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3부 이제는 교회개혁과 신앙개혁이다

31. 한국개신교 여전히 ‘오직 성경’인가


12-2.jpg
종교개혁 500주년을 지나면서 한국 개신교회가 진지하게 자문자답 해 보아야 할 명제가 있다. “한국개신교 여전히 ‘오직 성경’인가?.”
종교개혁은 성경의 본질로부터 너무나 멀리 떠나버린 타락한 기독교(천주교)에 대한 저항(프로테스탄트, Protestant)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므로 종교개혁의 명분은 언제나 ‘오직 성경’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개신교회의 정신은 ‘오직 성경’이 아니라는 증거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그 가장 현저한 증거 중의 하나가, 하나의 성경을 두고 2000개 이상의 수많은 개신교 교파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님
오래전 어느 개신교회 남자 안수집사 한 분이, 필자가 강의한 성경연구 테이프를 듣게 되었다. 테이프의 분량이 24개 정도 되는 꽤 길게 이어진 강의였다. 한 20개 정도의 강의를 들은 다음, 필자와는 생면부지(生面不知)인 그분으로부터 한 번 만나보고 싶다는 연락이 와서 어느 날 상면하여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분이 이런 말을 하였는데 그것이 오랫동안 나에게 여운으로 남아 있다. “목사님의 강의를 듣기 전에 제가 알고 있던 하나님과 목사님의 강의를 들은 후에 깨닫게 된 하나님이 서로 다르네요.” 그분이 그 동안 다니던 교회에서 말씀을 듣고 인식하게 된 하나님과 필자의 강의를 듣고 새롭게 깨달은 하나님이 서로 다르다면, 어느 것이 옳고 그르건 상관없이, 두 가르침 중의 어느 하나는 성경에서 말하는 참 하나님이 아닌, 다소간 왜곡된 하나님을 가르쳤다는 것이다. 물론 둘 다 아닐 수도 있다. 아마도 지금 개신교 안에는 이러한 현상이 수도 없이 발생하고 있을 것이다.
목사가 성경의 말씀 중에서 어떤 면을 강조하고 확대하여 설교하고 가르치느냐에 따라서, 그 말씀을 듣는 청중이 배우고 깨닫는 하나님이 서로 다르다면, 청중의 입장에서는 매우 심각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면 “둘이 다 구덩이에 빠지리라”(마 15:14)는 예수님의 말씀이 이러한 상황을 두고 하시는 말씀이기 때문에 그렇다. 어떤 목사가 성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여, 자신이 잘 못 깨달은 진리와 하나님을 성도들에게 가르치고, 성도들은 분별력이 없어서 그 말씀을 그대로 믿으면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면 이것은 참으로 심각한 비극이다. 목사가 잘 못 깨달은 진리를 설교한다면 그것은 오류의 독소를 퍼뜨리고 있는 것이다.

예수는 ‘말씀’이다
예수를 심문하던 빌라도가 예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진리가 무엇이냐”(요 18:38). 예수께서는 이미 이렇게 말씀하신 바 있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 14:6). 그리고 그 ‘진리’는 곧 “아버지의 말씀”(요 17:17)이라고 하셨다. 사도 요한은, 바로 그 ‘말씀’이 모양을 가지고 세상에 나타난바 되었는데, 그가 곧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라고 설명하고 있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요 1:1, 14).
여기에서 ‘말씀’이 그리스도이신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이 명백하다. 그러니까 예수는 하나님의 말씀, 곧 그분의 생각과 품성과 뜻이 형체가 되어 이 세상에 나타나신 것이다. 예수가 곧 하나님이시고, 예수께서 하신 모든 말씀이 하나님의 뜻이고, 그분께서 보여주신 삶의 모습이 하나님의 품성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너희가 성경에서 영생을 얻는 줄 생각하고 성경을 상고하거니와 이 성경이 곧 내게 대하여 증거하는 것이”(요 5:39)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니까 성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예수에 대하여도 잘 모를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성경을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예수를 가르치거나 예수를 믿는다면 큰 오류를 범하게 된다는 것이다. ‘진리’이신 예수를 제대로 알고 믿으려면 성경을 깊이 연구해야 한다.

