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과연 한국교회 공기관 맞나?
2019/07/31 09:2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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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다툼과 비리, 정치와 권력의 집합체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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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또다시 교계 언론은 물론이고, 일반 방송 및 인터넷 언론을 도배했다. 취임 이후 10여 차례 넘게, 한기총 공금을 횡령, 착복했다는 고발을 받은 전 목사에 교계와 사회는 다시 주목했다.

 

사실 전 목사의 재정 문제는 당장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었다. 지금은 워낙 극단적 막말과 한기총을 내세운 대통령 하야운동이 유명세를 탄 터라, 일반 언론과 국민들이 매우 큰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대표회장 취임 순간부터 전 목사의 재정 문제는 교계 내에서 이미 이슈가 됐었다.

 

대국본한기총과 관계 없어

금번 한기총 조사위원회(위원장 이병순 목사)가 전 목사를 고발한 혐의는 공금 횡령, 사기, 공금 착복 및 유용이다. 한기총의 이름을 내세워, 온갖 행사를 치르면서 정작 후원금은 자기 개인 통장이나, 타 단체의 계좌로 받았다는 것이다.

 

먼저 조사위의 주장은 사실관계가 명확하다. 전 목사는 올 전반기동안 한기총 주최로, 성령세례심포지엄, 기독교 지도자 포럼 등 수차례의 행사를 개최하며, 사전에 이를 포스터로 만들어 인터넷에 홍보하고, 일간지에 광고했는데, 그곳에 명시된 후원계좌가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이하 대국본)’이었다.

 

대국본은 전광훈 목사가 총재로 이끌고 있는 극보수 단체로 한기총과는 하등 관계가 없는 조직이다. 그렇기에 한기총을 앞세워 자신이 총재로 있는 대국본으로 후원금을 거둬들였다는 조사위의 주장은 충분히 성립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전 목사측은 애초에 한기총의 재정이 바닥이어서, 한기총 재정을 사용한 적이 없으며, 자기 사비를 들여 행사를 치렀고, 실제 걷힌 돈도 없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한기총이 주최한 행사에 대한 후원 계좌를 한기총과는 전혀 관계없는 대국본으로 명시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문제의 여지는 있다.

 

다만 좀 더 구체적인 혐의에 있어서는 실제로 돈이 입금됐는지, 수사기관이 대국본 계좌로 입금된 금액 중 한기총 행사에 대한 후원금과 대국본에 대한 후원금을 구분해 낼 수 있는지, 피해자 여부 등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기총 근본적 문제는 사조직화

현재는 재정 문제가 큰 논란이 되고는 있지만, 지금 한기총의 근본적 문제는 공기관으로서의 체계가 무너지고, 전광훈 목사의 사조직화 되고 있다는 우려다. 실제 전광훈 목사의 대표회장 취임 이후, 상당수 한기총의 행정이 전 목사가 담임하는 사랑제일교회에서 처리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금번 고소 고발의 핵심 증거이자,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각종 행사의 홍보 포스터 및 광고 역시, 한기총 본부가 집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행사에 대한 광고가 나갔을 당시, 기자가 한기총 본부에 이를 문의하자, 자신들도 광고를 보고서야 알았다는 답변을 들었을 정도였다. 이러한 일이 결코 정상적이지 않은 것은, 한기총이 주최하는 행사는 당연히 한기총 임원회에서 사전에 결의가 있어야 하고, 결의에 따라 한기총 본부에서 그와 관련된 홍보물 및 광고안을 제작하는데, 그 체계가 완전히 무너진 것이다.

 

앞서 많은 행사들이 일시, 장소, 순서 등이 일간지 광고로 먼저 나간 후, 임원회의 허락을 받았다. 임원회가 행사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전광훈 목사가 먼저 모든 행사를 결정하고, 이후 형식적인 임원회의 허락을 얻은 것이다.

 

심지어 이승만 대학 설립 관련 행사는 행사 시작 전 2시간 전에 임원회의 결의를 얻은 사례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기총의 행정이 정상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졌을리 만무한 것이다.

