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4(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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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한국교회 목사의 자질관리,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지구상에 한국만큼 목사가 되기 쉬운 나라가 있을까? 한국처럼 교단 분열이 심하고 이에 따른 목사 안수와 그 수준 또한  천태만상이다.
‘의사’가 사람의 일시적인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라면 ‘목사’는 인간의 영원한 생명을 다루는 성업(聖業)이다. 목사는 한 개인의 현실적인 생활과 미래의 운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목사는 인간의 구원과 영생의 도리가 설명되어 있는 성경의 진리와 교리와 원리들을 올바르게 깊이 있게 이해하고 통찰하여 성경의 근본정신에 어긋나지 않는 가르침을 성도들에게 나누어 주어야 한다.
성경에는 “소경이 되어 소경을 인도하면 둘이 다 구덩이에 빠”(마 15:14)진다고 하였다. 그런데 지금 한국의 많은 교회에서는, 정상적인 신학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고 “겨우 신구약 성경의 장절이나 찾고 기도할 줄 아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 사람들이 버젓이 … 목사들로 활동하고 있”(강춘오, 변환기의 한국교회, 124)어서 한국 교회의 미래가 매우 염려된다.

한국교회의 신학교육과 목사 안수 실태
한국교회의 목사 배출이 부실한 시스템을 갖게 된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는 한국 전쟁 이후 60~90년대에 이르는 거의 40여년의 기간 동안 교회가 비약적으로 성장하게 되어 목사의 공급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한 결과로 나타난 현상이고, 둘째로는 교단분열이 심화되어 그 여파로 갈라져 나온 교단들이 자기들 교회의 목사를 양성하기 위하여 정식으로 인가받지 못한 신학교를 급조하여 운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 80년대 말에 5만 명에 불과하던 목사의 수가 현재 약 10만명이 훨씬 넘고 있으니, 한국교회가 얼마나 쉽게 목사를 만들어 냈는지, 그 목회현장의 실태를 가히 짐작할 만하다.
교회의 사찰집사가 어느 날 목사가 되어 있다. 한 때 기도원 원장, 가정 제단 제단지기, 교회의 집사 혹은 권사로 봉사하던 사람들이 어디에서 무슨 공부를 어떻게 하고 목사가 되었는지 모르지만, 교회에서 목회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들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 목사가 되었는지 일일이 조사할 수는 없겠지만, 상황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는 지금 대략 360개의 교단이 있는데, 정식으로 국가의 인가를 받은 신학대학은 50여개 정도된다. 그 중에서도 절반 정도는 대교단 소속이다. 그렇다면, 360개의 교단 중에 정상적인 신학교육 체계를 갖춘 교단은 25개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약 330여개의 교단은 무인가 신학교를 통해서 목사를 배출하고 있는 것이다. “커리큘럼에 의한 신학교육을 전혀 경험해보지 않고 학교가 요구하는 등록금만 내고 졸업장을 받고 목사안수를 받는 경우도 있다.”(강춘오, 상동, 131). 최악의 경우는 교인도 몇 명 되지 않는 개 교회가 신학교 간판을 걸고 신학생을 모집하여, 자격을 갖추지 못한 교수진이 부실한 교육을 제공한 다음 목사의 자격을 부여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한국교회 목사의 평균 자질은 저하되고 사회로부터 경시당하는 풍토가 조성되어 기독교 선교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목사가 되어 교회를 지도하면, 우격다짐으로 목사의 권위를 내세우고 기복신앙을 강조하면서 미신적인 개신교 신앙을 만들어 전파할 수밖에 없다. 개신교의 지성인들이 목사의 수준에 실망하여, 평균 이상의 교육수준이 있고 자격을 갖춘 신부들을 찾아서 천주교로 이동하고 있다는 말은 결코 낭설이 아니다.

