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교회는 세상에 나타난 이후 얼마 안가서 ‘그리스도인들’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곧 그리스도교(기독교)가 생겨나 세상의 여타 종교집단 가운데 하나의 이름이 되었다. 그러면 예수 그리스도도 세상의 여러 성현들처럼 한 종교의 교주에 지나지 않는 것인가. 그러면 “예수께서 가라사대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 14:6). 또 “다른 이로서는 구원을 얻을 수 없나니, 천하 인간에 구원을 얻을 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느니라”(행 4:12)고 한 말씀은 어떻게 해석되어야 하는가. 그런데 예수 외에는 세상의 어떤 성현도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말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모두 자신들은 그 길을 가르치는 사람들이었지 ‘길’ 자체는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예수 그리스도가 세상의 종교의 여러 교주들과 다르다는 것은, 그들은 모두 세상에 시체를 남겼으나, 예수는 시체를 남기지 않았다는 것에서 알 수 있다.
◇예수는 기독교라는 한 종교집단의 교주로 이 세상에 오신 분이 아니고, 하나님의 독생자로서 모든 인류의 구원을 위해 오신 분이다. 그래서 그는 인류의 ‘메시야’이고, ‘그리스도’이다. 그는 사마리아 여인이 “메시야 곧 그리스도라 하는 이가 오실 줄을 내가 안다”(요 4:25)고 하던 바로 그 분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게 말하는 내가 그로라”라고 그 신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사도 요한은 이 메시야가 “아버지 품 속에 있는 독생하신 하나님이시고”,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신 ‘말씀’이며, 그가 또 만물을 창조했으며, 그 안에 생명이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교회는 그리스도에게 붙어있는 무리이다. 이 무리가 하나님의 집이요(딤전 3:15), 그리스도의 몸이며(엡 1:23), 성령의 전이다(고전 3:16). 이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거룩한 피로 값주고 사신 백성들의 총수로서,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걸쳐 선택된 예수 그리스도의 신부이다. 따라서 예수는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분으로서, 하늘에 있는 자들과 땅에 있는 자들과 땅 아래 있는 자들이 모두 그 이름에 무릎을 꿇어여 할 주(主)이시지(빌 2:10), 한 종교의 교주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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