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우리 현대 대한민국 사회는 아직 특별한 주류종교가 없는 다종교 사회이다. 불교와 기독교가 비슷한 세를 갖고 있고, 천주교가 그 다음을 잇고 있다. 그래서 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이 이 세 종교의 신도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그들 종교의 전통행사에 참여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그 정치인이 독실한 불자거나, 또는 독실한 기독자이거나 하면, 언론이 괜히 나서서 타종교 행사에서 어떤 태도를 취했나를 시시콜콜 판다.
올 해도 지난 12일 석가탄신일에 기독자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사찰의 봉축 법요식에 참가해 합장하지 않고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서 있었다고 하여, 이를 보고 불교식 예법을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솔직히 이런 비판은 좀 좀스러운데가 있다.
모든 종교에는 그 종교의 전통별 예법이 있다. 불교는 어디서나 두 손을 합장하고, 기독교는 양손을 가지런히 맞잡으며, 천주교는 성호를 긋는다. 어디서든 그것이 상대에 대한 그들 종교인의 예법이다. 타종교의 의식에 참여해 어설프게 몸에 익지도 않은 타종교 예법을 따라하는 것이 오히려 어색한 일이다. 불자는 기독교 행사에서도 합장하는 것이 맞고, 기독자는 불교 행사에서라도 양손을 가지런히 맞잡고, 천주교인은 성호를 긋는 것이 예를 갖추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종교적 신념을 굳게 가진 정치인은 자신의 종교적 가치관을 정치에 투영해 사회를 바르게 바꾸려는 노력을 해야 옳다. 그것이 그가 종교를 가진 이유가 아니겠는가. 그렇다고 자신이 믿는 특정종교를 선전하는데 그의 정치적 역량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매우 옳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불자는 불교의 가르침을, 기독자는 성경의 가르침을, 또 다른 종교인은 그 종교의 가르침을 자신의 정치활동을 통해 사회발전에 도움이 되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
자신이 믿는 종교의 가르침이 그 정치인의 가치관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한다면 그가 믿는 신앙은 가짜이다. 모든 인간의 가치관은 그가 가진 종교의 가르침에 바탕하기 때문이다. 어떠한 종교도 없는 사람은 또 다른 무종교 이념의 가치관을 갖는 것일 뿐이다.
따라서 어떤 종교이든 정치인 본인의 종교적 신념은 존중되어야 한다. 이런 일로 종교적 논쟁은 백해무익한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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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과 종교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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