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5(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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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왕 솔로몬을 위한 스바 여왕의 찬사가 성서에 기독 되어 있다. “임금님께서 이루신 업적과 임금님의 지혜에 관한 소문을, 내가 나의 나라에서 이미 들었지만, 와서 보니, 과연 들은 소문이 모두 사실입니다. 내가 여기 오기 전까지는 그 소문을 믿지 않았는데,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보니, 오히려 내가 들은 소문은 사실의 절반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임금님께서는, 내가 들은 소문보다, 지혜와 복이 훨씬 더 많습니다.”(열왕기상 10장 6-7)
예루살렘 측의 기록이긴 하지만, 여왕의 외교 사령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여왕은 수많은 수행원을 데리고 또 여러 가지 향료와 많은 금과 보석을 낙타에 싣고 예루살렘으로 왔다.” 고도 기록하고 있다.    
두 왕이 구체적으로 주고받은 거래내용은 기록되지 않고 있지만, 오늘날이라면 경제사절단이라 할 수 있을 법한 여왕 일행은 육로와 해로를 이용해서 유향과 몰약과 같은 물픔을 교역해보자는 것이 아니었을까 짐작해본다.    
“여왕은 금 일백이십 달란트와 아주 많은 향료와 보석을 왕에게 선사하였다. 솔로몬 왕은, 스바 여왕에게서 받은 것처럼 많은 향료를, 어느 누구에게서도 다시는 더 받아 본 일이 없다.”하는 성서의 기록은 선물이기보다는 교역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양국 간의 무역교섭은 좋은 타결을 본 듯싶다. “솔로몬 왕은 스바의 여왕에게 왕의 관례에 따라 답례품을 준 것 외에도, 여왕이 요구하는 대로,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은 모두 주었다. 여왕은 신하들과 함께 자기 나라로 돌아갔다.”
<열왕기>는 솔로몬과 여왕의 거래를 솔로몬의 국제적 위상을 들어내기 위해서와 기껏 국가 간의 무역 정도로 기록하고 있지만, 에티오피아 측에서 흘러나오는 정보는 솔로몬과 재색을 겸비한 스바의 여왕의 관계가 더 깊은 데 까지 이르렀음을 전해준다.  
임도 보고 뽕도 따자는 작전이었을까. 아니면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한 나라를 번영으로 이끌어갈 수 없는 당시의 국제정세 때문이었을까. 스바의 여왕이 “여러 가지 어려운 질문으로 시험해 보려고,” 솔로몬을 찾아왔다는 열왕기의 기록이 그럴듯해지는 것도 에티오피아로 부터 흘러나온 정보가 마무리를 해주기 때문이다. 여왕은 솔로몬의 별궁에서 일 년 가까이 머물러 있었다는 것이 아닌가.   
여왕이 고국에 돌아가겠다고 하자 솔로몬이 수를 쓴다. 이별잔치 요리에 소금을 듬뿍 섞어둔 것이다. 그리고는 너무 밤이 깊었기로 별궁까지 가기가 번거로울 터이니 솔로몬의 궁에서 쉬시라고 권한다. 그렇다고 일국의 여왕이 너무 쉽게 외간남자의 궁에서 밤을 보낼 수는 없는 노릇. 그래서 조건을 붙여서 승낙한다. “자신의 침실을 침범해서는 안 된다는...”
이번에는 솔로몬이 조건을 단다. “여왕께서 나의 소유에 손을 대서는 안 된다”고. 잠이 들자 목이 말라온 여왕. 솔로몬이 듬뿍 섞어 둔 소금이 발효한 것이다. 물 주전자가 놓여있기에 모르는 척 주전자를 집어서 들이키자, 커튼 뒤에서 지켜보던 솔로몬이 기다렸다다는 듯이 “우리나라에서는 물이 아주 소중한 것이라오.” 하며 침실로 들어온다.
이튿날 솔로몬은 금반지를 여왕에게 주면서 말했다. “우리 사이에 왕자가 생산되면 이 반지를 끼워주시오. 왕자의 아버지의 궁전은 언제나 왕자에게 열려 있을 것입니다.”
스바의 여왕에 대한 <열왕기> 이외의 기록으로는 에티오피아 설과 예멘 설이 있다. 예멘 설에서는 여왕의 이름이 빌키스이지만, 에티오피아 설에 따르면 여왕의 이름은 마키다이고, 둘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 메넬리크이다.  
여왕 마키다가 낳은 아들 메넬리크는 성년이 되자, 예루살렘으로 가서 부왕솔로몬으로 부터 제왕 학을 전수받는데, 그가 곧 에티오피아 솔로몬 왕조의 창시자 메넬리크 1세. 전설이 전하는 메넬리크 1세로 부터 오늘의 메넬리크 2세 사이에는 300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다. 19세기 말, 이탈리아의 침략을 물리치고 독립을 달성한 메넬리크 2세(1844-1913)는 1975년 혁명의 희생자로 비극적인 최후를 마친 최후의 황제 하이에 세라셰의 외조부가 된다.
또 스바의 여왕은 솔로몬이 딸려 보낸 많은 제사장들과 동행하는데, 그들이 몰래 법궤를 가져 와서 지금까지도 에티오피아에 보관되고 있다는 설도 전해지고 있다.   enoin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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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 왕과 스바의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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