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6(화)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대형교회 중 하나로 꼽히는 성락교회의 내분이 반년 가까이 지속되었음에도, 양측의 갈등이 전혀 좁혀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며, 사태가 초 장기화로 고착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더구나 최근 신도림동 세계선교센터에서 김기동 감독을 반대하는 개혁측과 김기동 감독의 지지측이 또다시 충돌하며, 교계와 사회가 다시금 성락교회 사태에 큰 관심을 갖게 됐다.

성락교회는 한국교회의 발전과 성장에 있어 역사적으로, 상징적으로 매우 의미있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기에 계속되는 성락교회 분쟁을 단순히 일개 교회의 사건으로 보기에는 한국교회 전체가 감당해야 할 타격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간 한국교회에 발생했던 다수의 분쟁 사례에 비춰 볼 때 이번 성락교회 사태는 결코 하루 아침에 끝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수많은 갈등과 이유, 고소와 정죄가 뒤엉킨 이번 분쟁이 완전히 종식되기까지는 앞으로 몇 년을 더 갈등해야 할지 쉽게 예측하기조차 어렵다.

 

크기변환_신천지 아웃.jpg
 
사태의 본질분명히 해야

먼저 이번 사태에서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하는 점이 있다. 과연 이번 사태의 발발 원인이 무엇이며, 현 갈등의 주된 이유는 무엇인가? 에 대한 부분이다.

현재 김 감독 지지측이 자리한 신도림동 세계선교센터는 교회 전체를 둘러 온통 신천지관련 플랜카드가 도배되어 있는데, 플랜카드에는 신천지 OUT’이란 구호를 중심으로 우리는 알고 있다” “신천지는 물러가라는 매우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실 이 메시지는 개혁측을 향하고 있다. 지지측은 개혁측의 일부에 신천지가 섞여 있으며, 신천지의 교회 분열 책동에 의해 이번 사태가 발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지지측이 예배당을 자동차와 쇠사슬로 둘러메어, 개혁측을 막아서는 행위는, 단순한 교회 내분이 아니라, 신천지로부터, 혹은 신천지에 미혹된 무리들로부터 교회를 보호하고자 하는 방어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핵심은 어디까지나 김기동 감독의 복귀. 현직으로 다시 복귀한 김 감독의 지난 행보에 대한 정당성 여부가 이번 교회 분쟁이 발발한 가장 주된 이유이자 본질이다.

그런 상황에 신천지를 앞세우는 것은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는 것으로 보일 뿐이다. 물론 성락교회에 신천지 교인이 섞여 있을 수도 있다. 지금 한국교회, 특히 대형교회 대부분에 신천지 경계령이 내려질 만큼 신천지가 한국교회 깊숙이 자리했다는 것은 결코 부정 못할 사실인 만큼, ‘신천지여부는 함부로 판단키 어려운 부분이다. 그러나 결코 이러한 이유가 본질이 될 수는 없으며, 무엇보다 이번 사태가 신천지로 인해 발생했다는 인식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 

성락교회 사태가 하루라도 빨리 종식되기 위해서는 양측 모두가 사건의 본질을 두고, 다퉈야 한다. 본질이 없는 다툼은 그야말로 아무런 의미 없는 소모전일 뿐이다.

 

분쟁의 장기화, 적극 경계해야

서울 풍납동 광성교회 사태는 한국 개교회의 수많은 분쟁사 중 가장 대표적이며, 치열했던 사례로 꼽힌다. 무려 10년이 넘는 분쟁을 지속하며, 수많은 법적 판례를 남긴 광성교회 분쟁은 엄청난 갈등을 계속하다 요 근래에 와서야 교회 분립으로 사태의 종식을 알렸다. 그렇기에 광성교회의 분쟁사는 긍정적인 의미는 아닐지라도 우리 한국교회에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광성교회의 10년 넘는 분쟁사가 지금의 성락교회에 주는 가장 큰 교훈은 바로 ‘10이라는 시간에 있다. 10년이 넘는 분쟁은 양측 모두에 결코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남겼다. 수십건이 넘는 법적 다툼을 반복하며, 들어간 비용은 그야말로 천문학적 액수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피해는 장시간 이어진 분쟁에 지치고, 병든 교인들이다.

광성교회가 10년이 넘는 시간을 지나 양측이 조정을 통해 분쟁을 끝냈을 때, 교계의 그 누구도 이를 축하할 수 없었다. 특별한 승자도 없이 양측 모두가 너무도 잃은 것이 많았고,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만을 가득 안은 모습에서 오히려 허탈함이 가득했다.

성락교회에 있어 지금의 분쟁은 그 과정이 어떠하든 좀 더 나은 내일’ ‘새로운 미래라는 공통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분쟁이 오래되면, 본래 쟁취하고자 했던 목표는 고사하고,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지를 강요받게 된다.

그렇기에 성락교회는 목표에 대한 집중 뿐 아니라 분쟁을 조속히 종식하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함께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크기변환_교인들.jpg
 
교인이 우선이다

교회 분쟁에 있어 반드시 생각해야 할 것은 바로 교인들의 존재다. 광성교회를 포함해 대부분의 한국교회 분쟁이 그러하듯, 성락교회 역시 분쟁의 원인은 목회자였다. 하지만 이로 인해 실질적으로 피해를 보는 이들은 교인들이다. 자신들이 평생을 기도와 헌금으로 헌신해 온 교회에서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의 적이 되어야만 하는 존재들이 바로 교인들인 것이다.

그렇기에 교회는 분쟁 속에도 반드시 교인들에 대한 안전과 권리를 보장해줘야 한다. 그리고 그 권리 보장에 있어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결코 편가름이 없어야 한다.

특히 교인들의 자유로운 교회출입과, 예배를 막아서는 안된다. 사실 이번 신도림동 세계선교센터 사태에도 나타났듯, 이는 막고자 해서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오히려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더구나 성락교회의 교인들은 이미 수십년을 한국교회로부터 이단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고, 온갖 비난과 괄시를 받아온 이들이다. 자신과 가족들을 향하는 잔혹한 시련을 견뎌내며, 세인들은 가히 상상도 하지 못할 상처를 가슴에 담은 이들이다.

이렇듯 세간의 돌팔매를 맞아오면서도 이들이 견딜 수 있었던 것은 함께 주님만을 바라보며 서로의 등을 방패삼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들조차 서로의 가슴을 향하는 상처는 작을지라도 결코 견디기 힘들 수 있다. ‘이단이라는 비난조차 견뎠던 이들이지만, 서로가 준 작은 상처에는 쓰러질 수 있는 것이다.

많은 교회들이 분쟁 과정에서 교인들을 잃는다. 교회에 실망하고 상처받은 교인들이 결국 교회를 떠나갔다. 성락교회 역시 이미 많은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

하지만 교인들을 그대로 떠나가게 놔두기에는 성락교회가 교인들로부터 받은 사랑과 신뢰가 너무도 크다. 분쟁 중에도 성락교회가 교인들을 감싸고, 지켜야 하는 이유는 바로 그 사랑과 신뢰에 대한 최소한의 응답이기 때문이다.

성락교회는 이미 분쟁 중이다. 그렇다면 이제 분쟁 동안 무엇을 지킬 것이며, 분쟁을 통해 어떠한 미래를 이룰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성락교회 분쟁,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가?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