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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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수많은 사건과 일들을 처리하고 시행하는 가운데 두루 적용되는 기본적인 규칙이나 법칙이 바로 ‘원칙’이다. 이 원칙이 바로 시행 되어야 더 나은 바른 사회로 가는 길이다. 그리고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고르고 공정하게 시행되는 법과 행정을 ‘공평’이라고 한다. 원칙과 공평은 우리 사회를 맑고 투명하게 만들어 가는 원동력이 되는 중요한 기본이다.
교회는 더욱 그러하다. 한국교회는 지난 9월 각 교단이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임원선출과 안건들을 처리했다. 목사와 장로가 모인 소위 성(聖)총회는 코람데오(Cora Deo) 정신, 즉 하나님 앞에서 원칙을 지키고 공평으로 회무를 처리해야 한다. 그런데 과거의 관습대로 계파의 이익을 위해 세몰이 식으로 밀어붙인다거나, 일부 교권세력의 이익을 위해 나이와 임기를 일방적으로 연장한다거나, 또는 체면과 관습에 얽매여서 원칙과 공평을 져버린 정책을 결행하지 않았는가를 반성해 봐야 한다.
우리교계에는 아직도 전근대적인 방식으로 한 사람이 평생 총회장을 차지하고 앉아있는 교단도 있고, 또 어떤 교계 공기관은 이미 교단에서 은퇴한 인사들을 끌어들여 이사와 이사장직을 중임으로 맡기고 나누어먹기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는 한국교회가 반성해야 할 심각한 문제이다.
총회 구성원들 중에 자파 세력이 많고 목소리가 큰 파벌은 법위에 법을 만들고, 규칙을 두고 또 다른 규칙을 만들어 자신들의 의견과 맞지 않는다고 상대를 압박하고, 심지어 권한을 박탈하여 혼란을 자초하는 경우도 있다. “원칙은 진리로 나아가고자 하는 정열”이라고 한 말처럼, 어쩌면 원칙을 지키기 위해 이런 불합리와 싸워야 한다.
어느 대교단의 경우 지난 회기에 세운 재판국원들이 수 많은 회의와 논의를 거쳐 결론을 내린 판결이 자신들의 맘에 안든다고 총회는 보고도 받지 않은 채 묵살하고, 재판국원 모두를 교체하여 재심을 결정하는 등 절차에 문제가 있는 무례한 결정을 하기도 했다. 때로는 재판국의 판결이 마음에 안 들면 또다시 특별재판국을 설치하여 재판국위에 재판국이 법과 원칙을 마음대로 자행하여 깡패나 조폭수준의 원칙 없는 행태를 보이기도 한다. 아니 특별위원회가 수많은 시간과 재정을 투입하여 연구하고 결론을 내린 안건을 총회장이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사회봉을 두드리고 받아들인 안건을 또다시 번복하는 총회장도 있었다. 모름지기 한국교화와 교단의 지도자들은 교회의 유익이 무엇인가를 깊이 고민하고 반성해야 한다. 마치 현 정부가 헌법기관 적폐청산이란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최근의 사태처럼 교권이 군림하고 있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한국교회가 원칙과 공평이 지켜지기 위해서는 교회 지도자들이 패거리 정치를 지양하고, 교단과 단체를 영향력 아래 두고 있는 교권 장악 세력들이 척결되어야 한다.
개교회 행정에서도 원칙과 공평이 시행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담임목사의 신분을 보장하는 위임목사로 청빙을 받고도 얼마 안가 더 좋은 조건의 교회로 옮기는 목사의 경우를 허다하게 보게 된다. 교회는 공동의회를 거쳐 최선의 예우를 갖추어 위임목사로 청빙했는데 이를 져버리고 떠나면, 성도들은 매우 황당하고 한심하게 느끼게 된다.  교회에 위임으로 청빙을 받아 부임했다면 적어도 10년은 책임 있게 그 교회에서 목회를 해야 하지 않을까?
또한 본교회에서 안수 받고 장립한 장로들도 담임목사와 성도간의 갈등으로 교회를 떠나 이 교회 저 교회를 전전하는 것을 보게 된다. 교회골동체도 인간이 모인 집단인데 완전할 수는 없다. 그러나 모름지기 장로로 장립을 받았으면 그 교회에서 종신토록 헌신해야 할 것인데, 왜 이 교회 저 교회를 떠돌아 다니면서 ‘문제 있는 장로와 교인’으로 눈총을 받아야 하는지 알 수 없다.
교회를 담임하는 목사는 공평하고 투명한 행정을 시행하여 성도들이 불평과 불만이 없도록 해야 한다. 당회가 인사원칙을 정했다면 그 원칙아래 공평한 행정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마치 마른 수건을 쥐어짜듯 독선적 행정으로 일관하고, 좌충우돌 하는 인간관계와 교인들을 편애하는 행정으로 인하여 갈등을 일으키는 교회가 많다. 그러므로 원칙과 공평으로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는 확고한 교회의 정체성을 세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인도의 거성(巨星) 간디는 “원칙 없는 정치, 희생 없는 종교”는 망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원칙과 공평을 시행하려면 양보하고 희생하는 신앙으로 관용과 포용이 절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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