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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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총선이 시장·종교·언론 등 분야의 기존 패권이 재편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귀를 의심할 만한 발언을 했다. 총선을 불과 몇 개월 앞두고 한국 정치의 일번지의 위상을 가진 정당 그 핵심에 서 있는 사람, 그것도 고도의 정치적 감각을 가졌다는 이대표가 자신의 발언이 몰고올 파장에 대해 충분히 계산했을 것이기에 더욱 귀를 의심한 것이다. 저 발언이 저절로 개편이 될 것이라는 희망담은 전망인지, 아니면 그렇게 할 집권당의 프로그램이 있다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정치인의 입에서 종교 재편을 거론하는 것 자체로 이미 그는 대부분의 교회들이 어떻게든 들고 나설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고 말았다.
그는 교회의 현재를 말하면서 온건한 교회라는 표현을 썼다. 그러면 지금 이 대표가 말하는 온건한 교회란 광화문에 몰려가 있는 정광훈 목사의 광야교회가 아닌, 행동하지 않는 다수의 교회를 지칭한 듯하다. 그러면 언필칭 온건한 교회들은 집권당에게 비교적 우호적이라는 뜻으로 들리는 데, 만일 이런 생각이 맞는다면 그는 집권당 대표로서의 자질은 물론 그 처신과 언행에서도 일반 상식인에도 못미치는 것임을 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이 대표는 무엇을 근거로, 기준으로 온건한 교회와 거친 교회를 구분하고 있는가? 자신들의 편에 들지 않으면 모두 거친 교회들이고, 고분고분 말을 잘 듣는 교회는 온건한 교회인가?
그의 말을 듣고 있으려니 그가 지칭한 온건했던 교회들조차 모욕감을 느낀다고 하는 것을 보면, 어쩌면 이 대표의 발언을 기점으로 온건한 교회들이 지금 왜 온건하게 처신하고 있었는지 그 이유를 가르쳐 줘야 할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묘하게도 이 대표는 지금 온건한 교회를 거친 광야로 불러내고 있다. 사법부를 완전히 장악한 집권당이 패스트트랙의 탈법적 운용으로 공수처와 선거법을 통과시켜 경찰과 검찰 그리고 무력한 야당을 결박시키더니, 이제 그들의 마지막 저항 세력으로 남아 있는 교회를 손보겠다는 뜻으로 들리는데, 가소롭기가 그지없고, 오만하기가 짝이 없다.
종교와 정치의 분리의 주체는 종교임을 이 대표는 아는가? 이 정교분리는 국교 금지를 근간으로 하는 것으로, 정치의 종교 간섭을 배제하는 데서 출발한 사상이다. 그런데 지금 이 아둔한 자들이 정교분리의 원칙을 종교의 정치 간섭을 배제하는 것으로 거꾸로 이해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정치는 절대로 종교의 간섭을 벗어날 수 없다. 왜냐하면 한 국가의 통치권은 하나님에 의해 위탁된 것으로 그 권세에는 마땅히 모든 국민들은 순응하여야 한다. 성도들이라고 다른 것이 아니다.
그러나 교회는 이 정치가 하나님이 주신 통치권이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 지에 대한 감시와 지도의 의무가 있다. 그들이 바르게 권력을 사용하면 적극 협조하고 순응하며 따라갈 것이지만, 그 권력을 주신 하나님의 듯을 가스려 반인권, 반인류, 비양심적 행태를 일삼는다면 교회는 단호하고도 분명하게 그 정권을 응징할 책무가 있다. 비록 이 응징이 무력이나 폭력을 사용한 것이 아니고, 또 권력자의 칼에 죽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다윗왕의 말 한마디면 목이 날아갈 나단 선지자가 그 위세에 굴하지 않고 다윗을 찾아가 “바로 당신이 그 사람”이라고 소리칠 수 있었던 것은 정치에 대한 종교의 중대하고도 막중한 간섭의 의무를 저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대답해야 한다. 정말로 정권이 기독교 재편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는가? 그렇다면 작전대로 시행하라. 그러면 온건한 교회들이 거기에 어떻게 응답하는 지를 똑똑히 보게 될 것이며, 그에 따르는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 하나님의 거룩한 교회를 손댄 것에 대한 하나님의 응징은 단지 그에게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아니면 단순한 말의 실수인가? 그렇다면 정중히 한국교회 앞에 사과하고 그 말의 허물을 바로 잡으라. 그렇지 아니하면 이번 총선은 물론 차기 대선 그리고 그 다음 모든 선거에서 온전한 교회들의 치열한 응징의 벽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이 대표가 이 말을 한지 몇 일이 지났는데 침묵하는 초라한 교회 지도자들의 옹졸한 행색이다. 어찌 분노하지 못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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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대표는 온건한 교회까지 나서기를 부추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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