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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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도 어김없이 ‘가정의 달’이 돌아왔다. 이 ‘가정의 달’엔 어린이날이 있고 어버이날도 있으며, 또 스승의 날도 있다. 그래서 이달은 사랑과 효성과 사은(師恩)에 대하여 많이 생각하게 되는 달이다. 자연히 가정에 훈기가 돌고 따라서 생기도 넘치게 된다. 그런데 올해엔 예기치 않게 대통령선거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바로 뒤에 치러지게 되어서 이런 가정 내의 훈기와 생기가 제대로 살려지지 못하고 크게 잠식되어 버린 것 같다. 이번 대통령선거 열풍이 너무 거세다 보니 잔잔한, 가정 내의 사랑과 효성과 사은 등의 문제는 그 선거 열풍에 거의 묻혀버리고 말았다고 보겠다. 매우 아쉬운 일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이날(5월2일)까지는 투표 결과를 알 수 없지만, 이제 새로 대통령에 당선된 이는 앞으로 우리나라의 ‘가정’ 관련 문제에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가정의 구성원인 어린이(영유아)와 그들의 보육 및 의료 문제, 사교육과 저출산 대처 문제, 직장인들의 육아 휴직 문제, 자녀들과 부모 사이의 관계 문제, 그리고 다수 가정의 고액채무 및 재정결손 문제, 이런 것들과 연관해 부득불 발생하는 아동학대, 노인(부모) 학대, 그리고 다문화가정 및 탈북민 가정 관련 제반 문제 등 한국인의 각 가정의 문제는 헤아리기 힘든 여러 난제들로 둘러싸여 있으므로,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노라고 나선, 이번 대선의 당선자는 그 대국민 봉사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이런 여러 가지 문제들을 좁은 이 지면에서 다 다룰 수는 없으므로 필자는 마침 이번 어린이날을 맞고 보내게 된 김에 어린이 관련 문제들(만)을 중심으로 몇 마디 말하고자 한다. 우리는 얼마 전 어느 대선 후보가 사립유치원 운영자들의 모임에 가서 그들에게 앞으로의 어린이 교육기관 관련 제반 계획을 발표한 뒤 다수로부터 지탄을 받고서 무척 당황해 했던 사실을 알고 있다. 그만큼 어린이(영유아) 보육 및 교육 문제는 학부모들의 초미의 관심사라는 사실을 그 사건이 입증해 주었다는 점만을 필자는 여기서 강조하려고 한다. 자신들의 자녀가 국공립유치원(어린이집)에 가느냐 사립유치원에 가느냐 하는 문제가 그렇게도 엄청난 관심의 표적이란 사실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경제적인 여유가 빠듯한 대다수의 학부모들은 국공립유치원(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려고 한다. 그곳이 여러 관점에서 최소한의 보장은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자녀를 비교적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는 뜻이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부담과 기타 교육 여건이 괜찮다는 일반적 판단에서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국공립유치원(어린이집)은 숫자 면에서 한계가 있다. 결국 그곳에 들어가는 길이 막혀버린 어린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사립유치원으로 갈 수밖에 없다. 비교적 높은 비용부담과 학부모로서 안심할 수 없는 불여의한 교육여건 등, 학부모들은 불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점들을 감안해 정부는 앞으로 병설(확충)이든 단설(신설)이든 사립의 공공형 전환이든, 국공립 형태의 어린이 교육기관을 적절히 늘려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국공립 유치원 이용률이 겨우 24% 안팎에 불과하다니 놀라운 일 아닌가.)
그러나 이런 기구 확충 조치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어린이 보육 현장에서의 실제적(세부적)인 문제점들은 그 나름의 절실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보호 아동들에 대한 인권침해 사건, 즉 나약한 어린 아동들에 가해지는 교사들의 신체적 폭행 행위 및 특정 아동들에 대한 차별적 왕따 행위 등이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으며, 또 뜨거운 통학 차량 속에 장시간 갇혀서 의식불명 상태가 되어 병원에 입원했으나 완전치유가 불가능해 이젠 거의 방치되다시피 한 어느 아동 문제… 등에서 보게 되듯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그런데, 불법 행위로 적발된 보육 기관은 처벌을 받게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정상 운영되고 있어서 학부모들의 빈축을 사는 경우도 있다. 한 어린이집은 25개월 된 아이를 최소 47차례(!)나 학대한 장면이 CCTV에 고스란히 찍혔으며, 그 아동학대 건으로 지난해 평가인증이 취소된 어린이집인데, 최근 그 입구에 ‘평가인증’ 로고가 다시 붙어있음이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알고 보니, 원장과 해당 교사만 갈아 치우고 보육 기관은 그대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런 악순환이 되풀이되기만 해서는 아동 보육 기관에 대한 학부모들의 신뢰는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최근엔 어린이들의 질병치료 문제로 사회적으로 부끄러운 일, 다수의 낯을 뜨겁게 만드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 주도의 소위 ‘달빛 어린이병원’ 사업이 지역 소아청소년과 의사회의 방해로 그 존립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야간진료 순번제 등의 대안조차 제시하지 않은 채, 자기네 병원수입이 줄어들 것만을 염려해 국민적 호응을 받는 정부의 ‘달빛-’ 정책마저 흔들고 있다. 의사가 인간의 생명을 보호하고 건강을 책임져야 할 위치에 있다면, 특히 연약한 어린이들의 건강 문제에 대해선 부끄럽지 않은 개방적 처신을 해야 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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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어린이날을 맞고 보내며-임 영 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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