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1.jpg
아우 아벨을 죽인 가인을 향하여 하나님은 “네가 선을 행하면 어찌 낮을 들지 못하겠느냐 선을 행하지 아니하면 죄가 문에 엎으려 있느니라 죄가 너를 원하나 너는 죄를 다스릴지니라(창 4:7)”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은 인간이 마음 중심에는 죄의 소원, 즉 죄를 향한 욕구는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그 죄에서 벗어나고 죄를 멀리하려는 인간의 내적 갈등을 나타낸 말씀이다. 이것이 인간의 야누스적 성품이요 그에 따르는 고통이다.
이런 인간의 감정은 누구도 예외없지만 특별히 정치인들에게 매우 강력하게 나타난다. 정치인치고 정당한 권력과 위국헌신을 위한 애국충정을 가지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렇지만 그것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권력을 지향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력을 쟁취하고 그 권력을 유지하려고 한다. 이것이 정치인의 야누스적 성품이다.
바로 이것이 정치인들의 과욕과 오판, 이로 말미암아 돌이킬 수 없는 역사적 죄인으로 만들고 만다. 우리 과거사에서 나라와 민족을 팔아먹은 매국노치고 애국과 애민을 내세우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절대로 그들은 사리사욕과 개인 영달을 위하여 그리하였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직 나라와 민족 그리고 백성을 위하여 그리할 수밖에 없었노라고 항변한다. 그러나 그들을 단죄되어 마땅하다. 이것이 모든 정치인 앞에 매설된 교묘한 함정이다.
지금 집권여당과 정치인들을 보면 느끼는 감정이다. 이 사람들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거대한 성과와 열매를 자신들의 손으로 이루어내려는 야망에 불타고 있다. 그들이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라는 대의명분을 가지고 정권의 사활을 걸고 이 일에 올인한 까닭에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들이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유령의 포로가 된 듯하다. 이것만 이루어내면 그들의 장기집권은 따놓은 당상이며, 어떠한 정치적 도전도 이것을 넘을 수 없다고 믿는 듯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모든 것을 포기하고 매달릴 수는 없는 일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영구적인 평화’는 5년 단임정권이 임기내에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같은 정권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논리가 곧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나올 것이다. 그 주장이 가능하도록 이 정권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오직 그 길로 매진할 것이다. 그러나 그 사이 우리는 자칫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 대책없는 ‘탈원전 정책’, 자유경제체제를 근본에서 뒤흔드는 ‘사회주의식 무상분배’, 한국 경제성장의 무모한 구조변경인 ‘재벌해체’ 등과 같은 일들이 서슴없이 진행되고 있다. 두려울 뿐이다.
우리는 해방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경제와 사회 전반에 형성된 자유, 민주, 인권의 가치를 고양시키며, 자본주의 경제시장원리와 민주주의 정치 그리고 가치와 기회의 균등, 인권과 복지를 지향했다. 비록 이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와 적폐가 쌓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을 기화로 그 자체를 허물어 버릴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데 지금 정권은 소위 ‘적폐청산’이라는 미명으로 지금까지의 모든 성과를 부정하고 그들만의 이념에 부합하는 나라로 개조하기 위한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다.
그들의 명분은 애국과 애민이며 이를 위한 것이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이다. 말은 맞지만 실천하는 방법은 틀렸다. 그들의 영구장기집권의 의지만 읽힐 뿐이다. 누구도 비핵화와 영구적 평화를 원하지 않는 사람이 없지만, 그것이 어떤 집단의 정권 창출과 유지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 나아가 그들 핵심의 사시사욕과 정치적 탐욕의 수단이 되어서는 더더욱 안된다. 국민을 미증유의 정치적 실험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된다.
지금 정권은 속히 정치적 야누스 성품을 벗어야 성공한 정권이 될 수 있다. 한반도 비핵화는 임기 4년과 5년의 미국과 한국 대통령이, 그리고 아무 것도 없는 평양 정권이 단기일에 해소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필자가 보기에 워싱턴과 평양은 이를 알고 있는 듯한데 오직 우리만 모르고 있는 것같아 안타깝다. 문제를 알고 접근하는 미북에게 항상 뒤통수를 얻어맞는 우리 정부의 처신이 딱하기도 하다는 뜻이다. 지금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려면 자신들의 역할과 한계를 분명히 하고 그에 걸맞는 처신을 하는 것이 진정한 애국애민이요, 그 반대일 경우 매국매민인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정치가의 이상과 현실, 그 화려한 딜레마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