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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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금을 막론하고, 어느 사회나 그 사회의 가치관은 주류종교에서 나온다. 그러면 오늘날 우리사회는 어떤 종교가 주류종교인가? 지금 한국사회는 전체 인구 4800만 가운데 불교가 2만여 개 사찰에 1200만명, 기독교가 6만여 개 교회당에 1000만명, 천주교가 8000여 개 성당에 450만명의 신도를 거느리고 있다. 여기에다 아직도 유교가 전통문화로써 자리잡고 있고, 상당한 세력을 확보하고 있는 신종교들이 활동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사회에는 대표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류종교가 없다는 뜻에서 ‘다종교사회’라고 부른다.
그런데 우리정부는 불교를 전통종교로, 유교를 전통문화로, 기독교(개신교, 천주교)를 외래종교로 분류해, 종교문화 지원비를 불교와 유교에만 편향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이미 기독교가 주류종교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기독교는 마을마다 교회가 있고, 여기에 10만명이 훨씬 넘는 전임 목회자를 보유하고 있다. 기독교인들은 최소한 매주 한번 이상은 교회당에 모여 예배를 드리고 이웃과 친교와 봉사를 갖는다. 그리고 마을의 주민들은 목사의 설교에서 구원(久遠)한 이상의 세계를 내다보며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힘을 공급받는 것이다. 여기에서 세상을 읽는 지혜를 얻고, 무엇이 옳고 그름을 판단하며,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끈다. 우리사회의 어떤 집단도 기독교만한 결집력을 가진 조직은 없다.
그 결과로 우리사회 정치, 사회, 문화, 경제, 학계 등 두루 기독교인들의 지도력을 볼 수 있다. 매 총선 때마다 정치인의 약 40%가 기독교인이 당선되고, 장차관이나 군고위 장교들 역시 타종교에 비해 기독교인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대학을 운영하는 총학장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한국 기독교가 왜 우리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위기라는 말을 듣는가? 이유는 신앙 정체성의 혼란에 있다. 우리가 믿는 신앙은 두 바퀴와 같이 신과 행(信行)으로 이루어져 있다. 신(信)은 무엇을 믿는가 하는 교리(敎理)의 문제이고, 행(行)은 그 믿는 교리를 어떻게 생활(生活)에 실천하는가 하는 삶의 문제이다. 그러므로 신행(信行)의 일치가 곧 바른 신앙인 것이다. 믿는 교리는 바른데 생활이 그 교리대로 살지 못한다면 ‘사이비’ 신앙인 것이고, 생활은 바른데 교리가 바르지 못하다면 그 신앙은 ‘이단’인 것이다.
그러면 오늘날 한국 기독교인의 신앙은 어떠한가? 대체로 그 교리는 성경의 근본주의와 개혁주의를 보수한다고 믿지만, 그 신앙생활은 지극히 기복주의적이다. 불교나 샤마니즘적 민족종교의 그것과 큰 차이가 없다. 모두 무병장수하고, 잘 먹고 잘 사는 것에 하나님(신)의 빽을 빌려 만사형통 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기독교인의 삶은 그런데 있는 것이 아니다. 기독교인의 가치관을 가르치는 요리문답 제1문은 “사람의 제일되는 목적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여기에 답은 “사람의 제일되는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영원토록 그를 즐거워하는 것”이다. 또 제2문은 그러면 “우리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기 위해 주신 법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그 답은 “신구약성경에 간직한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한다. 여기 어디에도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하나님을 찾아야 한다는 기복주의는 없다. 우리가 하니님을 영화롭게 하고 영원토록 그를 즐거워하면, 자연히 주의 성령이 우리를 이끄시어 만사형통 하고 잘 먹고 잘 살게 된다는 것이 성경이 우리에게 가르치는 바이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 기독교의 신앙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있는가. 하나님을 자신의 세속적 유익을 위해 이용하려는 기복주의에 빠져있지는 않는가? 그래서 기독교가 다른 종교와 차별화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리스도의 영을 받은 기독교인은 세상을 보는 세계관이 다른 세상 사람들과 달라야 하고, 삶의 가치관이 달라야 한다. 세상 사람들이 즐거워 하고 추구하는 것을 따른다면 그는 그 속에 “그리스도의 영”이 있다고 할 수 없고, 또 “그리스도의 사람”이라고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기복주의를 가감히 버리고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우리를 어떻게 해방”(롬 8:2)하셨는가를 깊이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그 성령의 인도함을 받아 사는 삶, 이것이 부활신앙을 가진 진정한 기독교인의 삶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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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종교인의 사회적 / 강 춘 오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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