한국교회 다시 ‘오직 성경’으로 돌아가야
성경의 오묘한 모든 말씀을 100% 정확하게 이해하기란 사실 불가능하다. 이미 이해가 되어 있다고 생각하던 말씀들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성경의 다른 빛들이 더 밝게 비춰지면 새로운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성경의 본래의 의미, 그 진의(眞義)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연구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탈을 벗고 편견 없이 성령의 지도하심을 따라서 정직한 양심으로 성경을 연구하고자 한다면 하나님께서 올바른 깨달음을 주실 것이다.
이러한 일을 시작하려면, 일단 목회자가 성경에 기록된 올바른 원칙과 가르침을 따라서 설교하고 성도들을 인도하고자 하는 양심의 소리가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성도들도 목사의 가르침만 의존하지 말고 자신이 스스로 성경을 연구하면서 목사의 설교를 들을 때 진위(眞僞)와 옥석(玉石)을 가려낼 수 있는 분별력을 가져야 한다. 성도들이 성경을 깊이 연구하다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 있으면 목사에게 질문도 하고 말씀의 참뜻을 이해하려는 열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목사는, 성경 본문과 관련하여 평신도가 질문을 가져오면, 성심을 다하여 가르쳐 주고 본인도 이해를 못하는 부분이 나오면, 겸손한 태도로 연구해서 가르쳐 주겠다고 대답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
어떤 신실한 교인이 성경을 공부하다가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의 목사에게 질문을 했다. 대학 교수인 이 평신도는 목사에게 어처구니없는 대답을 듣게 되었다. “목사가 설교하고 가르쳐주면 그대로 받고 믿으면 되지, 성경을 뭐 그렇게 깊이 알려고 하십니까?”. 이런 대답은 종교암흑시대에 신부들이 하던 대답이다. 목회자는 ‘오직 성경’ 대로 신앙을 하기 위해 탄생한 개신교회의 지도자들이다. 그렇다면 평신도가 성경을 정확하게 자세하게 이해하기 위하여 목사에게 질문을 하면 그것은 반가운 일이고 고무적인 현상으로 보아야 마땅하다.

신학대학 교육의 문제
개신교의 근본정신 ‘오직 성경’이라는 대명제에 대하여 가장 먼저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곳은 신학대학이다. 요즘 신학대학에서는, 하나님의 말씀 성경의 본문을 깊이 이해하고 성경 전체의 흐름을 파악하여 그 속에서 하나님께서 인류에게 하시는 말씀의 참 뜻을 깨닫고 가르치는 일보다, 성경을 기초로 만들어진 ‘신학’이라는 학문을 더 많이 가르치고 있다. 결과적으로 신학과를 졸업하는 목회자 후보생들은 현대신학의 사조나 신학자들의 다양한 이론은 많이 알고 있으나, 정작 그들이 성도들에게 가르쳐야 할 성경의 내용에 대해서는 매우 피상적이고 부분적인 지식만 습득하여 교회의 목회를 시작한다. 이러한 구조적인 모순과 결함 때문에 목회자는 저마다 ‘자기 신학’과 ‘자기 학문’을 가지고 교회를 지도하면서 하나님의 교회가 아닌, ‘자기 교회’를 만들고 있다. 그래서 요즘 교인들은 성경 지식이 매우 박약하거나 왜곡된 신앙의 틀에 갇혀서, 진리와 오류에 대한 분별력이 없다. 그래서 소위 이단이라고 하는 교파에서 성경을 논리적으로 그럴듯하게 가르치면 수많은 기성교인들이 그리고 쏠려 넘어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단으로 넘어가지 못하게 막는 일이나 일단 넘어간 교인들을 끌어내기 위하여 어떤 논리를 만들어내는 일보다, 교회에서 평상시에 성경을 제대로 정확하게 논리적으로 잘 가르쳐서, 어떤 교리적 공략이 있을지라도 흔들림이 없는 교인들을 양성하는 것이 급선무가 아닐까?
태그

BEST 뉴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특집 / 개혁하는 교회 : 종교개혁은 끝나지 않는다 -31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