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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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정서영 목사)(가칭)한국교회총연합회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81일 통합 창립총회를 여는 것을 재차 공표했다. 양 단체는 이번 통합에 대해 한국교회가 다시 하나가 된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지만, 애초부터 모순으로 가득한 변칙적 통합안은 실상은 별다른 실속 없는 정치적 결과물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일부에서는 이들의 통합을 가로막힌 한국교회의 통합을 뚫어줄 묘수라고 치켜세우지만, 정작 통합의 당사자가 누구인지조차 애매모호한 이번 통합은 묘수보다는 차라리 꼼수에 가깝다.

양 단체는 지난 717일 서울 연지동 기독교연합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의 통합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교총에서 이성희 목사(통합 총회장), 김선규 목사(합동 총회장), 전명구 목사(기감 감독회장) 등이 나왔으며, 한교연에서는 정서영 목사(대표회장), 고시영 목사(통합추진위원장), 김요셉 목사(증경 대표회장) 등이 참석했다.

먼저 이들은 미리 준비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즈음에 한국교회 연합운동을 개혁하게 됨은 오직 하나님의 섭리임을 고백하며, 한국교회 선교 초창기부터 연합운동에 헌신한 이들과 함께 기도한 성도들에게 감사한다면서 우리는 한국교회가 한국사회를 향한 하나님의 도구로서의 사명을 온전하게 감당하는 연합운동의 새로운 틀을 마련코자 한교연과 한교총(교단장회의)을 통합해 (가칭)한국기독교연합(한기연)을 창립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기연은 한국교회 연합운동을 개혁해 과도한 선겨열로 인한 문제 등의 그릇된 관행을 혁파하고, 공교회성을 고양하며, 이단 사이비의 올무에서 벗어난 바른 연합운동을 건설할 것이다면서 그동안의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성과를 계승하되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며 하나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기존의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고 겸허한 마음으로 임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들의 장황한 통합의 의의에도 불구하고 이번 통합 과정의 의문은 한두군데가 아니다. 무엇보다 앞서 지적한 통합의 주체는 여전히 애매모호한 상황이며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이와 관련해 통합의 주체가 한국교회총연합회인지 교단장회의인지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먼저 한교연 정서영 대표회장은 한교연이 통합을 추진하는 상대가 누구인가? 한교총인가? 교단장회의인가?”라는 질의에 교단장회의 안에 있는 한기총·한교연 통합을 위한 모임이다고 답변하며, 한교총에 대해 교단장회의 산하의 일종의 소모임 정도로 설명했다. 즉 한교총과의 통합안 서명에 교단장회의 대표가 서명한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는 한교총의 그간의 입장과 완전히 다른 이해를 보여주고 있다. 한교총은 지난 73일 교단장회의 모임에서 717일 창립총회를 공고한 바 있다. 당시 한교총 관계자들은 한교총에 대해 교단장회의와 구분되는 완전히 다른 단체임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한교총을 한기총·한교연 통합을 위한 모임정도로 설명한 정서영 대표회장과 달리, 한기총·한교연의 통합은 한교총의 일개 목표일 뿐 한교총은 한국교회를 크게 아우르는 연합단체 위의 연합단체, 한기총, 한교연, NCCK를 아우르는 빅텐트라고 말했다.

여기에 교단장회의와 관련해서는 한교총과 엄격히 구분되는 교단장들의 친목 단체이기에 통합과 관계없이 단체는 지속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의 기자회견에는 단체의 정식명칭을 ‘(가칭)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 교단장회의)’로 표기하며, 양 단체를 동일시 하고 있으며, 이에 앞서 통합결의안에는 교단장회의 대표가 나서 서명키도 했다. 하지만 교단장회의는 다른 단체이기에 통합 이후에도 따로 존속한다고 말한다.

이는 완전한 모순이다. 통합을 말할 때는 같은 단체이면서, 통합 이후에는 다른 단체이기에 통합과 관련 없이 따로 존속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들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거부하고 있다. 오히려 한교총-한교연의 통합이 아닌 한국교회의 대통합으로 이해해달라면서 세세히 따지지 말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이들의 주문대로, 모순 가득한 통합 과정에 대한 지적은 뒤로 하더라도, 이를 한국교회 차원의 통합으로 이해하기에도 무리가 있다. 특히 이미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이 구체적인 논의까지 이뤄진 상황에, 사실상 남은 교단은 합동과 감리교 정도다. 그저 이들 교단이 개별적으로 가입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한국교회에 통합은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식의 통합은 한국교회가 지난 시간 그렇게 간절히 바래왔던 통합의 모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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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교총-한교연 통합, ‘묘수’ 아닌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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