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4(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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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척박한 기독교 문화계에 조용하게 그러나 깊은 울림을 선물할 줄 아는 작가 김요한 목사가 동화 ‘첫 유월절 어린양(The First Passover Lamb)’을 출간했다. 탁월한 설교가이자 이야기꾼으로 정평난 김 목사의 이번 책은 동화다.
설교자는 많은데 이야기꾼이 없다는 것이 기독교 문화운동에 가장 큰 약점이다. 수학이 과학의 기초학문이고 철학이 인문학의 기초학문이듯이, 문화에도 기초가 있는데 바로 이야기이다. 화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가수는 이야기를 노래하며, 배우는 이야기를 연기한다. 기독교 문화를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많아도, 문화라는 거대한 집을 세울 기초가 되어줄 이야기가 없으면 그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일 뿐이다. 끊임없이 밀어닥치는 유행의 물결에 이리저리 흔들리다 무너지는 것이다.
야곱의 후손들이 이집트를 탈출하던 밤, 그들은 어린양을 잡아 집의 입구에 피를 발랐다. 죽음의 천사가 그들의 집을 뛰어넘어가기를 바라는 의식이었다. 작가는 어린아이와 우정을 나누던 어린양의 시각으로 이 사건을 바라본다. 죽음을 강요받는 이의 눈에 비친 세상은 자칫 우리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첫 유월절의 어린양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불편이나 불안과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따뜻한 슬픔, 또는 순진한 성숙이랄까? 우리 마음에 모순된 감정의 동심원들이 퍼져나갈 때, 작가는 마음에 파문을 일으킨 돌멩이의 정체를 알려준다. 그것은 한 생명의 죽음이 다른 생명의 삶을 이어준다는 성경의 가르침이다.
역자 진규선은 번역자의 말을 통해 “문학 용어 중에, ‘낯설게 하기’라는 것이 있다. 내가 이 동화를 읽으며 처음 느낀 것은 바로 그것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이집트 탈출은 성경 이야기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 중 하나로, 여러 번 재구성이 시도되었다. 그러나 첫 유월절에 처음으로 희생될 어린 양의 관점으로 이 이야기를 접하는 것은 흔치 않았다. 다양하게 들려지는 이 이야기 속 주인공은 언제나 모세 혹은 여호와였기 때문이다. 이 동화의 원고를 받아서 처음 읽었을 때, 나는 나도 모르게 주인공 양에게 어느 순간 빠져들었고, 동화의 절정에서는 그의 친구인 비느하스처럼 슬픔을 느꼈고, 그리고 이내 이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따뜻한 희망 안에서 그제야 안도감을 내쉴 수 있었다. 그만큼 작가의 상상력과 특정한 신학적 시각은 흥미로웠고, 글솜씨에 감탄했다.”고 했다.
문학평론가 조성권 목사는 이 책의 추천글에 “‘어떠한 생명도 그냥 주어지는 법이 없죠’ 하나님이 행하시는 출애굽기의 열 번째 재앙, 그 거대한 물결 앞에 어린양 ‘케셉’은 죽음으로 ‘첫 번째 유월절’의 어린양이 되면서, ‘당당한 하나님 백성들의 발걸음’의 첫 발걸음을 내딛었던 것은 아닐까요. 그리고 그 분이 말씀하시는 ‘생명은 생명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라는 약속이 아니었을까”라며 “작가 김요한의 속 깊은 따스함은 ‘어린양’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읽어내고, 이야기하는 것을 넘어 가슴속 깊은 곳에서의 ‘보듬기’에 있다. 또한 이 세대의 그리스도인으로 표면적으로 드러내는 무엇을, 어떻게 하는 방법에 집중하지 않고, 하나님의 마음 그대로를 읽어내고, 전달하는 일에 오롯이 서 있기 때문이다. 작가의 다음 작품이 여전히 기대되는 이유다“고 극찬했다.
플로레마 김윤희 대표의 용기로 이 책은 영어로 번역되고 한영합본으로 출판되었다. 외국발 번역서가 주류인 기독교 출판계에 이 책이 큰 파문을 불러일으켜주기를 기대한다.
작가 김요한 목사는 1970년에 태어나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 강원대 심리학대학원, 미국 FULLER THEOLOGICAL SEMINARY에서 신학, 심리학, 목회학을 공부했다. 현재 예수향기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요셉의 나귀』 『장인 브살렐』이 있고, 장편소설 『갈릴리 유다』를 2017년에 ‘월간 신앙세계’에 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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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한 목사, 동화 ‘첫 유월절 어린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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