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봄날, 새는 추락하지 않는다 - 이미옥 간사
2016/03/10 14:3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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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가 하늘을 날고 있는 줄 알았는데 공중에서 선회만 할 뿐 그대로 제자리다. 느닷없이 피어난 하얀 매화 꽃 내음을 맡아서일까? 새의 날갯짓은 앞으로 전진하지 못하고 그대로 제자리다. 새가 봄 멀미? 그렇다면 어지러워 땅으로 떨어지면 될 것을 애써 공중에서 머무른다. 새의 본연을 지키려는 듯 온 힘을 다해 날갯짓을 해대는 새 한 마리가 잠시 심장을 멈추게 한다.
저 새의 심장도 봄이 오는 계절 앞에선 꽃 멀미에 잠시 멈출 수밖에 없는 것일까? 다행히 작은 생는 하늘이 품에 받아들여 추락하지 않는다. 대신 전진하며 날지 못하고 제자리만 맴돌고 있다. 순간, 하늘에서 들려오는 메시지. “보았니? 네 모습이란다”.
언젠가부터 생명 없는 새처럼 날지 못하고, 그렇다고 추락하지도 못하고 겨우 목숨만을 잇고 가는 나의 삶의 모습이다. 분을 낼 일이 있어도 죄를 키우지 않고 스스로 자정시키는 바다처럼 어룽대며 벌겋게 달아오르다 재 한 줌 되어 영문 밖으로 버리어진 내 자화상.
나의 영혼은 시편 기자의 입술을 빌려 애써 저 볼품없는 작은 새처럼 맴 맴 비상하지 못한 채 맴돌며 노래한다. “오직 나는 가난하고 슬프오니 하나님이여 주의 구원으로 나를 높이소서. 내가 노래로 하나님의 이름을 찬송하며 감사함으로 하나님을 위대하시다 하리니 … 이것이 소 곧  뿔과 굽이 있는 황소를 드림보다 여호와를 더욱 기쁘시게 함이 될 것이니”
얼마나 살아 있는 동안 위선의 옷을 더 입을 것인가? 또한 찬양하는 삶이길 소망하며 나의 영혼은 얼마나 피흘릴 것인가?  
누군가의 표현대로 생명의 90%가 증발하고 간신히 버티고 있는 늙은 나이에 비로소 생명과 사랑에 버들개지 눈뜨듯 뜨여지는 때, 하늘의 부르심. 때가 차매 “마리아야, 마리아야”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너를 덮으시리니… ” “주의 계집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이 황당한 꿈 같은 일이 일어났다. 2015년 7월 5일. 그 후, 달맞이꽃빛을 한 노란 꽃잎을 마구 먹어댔다. 밤마다 돌아가신 엄마가 나타나 안된다고 손을 내저으셨다. 애써 하늘의 싸인이라며 나중을 위한다며 그날을 일기에 적었다. 2015년 7월 22일.  그리고 말미에 이렇게 인치듯 적었다. 마리아는 말하지 않았다. 요셉에게.
어떻게 말할 수 있단 말인가? 하늘의 언어, 하늘의 일을. 땅의 사람이….  그러나 안다. 하늘의 사람이면서 땅의 한 청년의 십자가의 죽음을. 그 말씀에 순종하여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간 것을.
이 사순절에 그래서 입안에서나마 간절한 기도로 고백하는 것이다. 그 길을 가는 것이라면 그냥 가는 것입니다, 라고. 이제 노란 꽃잎을 자신의 입술로 마구 집어넣어 먹어댄 이 땅의 여인들은 열매를 위해 씨방을 내놓고 부활의 재생의 힘을 키우며 하늘의 빛을 구할 것이다.  꽃은 열매를 위한 준비. 잎은 나무 전체를 위해 일하지만 꽃은 열매만을 위한다.
다시 사순절 봄날, 새 한 마리를 통한 메시지를 묵상한다. 더 이상 한자리에 머물지 말고 그분의 역사가 펼쳐지도록 네 생명을 내놓으라. 네 죽음의 자리에서 부활의 생명이 꽃 피리니….
하늘과 땅의 합일이야말로 인간이 가야 할 단 하나의 길이며 인생의 최고의 길이고 목적인 것을. 그분이 오늘도 밤낮으로 업고 안고 이리 보고 저리 보고 사랑가 불러 주신다. 사랑 사랑이야, 이리 보아도 내 사랑 저리 보아도 내 사랑이야.
또 경상도 어디선간 그분 향해 절규의 노래를 목청에 피나는 줄도 모르고 외쳐댄다.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날 좀 보소
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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