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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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사는 정치적 박해보다 종교적 박해로 죽은 사람이 더 많다. 아이러니 하게도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인 종교는 기독교이다. 특히 중세 서방 기독교는 같은 성경을 믿고, 하나님의 말씀을 진리로 따를지라도, 가톨릭과 다른 신앙적 표현은 모두 이단으로 규정해 박해했다. ‘독한 시어머니 밑에서 시집살이를 한 며느리가 자신이 시어머니가 되면 며느리에게 더 독한 시집살이를 시킨다’는 옛말처럼, 박해받던 기독교가 로마의 국교가 되어 황제의 권력을 업자, 가톨릭(catholic, 보편적)이라는 체계를 갖추고 가톨릭과 다르게 표현하는 신앙은 모두 박해의 대상이 된 것이다.
◇신앙은 ‘절대신념체계’를 갖는다. 누구나 자신이 믿는 신앙이 가장 지고선(至高善)으로 믿는 것이다. 그것은 각자의 양심의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톨릭으로부터 개혁을 선언한 개혁파(Reformed)는 교회의 원리 제1조에 ‘양심의 자유’를 두고 있다. “양심을 주재하는 이는 하나님뿐이시다. 하나님이 각 사람에게 양심의 자유를 주어 신앙과 예배에 대하여 성경에 위반하거나 지나친 교훈이나 명령을 받지 않게 하였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신앙에 대하여 속박을 받지 않고 그 양심대로 할 권리가 있으니 아무도 남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지 못한다.”(장로교 정치 원리 제1조).
◇처음에는 신앙은 양심의 문제라며 폭력적인 개종이나 박해를 반대했던 아우구스티누스(어거스틴)가 마태복음 13장의 가라지 비유에서 알곡을 상하지 않고 ‘가라지’를 뽑을 수 있다면 가라지를 뽑아도 된다고 해석함으로써 ‘정당한 박해’라는 말이 생겨났다. 가톨릭은 또 누가복음 14장의 잔치에 초대받고도 응하지 않은 사람들 대신 “사람을 억지로라도 데려다가 내 집을 채우라”(23절)는 구절을 근거로 강제 개종을 정당화 했다. 또 토마스 아퀴나스 역시 “잘못을 행하는 자유를 주는 것보다는 죽음을 주는 편이 영혼에게 덜 나쁘다”라고 하여 이단들에게 화형을 선고하는데 동의했다. 이게 모두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끌어다가 박해를 정당화 한 것이다.
◇오늘날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갖는다”(헌법 제20조 1항)는 대한민국에는 과연 종교로 인한 박해가 없는가? 신앙에 대하여 속박을 받지 않고 그 양심대로 할 권리를 인정받고 있는가? 대한민국은 종교의 자유를 선언한 이 헌법 조문에 의해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종교의 자유를 누린다. 그러나 같은 신앙 안에서 소수자에 대한 박해는 계속되고 있다. 소위 종교비판의 자유, 선교의 자유, 표현의 자유에 대한 방종에서 오는 현상이다.
◇“종교의 자유에는 자기가 신봉하는 종교를 선전하고 신자를 규합하기 위한 선교의 자유가 포함되고, 선교의 자유에는 다른 종교를 비판하거나 다른 종교의 신자에 대하여 개종을 권고하는 자유도 포함된다”는 대법원의 판례가 이를 정당화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의 이 판례는 세력이 큰 종교집단이 세력이 작은 종교집단이나 개인의 신앙을 억압하는데 금과옥조로 악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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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한 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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