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바른번역, 바른해석, 바른적용-30
2016/08/12 11:3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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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앗을 누가 죽였는가? (삼하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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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상 17장을 보면 엘라 골짜기에서 다윗과 골리앗이 맞붙어 서로를 저주하며 수장대결을 벌리는 모습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블레셋 사람 골리앗을 개역성경은 사무엘상 17:4에 “싸움을 돋우는 자”라고 번역하고 있으나 이는 히브리어나 한국어 의미상 모두 적절한 번역이라 말할 수 없다.
“이쉬-합베나임"이라는 말을 문자적으로 번역하면 “두 (편대) 사이의 사람”(the man between the two)이다. 두 대적들이 전쟁하기 위하여 마주 대하고 있는 전열 사이에 서 있는 사람을 의미하는 말이다. 따라서 이들은 각각 자기 진영의 대표자이며, 최고위의 장수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각각 자기 진영이나 나라를 대표하여 상대편의 장수와 결투를 벌여 상대방을 죽임으로 전쟁을 끝내는 단판 승부사들이다.
이러한 수장대결(首將對決)을 영어로는 “단판 전투”(a single battle)라고 하며 이러한 전투는 고대 셈족 사회에서는 드물지만 블레셋에서는 자주 있었던 일인 것 같다(Cf. R. de Vaux, “Single Combat in the Old Testament,” in The Bible and the Ancient Near East, trans. D. McHugh (Garden City: Doubleday, 1971), 122~35, who cites numerous examples from the ancient world in which such contests took place.).
따라서 개역성경의 “싸움을 돋우는자”라는 번역은 적절치 않다. 오히려 “표준새번역”이나 “바른성경”의 “장수”라는 말이 더 적절하다. 서양 역본은 거의 “전사” 혹은 “우승자”라는 의미를 가진 “Champion”이라고 번역하며, “대표자”(Representative)라고 번역하는 곳도 있다.
문제는 이 수장대결에서 누가 골리앗을 죽였느냐는 것이 문제이다. 삼상 17장에 보면 말할 것도 없이 다윗이 무릿매로 돌을 던져 블레셋 사람, 골리앗의 이마를 맞혀 쓰러뜨리고, 다윗은 칼이 없으므로 쓰러진 골리앗의 칼집에서 칼을 뽑아 그의 머리를 자른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삼상 17:49-51). 골리앗이 쓰러지자 블렛사람들은 다 도망하였고, 다윗은 이스라엘을 구한 전쟁 영웅이 되었다.
그런데 사무엘하 21:19에 히브리어 성경은 “다시 블레셋 사람과 곱에서 전쟁할 때에 베들레헴 사람 야레오르김의 아들 엘하난이 가드 사람 골리앗을 쳐 죽였는데 그의 창 자루는 베틀채 같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다윗이 골리앗을 죽인 것이 아니고 엘하난이 죽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성경에 골리앗을 죽인 사람이 두 사람으로 기록된 것은 분명 문제이다. 따라서 ESV, RSV, NASB, TNK 등은 마소라 사본을 그대로 읽고 있지만, 다른 역본들은 이 불일치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골리앗” 대신에 “골리앗의 아우”(KJV, NET, NIV)라고 고쳐 읽고, 심지어 “골리앗의 아우, 라흐미”(개역성경, 바른성경)라고 읽는 경우도 있다.
한글 성경은 역대상 20:5 “다시 블레셋 사람들과 전쟁이 일어났을 때 야일의 아들 엘하난이 가드 사람 골리앗의 아우 라흐미를 죽였는데, 그의 창 자루는 베틀채 같았다.”는 구절대로 “라흐미”라는 이름까지 덧붙인 것 같다. 따라서 우리는 골리앗을 죽인 자가 다윗인지 아니면 엘하난인지? 다윗과 엘하난이 같은 사람인지? 혹은 골리앗이 둘인지? 혹은 엘하난이 죽인자가 골리앗인지? 골리앗의 아우, 라흐미인지? 혼란스럽다.
이 점에 대해서 학자들은 이러한 사본상의 불일치는 서기관들의 무의식적인 오류에 기인한 것으로 여기고, 성경 안의 다른 기록이나, 다른 사본, 혹은 역본 등을 비교 대조하여 가능한한 원문에 가까운 본문을 재구성하고, 뜻이 통하는 번역을 하려고 노력한다. 히브리어 성경 가운데 사무엘서에 서기관들의 오류로 인한 본문의 손상이 가장 많다는 것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다.
사무엘상 17장의 기록대로 다윗이 골리앗을 죽인 것은 변개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사무엘상 21:19과  역대상 20:5의 본문이 문제가 있는 것이다. 먼저 역대상 본문은 사무엘상 본문의 “베들레헴 사람, 엘하난이 가드사람 골리앗을 죽였다”를 “야일의 아들 엘하난이 골리앗의 아우 라흐미를 죽였다”라고 적고 있다. 여기서 역대서는 사무엘서에 비추어 볼 때, “라흐미”(lakhmiy) 앞의 목적어를 인도하는 전치사  “엣”(et, ..을)은 분명 “벳”(bet, 집)을 대치한 것으로 사무엘서대로 “엣-라흐미”(et-lakhmiy, 라흐미를)는 “벳 할라흐미”(bet hallakhmiy, 베들레헴 사람)으로 수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사무엘서는 “라흐미”라는 이름이 없다. 또한 사무엘서는 “아우”라는 의미의 “아흐”(akh)를 목적어를 인도하는 전치사 “엣”(et)으로 읽음으로 마치 엘하난이 골리앗의 아우를 죽인 것이 아니라 골리앗을 죽인 것처럼 본문이 수정되었다.
다시 정리하면 사무엘서나 역대서나 다같이 사무엘상 17장의 이야기에 비추어 볼 때 그 본문이 손상된 것이다. 역대서는 “베들레헴 사람”을 “엘하난의 아우 라흐미”로 고쳐 읽고, 사무엘서는 아우를 의미하는 “아흐”를 목적어를 인도하는 “엣”으로 읽음으로 마치 엘하난이 골리앗을 죽인 것으로 되어있다. 따라서 사무엘서하 21:19은 “베들레헴 사람 야레오르김의 아들 엘하난이 가드 사람 골리앗의 아우를 쳐죽였는데...”라고 읽고, 역대하 20:5은 “베들레헴 사람 야일의 아들 엘하난이 가드 사람 골리앗의 아우를 죽였는데...”라고 읽어야 옳다.
그렇다면 골리앗은 다윗이 죽였고, 엘하난은 골리앗의 아우를 죽인 것이다.  성경은 성령의 영감으로 쓰여진 하나님의 말씀이다. 일점일획이라도 오류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전승과정 가운데 서기관들의 무의식적인 실수나 무지로 성경 본문이 손상되고 잘못 번역되어진 경우가 있다.
그렇다고 성경이 틀렸다고 단정해서는 안된다. 성경의 필사작업은 아무리 정확하게 할려고 노력해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오류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이 세상에 완벽한 역본도 없다. 어느 역본이 원문의 의미에 가깝게, 그리고 읽기 쉽게 잘 번역되었는지 정도의 문제이다. 따라서 우리는 여러 역본을 대조해가며 성경을 읽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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