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한교총 교회협 한교연 세기총 언론회 등

 

지난 415일 제21대 총선 결과를 놓고 한국교회 주요 단체들이 일제히 성명서를 발표했다. 180석이라는 역대급 슈퍼여당의 탄생에 대해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엇갈리는 상황에, 교계는 다툼과 반목이 아닌 국민을 위한 화합과 상생의 정치를 요구했다. 다음은 주요 성명서를 일부 발췌 소개한 것이다. <편집자 주>

 

한교총 세계를 경영하는 선진국회 되길

보수와 진보, 진보와 보수 모두 대한민국이다. 국민의 선택을 받은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은 정당과 이념에 무관하게 모두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다. 높아진 국격의 대한민국의 위상에 걸맞게 건강한 보수와 깨끗한 진보가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의 국론을 통합하는 명예로운 길을 걷기를 바란다. 화려한 진보의 길이나, 강직한 보수의 길이라도 국민의 편을 가르고 분노와 적대감을 심어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좋은 길을 열 수 없다.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코로나19 이후, 정의, 평등, 공존, 평화를 바탕으로 국민들의 바람을 충실히 반영하며, 4차 산업시대를 선도할 입법국회를 이루어 세계를 경영하는 선진 국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정치인의 이 그 나라 정치의 수준이다. 거짓이나 막말을 버리고, 진실된 토론과 메시지를 통해 긴장을 해소하고, 안정된 정서로 희망적 미래를 열기를 바란다. 21대 국회의원들의 입을 통해서 대한민국 정치가 한 단계 성숙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의회민주주의를 실현하며, 당면과제인 코로나19의 극복과 무너진 경제의 회복에 힘을 모으는 한편 남북교류와 통일기반 조성에 힘쓰기를 바란다.

세계의 지성들은 코로나19가 초래할 인류 문명의 위기를 지적하고 있다. 국제정치의 질서가 재편되고, 국가의 장벽이 높아질 수 있다. 경제적인 동요도 심해지고 빈국과 부국의 격차가 벌어질 것이 염려된다.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이동에 기초한 지구촌 경영이 위협받을 수 있고, 한반도 주위의 지정학적인 위기도 고조될 수 있다. 21대 국회는 행정부가 한국사회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가도록 방향타 역할을 감당하기 바란다.

 

교회협 민의를 받들지 못한 국회에 대한 준엄한 심판

이번 선거는 당리당략에 매여 대립과 갈등을 반복함으로써 민의를 제대로 받들지 못한 국회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자 안전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만드는 일에 앞장서라는 국민의 명령이다. 21대 국회는 코로나19 이후 예견되는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등 경제적 약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공정국회가 되어야 한다. 경제위기를 빌미로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전가시키는 일이 또다시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21대 국회는 개인의 인권 보호를 위해 합리적이지 않은 모든 종류의 차별을 금지하는 차별금지법을 조속히 제정, 시행하는 평등국회가 되어야 한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당면과제이자 인권선진국으로 나아가는 필수 요건이다. 21대 국회는 온전한 차별금지법 제정에 앞장섬으로써 소수라는 이유로 그 존재를 무시하는 혐오와 차별을 넘어 환대와 평등의 사회를 만들어 가는 일에 박차를 가하기 바란다.

21대 국회는 기후위기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생태국회가 되어야 한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시급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우리는 코로나19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재앙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21대 국회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평화국회가 되어야 한다. 분단 상황을 정쟁의 도구로 삼고 갈등과 분열을 심화시키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하고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 민간교류 활성화 등을 통해 한반도 평화정착에 온 힘을 다함으로써 하나 된 한반도를 준비하는 21대 국회가 되기를 바란다.

 

한교연 여당에는 국난 극복을, 야당에는 혁신과 변화를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야기된 사회 전반의 혼란을 안정시키기 위해 여당에 전적으로 힘을 몰아줬다. 반면에 야당인 미래통합당에게는 자기 혁신과 변화를 통한 신뢰 회복이 얼마나 시급한 과제인지를 분명히 보여줬다.

이번 선거에서는 현 정부의 실정으로 비판받아 온 경제 안보 외교 등의 이슈가 코로나19에 모두 매몰되어 각 당의 비전과 정책 대결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만큼 국민들은 코로나19 사태를 해결한 후 무너진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국 안정이 시급하다는 뜻을 표로 보여줬다고 본다.

그러나 여당의 역사상 유례없는 대승이 앞으로 정부 여당이 무엇이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오만과 독선으로 나타나서는 안 될 것이다. 국민은 보다 안정적이고 책임있는 국정 운영을 바라는 것이지 일당 독주를 허락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또다시 고질적인 영호남 지역 구도로 재편된 것은 매우 안타깝고 우려스럽다. 이는 향후 갈라진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데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정부와 국회는 국민을 내편 네편으로 가르는 소아적 집단주의에서 벗어나 국민통합을 이루는데 힘을 모아주기 바란다.