 

이번처럼 한기총이 주최하는 행사에 공개적인 후원금을 요구하는 사례도 흔치 않지만, 타 단체의 계좌를 명시한 경우는 더욱 찾기 힘들다. 그럼에도 공개 광고에 전 목사가 총재로 있는 대국본을 후원 계좌로 당당히 명시할 수 있는 것은 공기관으로서의 한기총에 대한 자격을 의심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전광훈 목사 모두 내 탓이 아니다과연?

전광훈 목사는 그간 자신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는 부분에 있어서는 줄곧 책임을 부정해 왔다. 기독당과 관련해서도 자신의 의지가 아닌 고 김준곤 목사, 조용기 목사 등 교계 원로들의 종용으로 어쩔 수 없이 시작했으며, 자신은 후원회장일 뿐 실제 기독당 운영에는 참여치 않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맥락에서 대신 교단을 완전히 초토화 시킨 대신-백석 통합 역시 증경총회장들의 명령으로 자신의 의지가 아님을 변명했다.

 

여기에 금번 임원회에서 대표회장직무대행에서 해임한 김운복 목사와 관련한 논란 역시, 자신이 아닌 주변의 권고였다고 말했다.

 

결정적으로 지난 29일 기자회견에서 전 목사는 최근에 고발당한 선교은행을 언급했다. 수년 전에 선교은행을 시작했고, 실제 은행의 기능은 하지 않으며, 카드 발급을 주로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운영은 사랑제일교회 조OO장로가 맡아 하고 있으며, 자신은 그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과연 전 목사는 이 모든 의혹과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가? 정말로 전 목사는 아무것도 몰랐으며, 자신의 의지가 아닌 타인의 명령에 의해서만 움직인 것인가?

 

한국교회 기독당의 핵심이 전광훈 목사라는 것은 이미 자타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후원회장일뿐이라는 그의 말은 현 기독당에 대한 논란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부분이다. 또한 대신-백석 통합의 실제 문제 역시 통합 과정에 있으며, 그 과정에서 교단 회원들의 신뢰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추진한 탓이 크다.

 

선교은행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그의 변명은 더욱 신빙성이 없다. 일간지에 지점장, 직원 교육 광고를 내고, 선교은행을 통해 은퇴 목회자들에 월 100만원을 지급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한 이가 바로 전 목사였다. 결정적으로 한기총 선거 당시, “이미 제가 설립해 놓은 선교은행을 통해 교회수를 20만개 이상으로 확대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자를 총대들에게 돌리기도 했다. 물론 그 선교은행이 금융업을 허가받은 진짜 은행이 아니라, 단순 주식회사라는 실체는 밝히지 않았다.

 

정치에 찌든 임원회한기총 몰락의 주범

지금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한기총 사태를 가능케 한 것은 어디까지나 한기총의 임원들이다. 만약 임원들이 제대로 된 원칙을 갖고, 한기총을 운영했으면 결코 이러한 일들은 가능하지 않았다.

 

취임 초부터 전 목사가 벌인 임원 서바이벌 게임에 동조하며, 충성 경쟁에 열을 올렸다. 해임에 대한 두려움에 잘못에 눈감고, 억지로 정당화 하기 바빴다. 결정적으로 권력에 편승해 박쥐처럼 이리저리 옮기며, 시정잡배들보다 못한 소신을 보여줬다.

 

비대위를 자처하며, 전광훈 목사를 고발했던 이들은 어느 순간 전 목사의 옆에 앉아, 지금 전 목사에 반기를 든 이들을 조롱하고 있다. 한기총이 허울 좋은 이름만 남았을 뿐, 알맹이는 없다는 교계의 지적이 뼈아픈 건, 바로 군소교단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정의와 진리보다는 자기 살길만 찾기 바쁜 임원들의 치졸한 정치 때문이다. 큰 교단들이 나가고, 단체가 작아질수록 손아귀에 넣기 편하기에, 과거 위용을 자랑했던 한기총보다 지금의 쪼그라든 한기총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의 한기총은 자정능력을 완전히 잃었다. 더 이상 한기총이 한국교회를 대표할 수 없고, 아무것도 기대케 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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