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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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일본의 경제침략으로 미래가 풍전등화인데도 이 나라는 온통 일개 법무장관의 거취를 놓고 여야가 사생결단의 결의를 보이는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도대체 이렇게 비판받는 후보를 굳이 장관으로 올려야 하는 대통령의 애로는 무엇이며, 사태가 이런데도 과감히 사퇴하지 못하는 조국 후보자의 속내는 무엇이며, 이를 다 알면서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엄호해야 하는 여당의 처지는 또 무엇이며, 정의를 당명으로 내세우며 약자를 대변하여 조국 같은 혐의자들과 싸운 정의당이 침묵하는 이유는 또 무엇이며, 말만 무성한 채 제대로 된 저격수 하나 운용하지 못하는 한국당의 무능은 또 무엇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고한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을 가리키는 여론의 진실은 무엇인가?
질문을 여기서 멈추나 물음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 답답함을 알아주는 이를 만나고 싶다. 대답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아파할 친구가 그립다. 조 후보자의 혐의 내용이 이 정도면 비리의 종합선물세트, 비리의 무한리필 후보자라고 공격하는 야당의 공세 내면을 살펴보면, 스스로 비판하던 ‘폴리페서 논란’, ‘위장이혼 재테크’, ‘사학 재테크’, ‘민정수석 재테크’ 등 대한민국 법제도를 죄다 본인과 일가족의 돈벌이 재테크를 위해 악용하는 ‘편법의 달인’으로 묘사되는 이가 조국 후보자란다. 폐일언하고, 조국 후보자 본인 스스로 말했듯이 “합법적이나 국민의 눈높이 맞지는 않은 것 같다”는 말로 모든 것은 정리되었다. 청문회는 재판정가 아니라 그를 향한 국민적 눈높이를 묻는 장이다. 이 정도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다면, 그는 장관이 되겠고 대통령은 원하는 사람을 얻을지 몰라도 대통령이 정말 얻어야 할 국민은 얻을 수 없을 것이다. 비록 지금까지의 청문회가 그 실효성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젊은이들에게는 “그래도 큰 사람이 되려면 조심해야 되겠다”는 도덕적 각성과 경종을 울리는 효과를 결코 작다고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 이 정권에 의한 청문회의 결과가 이제까지 조성된 각성과 경종을 지우고, 출세에 관한 새로운 조국 신드롬을 만들어 냈다.
젊은이들은 윤석렬 검찰을 보고 깨달았다. 강직함과 우직함으로 표현되는 그의 인격에도 불구하고, 가 전 정권에 저항했고 그 때문에 서울중앙지검장을 거쳐 검찰총수에 이르는 파격을 거치면서 우수한 검찰 수뇌들이 줄줄이 항의성 사표를 던지고 검찰을 떠났다는 사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의 측근들로 수뇌부를 채운 현실에서, 가장 도덕적이며 절차와 과정을 중히 여기고, 사람이 먼저라고 했던 이 정권의 기본이 무너지고 있음을 보았다.
검찰총장의 덕목은 대통령이 ‘우리 총장님’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우리 총장님’이라고 해야 한다. 아무리 본인이 아니라고 해도 임명권자의 입에서 ‘우리’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모든 국민은 그 검찰이 국민의 검찰이 될 수 없음을 깨닫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여기에다 청문회 의견 따위와 상관없이 절차만 끝나면 썩은 인재라도 임명을 강행하는 데서 우리 젊은이들은 서서히 도덕적 각성과 철저한 자기관리보다 권력지향적 해바라기, 실력보다 이기적 조직충성, 자신과 일족의 치부를 위한 권력의 적절한 이용, 검은 거래의 기술을 정당화해도 된다는 일명 조국 신드롬이 일고 있다.
망국의 기운이다. 이런 기운을 되돌리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희생이 필요한지 과거의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다. 그럼에도 여당은 한일 경제전쟁을 내년 4월 총선 소재로 아껴 쓰고, 이 전쟁은 기업이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내버려 둔 채, 총선 승리를 위한 내전(內戰) 구상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가진 것이 하나도 없던 운동권 시절, 잃을 것도 없었기에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면 모든 것을 부숴버러도 좋았던 그 기질을 집권한 지금도 버리지 못한 것인가?
조국 신드롬으로 나라의 미래가 주저앉고 있다. 지금 정권의 정신적 패러다임은 김대중 정신도 노무현 정신도 아니다. 이것은 오직 집권만을 위한 정치적 논리만이 정당화된 독재라고 할 수밖에 없다. 달리 설명할 말이 있는가? 야당도 안중에 없고 보편 국민은 아예 의식 중에 없으며, 오직 같은 의식을 가진 동지들만 있는 정권이다. 이런 정권 하에서 기회는 불균등할 수밖에 없고, 과정은 공정할 수 없으며, 결과는 불의할 수밖에 없다. 이완용은 일제에 나라를 팔았으나, 지금은 검은 안개 같은 신드롬이 신기루 같은 몽상에 나라를 팔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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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신드롬’에 고통하는 나라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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