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참으로 우리사회가 놀랍고 유치하다. 대한민국이 고소고발 공화국이 되어가고 있다. 청와대도 고발하고, 국무총리도 고발하고, 국회도 고발하고, 정부부처들도 고발하고, 시민단체들도 고발하고, 여차하면 고소고발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고소고발장을 내밀지 않는 국가기관이 거의 없다. 심지어 국가를 통치한다는 정부 여당도 고발장을 내민다.
대관절 고소고발이 이렇게 난무하면 사법당국이 어떻게 이를 다 감당할 수 있겠는가. 우리사회는 부끄럽게도 아직 미성숙하여 평소에도 일본에 비해 10배가 넘는 고소고발건이 접수되는데, 이젠 권력기관들 마저 나서서 고소고발을 해대니 이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 마땅히 정치로 풀어야 할 문제들조차 사법당국에 떠넘기는 꼴이다. 그러니 협치는 고사하고 정치도 실종되고 있다. 솔직히 이런 꼴을 보고있는 국민들은 속이 뒤집힌다. 윤리도덕이 제대로 된 사회는 개인간의 감정싸움도 웬만하면 술 한잔씩 하고 풀고 마는데, 소위 권부까지 나서서 비판여론을 틀어막기 위해 고소고발을 해대서야 되겠는가.
고소고발은 사랑과 용서를 입에 달고 사는 기독교계에서도 난무한다. 성경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고 무시하는 사이비 신앙인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연합과 일치를 이룬다는 교계 연합단체들도 여차하면 고소고발하고, 심지어 목회자와 신도간에, 또 같은 교회 신도들 간에도 상대를 처벌해 달라고 고소고발 한다. 여기에 무슨 사랑과 용서가 있단 말인가.
사법당국에 고소고발을 남발하는 설교자는 가짜이고, 같은 신도 간에 고소고발 하는 자는 교회에서 치리함이 마땅하다. 다툼이 있으면 마땅히 교회 앞에서 그 시시비비를 가리고 교회의 판단에 순복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 좀 손해를 보더라도 그것이 성경이 가르치는 바다.
어떤 경우에도 청와대와 정부는 비판자들이 좀 억지나 오해를 한다 해도 ‘해명’이나 ‘반박’으로 끝나야지, 고소고발장을 내미는 것은 보기 흉하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권력기관은 언제나 비판을 받기 마련이다. 그 비판이 싫으면 그 기관에서 떠나면 되고, 그들의 정당성은 역사가 평가할 일이다. 굳이 공직자가 ‘명예훼손’ 운운하며 고소장을 들고 다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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