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5(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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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오늘 제경실의 연구를 바탕으로 말레이시아 보르네오 지역의 이반족의 주거 형태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서 인류학적 차원에서의 문화탐방의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이반족은 주로 강가에 집을 짓고 살아간다. 간혹 깊은 정글 산속위에 집을 짓고 사는 이들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강이라도 반드시 마을 근처에 위치해 있다. 이들은 혈연관계로 견고히 연결된 혈연 공동체로 지붕이 하나로 이어져 있는 긴 집을 짓고 사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주거 형태를 루마 빤자이(Rumah Panjai)라고 부르는데 이를 영어로 번역하면 롱하우스(Long House)가 된다. 이반족에게 있어 롱하우스는 단순한 주거지가 아니다. 롱하우스는 그들의 삶의 중심이며, 공동체 생활의 근거를 이루는 곳이다.
전통적인 롱하우스의 구조를 살펴보면 롱하우스는 먼저 땅에 기둥을 박고 지상에서부터 2미터 정도 올라간 높이에 집을 짓게 된다. 그리고 지상에서 집으로 들어가는 통로로는 통나무 사다리를 이용한다. 길이는 각 마을마다 다소 차이가 있을수 있다. 작게는 4-5 가구가 많게는 40가구 이상이 거주하는 롱하우스들도 있다. 롱하우스에는 빌릭(Bilek), 사다우(Sadau), 루아이(Ruai), 딴주(Tanju)라는 공간이 있다.
딴주란 오픈 베란다와 같은 공간으로 보통 그 넓이가 20-25미터 정도 된다. 빨래도 널어놓고 추수한 벼와 후추 등 수확물을 말리기도 하고  고무를 널어놓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이공간은 롱하우스 전면에서 가장 바깥쪽에 자리잡은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외부로부터 딴주로 올라갈 때는 사다리를 놓는데 이는 적들로부터의 공격과 야생동물의 공격을 막기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이다. 전통적인 롱하우스에는 단지 2개의 사다리가 놓여지는데 현대의 롱하우스에는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각 집집마다 현대식 계단을 설치하기도 한다. 이 두 다리는 각각 강의 상류방향과 하류 방향으로 놓여지는 데 상류방향은 롱하우스 정면에 있는 메인 출입구가 되고 하류방향의 다리는 시신이 나가는 통로가 된다. 딴주를 지나 지붕이 있는 안쪽으로 들어가게 되면 처음으로 만나는 공간이 “루아이(Ruai)”이다. 이는 지붕이 덮어져 있는 롱하우스 내부의 공동복도이다. 평상시 루아이는 이반 여인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대나무로 돗자리를 만들기도 하고 마을의 공동 회의가 이루어 지기도 한다. 롱하우스의 결혼식도 루아이에서 진행되고 장례가 났을 때 시신을 멀리 사는 가족 친지들이 마을에 도착할 때까지 시신을 루아이에 눕혀놓기도 한다.
각 가정으로 들어가는 문은 각 1개씩만 루아이와 연결이 되어있다. 즉 이 문은 각 집으로 들어가는 유일한 통로가 되는 셈이다. 문을 말레이말로는 빈투(Pintu)하고 하는데 빈투를 지나면 가족만의 공간이 시작되고 이것은 영어로 방(room)에 해당하는데 말레이말로는 빌릭(Bilik)이라고 한다. 그래서 롱하우스 규모를 이야기할 때 빈투가 몇 개냐? 혹은 빌릭이 몇 개나 되냐? 고 묻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한 롱하우스에 ‘빈투가 10개이다’. 혹은 ‘10개의 빌릭이 있다’는 표현은 그 롱하우스에 10가구가 살고 있다는 뜻이다. 각 가정의 공간을 나타내는 빌릭은 롱하우스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이기도하다. 빌릭으로 들어오면 바로 넓은 공간이 나오는데 이것은 가족들의 거실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그리고 거실 뒤쪽에 가족들의 침실이 있고 그 뒤로 부엌과 화장실 등의 공간이 있다. 롱하우스를 방문해 보면 딴주로 시작되는 정면은 일자로 잘 정렬이 된 반면 루아이, 빌릭을 거쳐 화장실이 있는 뒤쪽은 그 규모가 각각 제각각이다. 이는 각 가정의 경제력에 따라 좌우된다. 경제적으로 넉넉한 사람은 부엌도 뒤쪽으로 크고 넓게 만들 수 있다. 사다우(Sadau)는 각 빌릭 안쪽에 위치한 다락방 같은 곳이다. 그곳은 루아이의 천장 위에 위치하는 넓은 공간으로 추수한 벼 이삭을 보관하기도 하고 각종 곡류 및 씨앗등의 보관하기도 한다. 또한 쌀을 주식으로 하는 이반족들의 농사에 필요한 여러 가지 농기구들의 보관창고가 되기도 한다.  
보통 롱하우스의 구조를 보면 뚜아이 루마(Tuai Rumah)라고 불리우는 추장의 집이 가장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다. 뚜아이 루마의 집을 중심으로 해서 그 양쪽 옆으로 마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의 집이 자리하게 된다. 롱하우스를 보면 오픈된 공동체의 공간인 것 같이 보이지만 빌릭으로 부터는 철저히 각각의 가정들의 사생활이 철저하게 보장되는 곳이기도 하다. 필자는 오늘 이반족의 주거 형태인 롱하우스의 기능을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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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족의 주거 형태인 롱하우스의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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