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어떤 평화

변 성 희

참솔나무 가지 끝
바람에 휘청이는데
 
어미 새 한 마리
해종일 벌레 입에 물고
둥지로 나르는 저녁

아기 새 눈빛 좌우로 반짝이고
어미새 부리 끝
사랑으로 빛난다

지상의 쪽방에서 잠시 셋방살이
오밀조밀 벌집에 모여사는
그 곳이 마냥
평화로운 유토피아의 지상 낙원

참으로 혼란스럽고 어수선한 세태가 이즈음 우리들 살아가는 모습들이 아닌 가 돌이켜 보게 된다. 평온한 날이 드문 숫한 부끄럽고 불편한 일들이 매일 매일 매체들의 지면과 화면을 채우고 있다. 평화라는 커다란 인류의 공통 명제 앞에 모두 큰 목소리로 외치며 설왕설래 날뛰기도 한다.
진정 참 기쁨 참 평화는 있는 것일까? 시인은 아주 작은 평화를 발견 한다 참솔 나무 가지 아래서 가장 창조적 생명의 진실을 만나게 된다. 만상(萬象) 중에 가장 뛰어나다고 자랑 하는 사람 보다, 더욱 월등한 아가페(agape)적 사랑을 보게 된다. 잠시가 아니라 해종일 쉼 없이 먹이를 새끼들에게 물어다 주는 어미 새의 모습은 신기하고 아름답다.
나뭇가지가 바람에 흔들리고 휘청거려도 두려워하지도 염려하지도 않는다. 어미 새의 날개 죽지 아래서 그 따뜻함과 사랑의 눈빛을 믿고 있다. 나무네 집에서 셋방살이 하는 새들의 가족, 얼기설기 엮은 새둥지는 우리가 지향하는 유토피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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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현수)어떤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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