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이런 강박증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교회가 이 정도 부흥했으면 자유함도 있을 수 있고 내 삶도 얼마든지 누릴 수 있을 텐데 우리 교회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를 염려하고 목회 생태계를 지켜야 한다는 강박으로 시달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위로가 되는 것은 예수님도 겟세마네 동산에서 십자가 사건을 앞두고 잠 못 이루며 기도하셨지요. 사도 바울도 고린도후서 11장에서 그 많은 핍박을 받으면서도 교회 걱정을 하는 것을 봅니다. 그런데 5월부터 9월까지는 교단의 선거법 때문에 저의손과 발이 묶여 버렸습니다. 물론 사적인 만남을 많이 갖기는 하지만요. 그래서 요즘 더 설교에 신경을 쓰고 일찌감치 장년여름수련회 말씀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미리 준비해놔야 7월부터 총회를 위한 지방 순례를 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간 못 보던 책들을 보면서 주제도 짜고 메모도 하며 연구를 하였습니다. 정말 온 몸과 마음을 다해 기도하고 묵상하며 집중하였습니다.
며칠 동안 그렇게 했더니 또 옛날에 느꼈던 탈진 현상이 오는 것입니다. 일종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장과 폐장을 약하게 했는지 가슴이 답답하고 구역질이 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잠시 중단을 하고 교회 뒷산에 갔습니다. 산에 가서 맑은 공기를 쐬면서 머리를 식히니까 그 증세가 다 없어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산에 가서 보니 이미 진달래는 다 져 버렸고 꽃은 한 송이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꽃잎대신 잎사귀가 무성하게 피어 있었습니다. 저 그늘진 응달 구석에 다 시들어버린 철쭉꽃이 몇 송이 보였습니다. 그 시든 꽃을 보면서 저의 젊은 날의 초상이 생각났습니다. 젊을 때는 며칠 밤을 새워도 끄떡없었던 심장과 폐장이 이제는 조금만 무리해도 조여드는 것을 보며 마치 시든 꽃이 나의 모습처럼 보인 것입니다. 그 순간 사도 바울의 고백이 생각났습니다.
“사망은 우리 안에서 역사하고 생명은 너희 안에서 역사하느니라”(고후4:12) 저뿐만 아니라 이 땅의 지도자라면 다 이런 강박증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강박은 많은 사람을 살려내고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해 줄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젊을 때의 경조증이 목회에 더 열심을 내게 하였고, 그 경조증은 강박증으로 이어져서 더 사명에 홀릭하게 된 것입니다. 요즘 저는 장년여름수련회 말씀을 생각하고 묵상하고 있습니다. 그럴 때 마다 스트레스가 제 마음을 누릅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잘해야 하고 더 은혜가 넘치고 생명이 넘쳐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