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기본으로 돌아가자 ㉒ 원로목사
2018/10/05 10:5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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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목사’예우 문제는 경제적 문제 아닌 교회 윤리 문제
오늘의 한국교회가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는 우려들이 팽배해 있다. 이런 위기에서 어떻게 탈출할 것인가라는 심각한 문제가 제기된다. 여러 가지 방안이 제시될 수 있으나 가장 원시적인 대답으로. 김남식 박사의 “기본으로 돌아가자”를 특별기획으로 싣는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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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의 길은 헌신의 길이다. 하나님만 바라보며 역경과 고통을 이기는 인내의 삶을 산다. 젊음의 열정이 세월의 흐름과 함께 하나의 열매가 되어 교단이 정한 법에 따라 은퇴하게 된다. 일정한 자격과 절차에 따라 ‘원로목사’로 추대된다. 목회자에게 큰 영광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그리 단순하지만 않다.

문제의 탐색
존경과 감사로 시작된 ‘원로목사’제도가 갈등과 권력 다툼으로 오해받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원로목사와 담임목사 사이의 리더십 승계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들이 심하면 교회분열로까지 치닫는 경우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 여파로 원로목사 제도 폐지론이 공공연히 운위될 정도이다. 존경과 감사보다 경제적 계산이 앞서는 오늘의 세태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사례의 탐구
원로목사 문제를 탐구하기 위해 현재 원로목사로 있는 분을 만났다. 예장고신측 소속의 경주 경일교회 배기웅 원로목사에게 이야기를 듣는다.
배 목사는 나이 20에 전도사로 시작하여 70에 은퇴하였으니 꽉찬 50년을 목회하였다. 그러면서 계속 공부하여 신학교 강의도 하고 책도 여러 권 저술하였다.
김남식(이하 김): 평생을 목회하다가 은퇴하여 원로목사가 되었는데 보기에는 아직도 팔팔해 보인다. 원로목사에 대한 규정이 어떤 것인가?
배기웅(이하 배): 은퇴한 지 5년이 되었으나 아직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 원로목사에 대한 규정은 각 교단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정년제를 실시하는 교단에서는 만70세에 은퇴한다. 원로목사는 보통 한 교회에서 20년 이상 시무한 목사 중 교회 공동의회의 결의를 거쳐 추대한다.
김: 한국교회에는 교단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만70세가 정년이 많다. 배 목사의 사역에 대해서 말해 달라.
배: 나는 일찍부터 목회자로 사역하였다. 20세에 전도사로 첫 사역을 하여 70세에 정년퇴임하였으니 50년을 사역하였다. 그러니 내 인생의 전부가 교회였다.
김: 지금 원로목사로 추대된 교회는 배 목사가 개척한 교회인가?
배: 부산, 대구 등지에서 목회하다가 경주에 경일교회를 개척하여 30년간 섬기다가 은퇴했다. 부족하지만 하나님의 은혜와 교우들의 사랑으로 대과없이 지난 것을 감사한다.
김: 원론적인 질문을 하겠다. 원로목사에 대한 교회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가?
배: 원로목사의 입장에서 말하기 조심스럽다. 나도 원론적인 답을 하겠다. 교회는 원로목사에 대해 존경과 사랑의 태도를 가져야 한다. 하나님의 사역을 위해 헌신한 주의 종에 대한 예우이다. 이것은 물질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믿음 안에서 존경과 사랑이 우러나야 한다는 말이다.
김: 그러면 원로목사가 교회에 대해 어떤 태도여야 하는가?
배: 가장 중요한 것은 감사의 자세이다. 오랜 세월 같이 신앙생활을 하였기에 교회와 성도들에 대한 감사가 있어야 한다. 이것은 예우관계만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는 것이어야 한다. 이것을 바탕으로 ‘떠남’이 이루어져야 한다. 흔히 말하는 ‘내려놓음’이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없으면 갈등관계가 될 수밖에 없다. 말은 이렇게 쉽게 할 수 있지만 실천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김: 한국교회에서 원로목사와 담임목사 사이의 갈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교회가 많다. 한 마디로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어떻게 하면 이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을까?
배: 정말 어려운 문제이다. 그러나 우리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에 원로목사나 담임목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원로목사의 태도는 앞에서 말한 ‘내려놓음’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고생하며 개척한 교회가 이만큼 성장했고 아직도 목회할 힘이 있는데 교회법에 따라 은퇴하게 되니 아쉬움 또는 억울함(?)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교회 일에 관여하게 되고 이것이 간섭이 될 수 있다. 은퇴했으면 그 교회와 연을 끊고 가지 말아야 함이 하나의 방법이다.
담임목사의 관점에서 보면 원로목사의 목회 방법이 시대에 맞지 않는 것 같이 보이고 무언가 새로운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그래서 모든 것을 뜯어 고치고 심지어는 주보 내용부터 바꾸고 있다. 이것이 갈등의 출발점이 된다. 교인들 가운데는 원로목사에게서 훈련받은 사람이 더 많음을 기억해야 한다.
김: 아름다운 리더십의 승계를 위해 하여야 할 일이 무엇일까?
배: 여러 가지로 표현할 수 있으나 두 가지로 정리하자. 첫째, 원로목사의 내려놓음이고, 둘째, 담임목사의 계승과 보완이다. 개혁하는 것이 아니라 계승과 보완을 통해 아름다운 전통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김: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 보자. 원로목사가 되고나니 어려운 점이 많을 것인데 중요한 것만 말하라.
배: 교회마다 사람마다 형편이 다를 것이다. 주변의 형편을 모아서 대답하겠다. 첫째, 경제적 어려움이다. 교회에서 예우가 있기는 하지만 은퇴 후의 경제적 고통은 모든 원로나 은퇴목사들이 겪는 문제이다.
둘째, 건강 문제이다. 주변의 친구들을 보면 은퇴 후에 건강이 갑자기 나빠지는 것을 보는데 평소의 건강관리도 중요하고, 은퇴 후에도 꾸준히 건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경제적 여건과 맞물리면 어려움을 겪게 된다.
셋째, 처신 문제이다. 은퇴자들의 한결 같은 고민은 주일에 갈 교회가 없다는 점이다. 처음 가면 반겨주지만 두세 번 가면 눈치를 받는다. 나도 경주에 살면서 대구의 은목교회(은퇴목사들의 교회)에 주일마다 가서 피아노 반주자 노릇을 한 경험이 있다. 이것이 우리의 실정이다.
김: 그러면 요사이는 어떤 사역을 하고 있는가?
배: 대구의 은목교회 피아노 반주자를 하다가, 한동안 경주의 목회자 없는 교회에서 설교자로 섬겼다. 그러다가 한 그룹의 성도들이 모여 교회를 개척하고 나를 그들의 목회자로 정하였다. 지금은 은퇴 후의 제2 사역을 하고 있는 셈이다. 언제까지 할지 모르나 주일마다 말씀선포를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기본에의 회귀
‘원로목사’, 참으로 귀하고 아름다운 이름이다. 그런데 한국교회 일각에서는 ‘골치 아픈’ 존재가 되어 가고 있다. 그래서 일부에서 원로목사 제도 폐지가 논의되기도 한다. 과연 그럴까? 몇몇 원로목사로 인해 교회가 소란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 것이 아니다. 이 제도의 소중함을 지켜 나가야 한다.
이러기 위해서 쌍방의 노력이 필요하다. 원로목사의 ‘내려놓음’과 담임목사의 ‘계승과 보완’이 있어야 한다. 원로목사의 문제는 경제적 문제가 아니라 교회 윤리의 문제이다. 원로들의 남은 세월이 아름다워지기를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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