끝으로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기독인 국회의원들은 소속 정당의 진영논리에 앞서 성경을 바탕으로 기독교 가치관에 입각한 의정활동에 성실히 임해주기 바란다. 하나님의 말씀과 진리에 어긋나고, 자유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는 각종 악법 입법에 동조하거나 침묵해서는 안 될 것이며, 오늘도 1천만 성도들이 뜨거운 가슴으로 대한민국을 위해 쉼 없이 기도하고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세기총 경제 위기와 재난 극복에 적극 협력해야

21대 국회는 '자유민주주의'라는 국가 정체성을 지키고 민의를 대변하는 의원들이 일하는 국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선거가 국민의 대변인으로 선택되어 자리 매김을 하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그 자리에서 지역사회의 수많은 과제들을 가지고 한 표 한 표를 모아 준 지역주민들의 깊은 뜻을 이해하고, 유권자들과의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는 의정활동을 통해 국가와 지역 발전을 위해 견제와 균형, 비판과 타협의 정치를 실천함으로 칭찬 받는 일꾼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선택은 현명했다. 국민이 위기를 극복할 힘을 여당에 주었다. 여야 모두 경제 위기와 재난 극복에 적극 협력하라는 국민의 명령이자 주문이다. 이젠 통합의 정치를 펼치기를 촉구한다. 그동안 국민들의 정서가 이념과 정쟁으로 인하여 극과 극으로 갈라져 그 골이 매우 깊어진 상태가 되었기에 국민의 피로도가 가증되고 있다. 다수의석을 차지한 여당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강하게 밀고 나간다면 결국 그 갈등의 골은 더욱 더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국민이 거대여당으로 세운 것은 포용의 정치를 통해 거듭 국가를 잘 운영해 가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더 겸손하기를, 미래통합당은 민심을 더 살피게 되기를 바라며, 다수의석을 차지하게 된 여당은 그만큼 책임이 크다고 할 것이다. 무엇보다 국가경제의 적자가 사상 최악이며,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가적 난제가 수두룩하다. 나랏빚의 미래를 보고 있는 국민들의 마음은 염려와 두려움에 쌓여 있음을 직시하고 생활정치로 국민에게 다가가야 한다.

 

언론회 정부와 거대여당 자만해선 안돼

이번 총선이 거대 공룡 여당을 만들어 준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현 야당의 책임이 크다고 한다. 야당은 여러 가지 현 정권의 실정(失政)으로 인하여 이를 충분히 심판하고 이길 수 있었는데,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보수의 입장을 제대로 나타내지 못하고, ‘중도통합이니 섣부른 감성에 사로잡혀 총선 국면을 망친 것이다. 그래서 국민들이 현 정부와 여당을 심판해야 할 것을, 야당을 심판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정말 야당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더 이상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지 말아야 한다.

앞으로 거대여당의 행보가 매우 주목되며 한편으로는 걱정된다. 그렇지 않아도 현 여당을 오만한 집권 여당으로 평가하는 분위기였는데, 이제는 야당의 눈치나 협력을 구하지 않으면서도, 어떤 법안도 처리 가능한 정당이 된 진보 여당이 행할 일들이 눈에 선하기 때문이다.

그 거대 여당을 등에 업고 나머지 2년 동안 문재인 정부의 국정 행태가 국가의 근간을 어떤 식으로 바꿔놓게 될지도 매우 우려되는 부분이다. 문 정권은 소득주도성장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트리고 소상공인들이 거의 몰락에 이르렀으며, 지나친 친북·종중(從中)정책과 전통적인 우방과의 거리 두기로, 국제간의 신뢰와 안보와 외교의 문제를 가져왔다.

정부와 거대 여당은 자만해서는 안 된다. 비록 의석수에서는 5분의 3을 차지했지만, 범진보의 투표율은 52.94%(더불어시민당 33.35%, 정의당 9.67%, 열린민주당 5.42%, 민생당 2.71%, 민중당 1.05%, 여성의당 0.74%)이다. 반면에 범보수는 43.71%를 차지해(미래한국당 33.84%, 국민의당 6.79%, 기독자유통일당 1.83%, 우리공화당 0.74%, 친박신당 0.51%) 실제적으로 보수의 세력이 약한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거대 여당에 바란다.

독주독선독단할 생각을 버리고, 모든 일에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국정을 운영하며, 우리 사회 근간을 무너뜨리는 무책임한 입법 활동을 자제해 주기 바란다. 거대 여당으로 국민통합과 화합에 앞장서 주기 바란다. 이번에 국민들이 준 기회를 남용하여 국민들을 실망시킨다면, 아무리 지금은 거대 여당이라고 하여도 국민들의 심판은 금방 다시 오게 될 것이다. 삼권분립이 모두 깨진 것과 같은 상황에서 정부를 제대로 견제할 수 있는 입법부의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 독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마이마르 헌법이 통과된 후 불과 6년 만에 히틀러 정권을 탄생시킨 역사적 비극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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