 재물을 많이 가진 자가 큰 자이며, 지도층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예수님은 섬기는 자가 큰 자라고 하신다. 소유의 넉넉함이나 권력의 유무를 떠나서 자신이 처한 곳에서 이웃을 섬겨갈 때 지도력이 발휘되는 지도자의 자리에 이르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담대히 그 자리를 향해 나아가기를 원하시며, 또한 과격하게 우리를 재촉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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