교단분열과 명예욕, 그리고 무책임한 양심
이미 언급한대로 한국의 개신교는 새로운 교단을 설립하기도 쉽고, 해체하기도 쉽다. 정당한 명분도 뚜렷한 원칙도 없는 분열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가장 안정적인 교세를 이루고 있고 편견의 여지가 거의 없는 장로교의 분열이 가장 심각한 상태이다. 현재 장로교 교단은 대략 300개로 헤아려 진다. 일단 모교단에서 분리되어 새 교단을 설립하면, 정식 인가된 학교 설립은 조건이 까다롭고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에 자체 교단 내에서 통용할 수 있는 신학교를 급조하여 운영할 수밖에 없다. “몇 십개 몇 백개 교회 목회자들이 모여 교단을 만들고 신학교 간판을 달고 목사 안수를 한다.”(강춘오, 상동, 110). 이러한 패턴에 의해서 만들어진 장로교 군소교단의 신학교가 우후죽순처럼 세워지는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폐단을 만들어내는 교단 분열의 원인은 무엇인가?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주된 요인은 인간의 본능 중의 하나인 명예욕과 권세욕, 그리고 교회 지도자들 간의 불화와 불목(不睦)이다. 교단 총회장 선거에서 당선이 안 되면, 자신을 지지하는 교회들을 모아서 별도의 교단을 만들어 총회장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자신의 목회 경력 중에 명예로운 직함을 하나 더해 보고 싶은 욕망에서 발로되는 것일 수도 있다. 교회 지도자들 중에는 “이 교단에서 감투가 떨어지면 다른 교단으로 옮겨가 총회 임원 감투를 얻어 써야 직성이 풀리는 인사들”(강춘오, 상동, 26)이 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교단들의 이합집산(離合集散)의 현상은 좀처럼 끝나지 않는다. 교단 분열이 계속되는 한 부실한 무인가 신학교들이 양산될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목회자들의 평균 자질은 낮아지는 것이다. 신학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고 성경 중심의 복음적인 설교를 할 만한 준비가 갖추어지지 않은 사람들이 목회를 하려고 하는 것은 구원과 영생을 추구하는 기독교인들에게 치명적인 타격과 손실을 가져다주는 무책임한 양심에서 나오는 행위이다.

대책이 있는가
이와 같이 분별없이 목사를 양산(量産)해 내는 한국 개신교의 구조적 모순을 바로잡고 목사의 자질을 향상시키는 일은 매우 시급하고 중대한 일이지만, 막상 그 방법이나 대책을 생각해보면, 솔직히 말해서 그저 막연할 뿐이다.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바로 잡아야할지 도무지 갈피를 잡지 못할 정도로 한국교회의 이 목사 안수 문제는 참으로 혼란스럽고 그 해법이 묘연하다.
(1) 우선 교단 분열을 막아야 한다- 예수의 12 제자들 중 11명은 예수님께서 직접 부르셔서 제사를 삼으셨고, 1명은 스스로 제자가 되겠다고 자천(自薦)하였다. 결과를 보면 자천한 1명, 가룟 유다만 실패하였고 나머지는 모두 성공적인 제자가 되었다. 자신이 스스로 나서서 지도자가 되려고 하는 것은 기독교의 예수 정신이 아니다. 예수님의 대표적인 특징은 ‘겸손’이다. 하늘의 보좌를 버리시고 섬기는 종으로 세상에 오셨다. 총회장 선거에서 자천(自薦)하여 금품을 사용하면서까지 자리를 차지하려고 하는 것이 과연 성서적인가? 교단의 분열이나 교회의 분란의 원인이 되고 있는 교회의 직책과 직분은 다른 사람들의 추천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
(2) 대교단의 희생과 협력이 필요하다- 어차피 현 상황에서 목사를 양성하는 법적인 절차를 통일할 수 없다면, 현재 300여개 교단이 난립하여 제 각각 목회자들을 배출해 놓은 이 상황에서, 대교단들이 협력하여 목회자 재교육 과정을 설정하고 일단 신학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목회를 하고 있는 장로교 목사들이라도 정규적으로 보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어야 할 것이다.  
(3) 공동의 협력과 노력이 필요하다- 적어도 장로교라는 명칭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교단들만이라도 다함께 모여 머리를 맞대고 목회자 양성 과정에 대하여 진지하게 토의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며 추진하는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지금 보다 더 심각하게 기독교를 경시하고 외면하기 전에 실력 있고 능력 있고 인품을 제대로 갖춘 건전한 목회자 양성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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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500주년 기념특집 / 개혁하는 교회 : 종교개혁은 끝나지 않는다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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