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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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의 부활 승천 후 예루살렘에 모여 있던 제자들은 얼떨결에 성령체험을 하고 모두가 예수의 증인으로 나섰다. 예수의 부활과 승천 그리고 다락방의 성령체험은 너무나 큰 충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의 공동체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특별한 이름이 없었다. 다만 자신들이 전하는 복음의 내용을 ‘도’(道; σδο′V)라고만 불렀다(행 11:19). “하나님의 말씀이 점점 왕성하여 예루살렘에 있는 제자의 수가 더 심히 많아지고 허다한 제사장의 무리도 이 도(道)에 복종하니라”(행 6:7). 이후 안디옥에서 비로소 ‘그리스도인’(Christians)이라는 칭호를 얻고(행 11:26) 그리스도교(Christianity)라는 명칭이 생겨났다. 그 후 그리스도교는 ‘보편적’이라는 의미를 지닌 ‘거룩한 가톨릭 교회’(the holy catholic church)로 전승되어 왔다. 이 ‘거룩한 가톨릭교회’는 1054년에 이르러 ‘로마 가톨릭교회’와 ‘희랍 정교회’로 나누인다.
◇중세 로마 가톨릭교회를 개혁한 종교개혁 시대에는 프로테스탄트 안에서 각기 루터란, 쯔빙글리안, 칼빈니안 등으로 불리다가, 개혁파 선교사들이 동아시아권으로 들어오면서 자기들 스스로를 ‘예수교’(耶蘇敎)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기독교’(基督敎)라는 용어도 함께 사용되었는데, 기독교는 중국에서 ‘그리스도교’를 일컫는 말이다. 이 말은 중국어에서 그리스도를 ‘기리사독’(基利斯督)으로 번역한 데서 나왔다. 기리사독을 줄여 ‘기독’(基督)이라 부른 것이다. 그리하여 한국의 교파들이 교단 명칭에 ‘기독교’니, ‘예수교’니 하는 이름을 붙이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때까진 ‘개신교’(改新敎)란 말은 없었다. 개신교는 해방 후에 생긴 이름이다.
◇그러면 해방 후에 개신교는 어디에서 나왔는가? 한국의 예수교측에서는 가톨릭교회를 ‘로마교’(羅馬敎)라고 부르고, 정부는 기독교를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를 구분하는 용어로 ‘구교’(舊敎)와 ‘신교’(新敎)로 불렀다. 그러자 가톨릭교회는 마치 자신들이 ‘구교’로 취급되어 구식인 것 같고, 신교는 새로운 것 같은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정통 기독교인데 마치 자신들에게서 떨어져(분열) 나간 ‘열교’(裂敎)가 정통인양 기독교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에 불만을 가지고 있던 천주교측이 장면(張勉)이 총리가 되자 정부에서 사용하던 구교와 신교라는 용어를 없애고, 천주교와 개신교로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한국의 가톨릭교회는 자신들을 ‘천주교’라고 하지 ‘기독교’라고 하지 않는다. 천주교는 중국어 번역과정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뭐라 부를 것인가를 놓고 ‘상제’(上帝)냐, ‘천주’(天主)냐 하는 논쟁 끝에, 교황청이 라틴어 ‘Deus’(하나님)를 ‘천주’로 번역하는 것을 채택한데서 나온 칭호이다. 그런데 개신교라는 말은 ‘믿는 바를 새롭게 고쳤다’는 뜻 외에 아무런 의미도 없다. 그런데 우리가 왜 개신교 신자여야 하나? 그리고 구태여 우리가 우리 자신을 개신교라고 불러야 할 이유가 있나? 그러다보면 한국에서는 천주교와 개신교만 있을 뿐 기독교가 사라질 날도 오지 않을까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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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가, 개신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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