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4(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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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일 미쳤어도 하나님을 위한 것이요 만일 정신이 온전하여도 너희를 위한 것이니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강권하시는도다. 우리가 생각건대 한 사람이 모든 사람을 대신하여 죽었은즉 모든 사람이 죽은 것이라. 저가 모든 사람을 대신하여 죽으심은 산 자들로 하여금 다시는 저희 자신을 위하여 살지 않고 오직 저희를 대신하여 죽었다가 다시 사신 자를 위하여 살게 하려 함이니라.”(고후5:13~15).

 

지금은 학생 수가 적어 폐교 직전까지 놓여 있다고 들었지만, 저의 초등학교 시절 교실은 한 반에 50명이 넘는 콩나물 교실이었습니다. 제가 다녔던 중학교는 사립이었는데 누구나 지원하면 들어갈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초등학교에서 입학을 지원하기 때문에 입학시험 결과 각 초등학교 수준을 알아볼 수 있어서 6학년 담임을 맡았던 선생님은 방학도 주일도 없이 공부를 시켰습니다.

 

주일학교 때 저를 가르쳤던 분이 숙부님이셨는데 주일에는 성경과 신앙서적 외에는 다른 공부를 하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주일날 다른 공부를 하면 하나님께서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게 하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왼쪽 귀로 들어왔다가 오른 쪽 귀로 나간다고 하셨습니다. 주일에는 공부를 해도 소용이 없다고 하시니 해도 득이 없는 공부를 할 바엔 차라리 안하고 하나님께 상 받자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6학년 담임선생님은 주일학교를 마치고 학교에 오도록 하였지만, 이런 이유로 전 주일에는 학교에 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선생님 또한 열정이 대단한 분이어서 그냥 두지 않고 뒤에 앉아있는, 싸움 꽤나 잘하는 학생들을 교회에 보내 절 데리고 오도록 하였습니다. 신앙이 그리 없었던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이유로 친구들 사이에 "예수에 미친 놈"이라는 별명이 생겼습니다.

 

당시만 해도 우리 고장은 유교사상이 깊이 뿌리박혀있어서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이 드물던 때였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우리 반 가운데 예수님을 믿는 사람은 저 혼자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별명이 너무 싫었습니다. 누가 그렇게 부르면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 "예수에 미친 놈"이라는 별명이 초등학교 6학년 때 이후로 불리지 않았지만, 점점 자라면서 그때의 별명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정말 듣고 싶은 별명입니다.

 

신앙인들이 종종 세상 사람들에게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미쳤다는 것은 세상 사람들 보기에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조차도 당시 유대인들에게 미쳤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3:21). 특히 바리새인들이나 서기관들이 그렇게 비난하였는데 이유는 자신들과는 너무 거리가 먼 말씀을 하시거나 예수님의 많은 기적들을 하나님의 역사로 인정하기가 싫었기 때문입니다.

 

바울도 총독 베스도와 아그립바 왕 앞에서 자신이 회심하게 된 계기와 복음의 핵심을 증거하자 베스도에게 미쳤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바울이 이같이 변명하매 베스도가 크게 소리하여 가로되 바울아 네가 미쳤도다. 네 많은 학문이 너를 미치게 한다 하니.”(26:24). 이처럼 사랑은 사람을 미치게 합니다.

 

막달라 마리아는 과거에 귀신에 미쳤지만 예수님을 믿고 난 후에는 예수님께 미친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여인의 몸으로 새벽 미명에 죽은 시체라도 보고파 무덤을 찾아간 것입니다(28:1). 마르다의 동생 마리아 역시 세상 사람이나, 믿어도 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기엔 미친 사람이었습니다. 마리아가 300데나리온의 값어치(당시 근로자 1년의 품삯)를 하는 순전한 나드 향유를 예수님께 부어드렸을 때, 그의 행동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12:4~5).

 

본문 말씀 우리가 만일 미쳤어도 하나님을 위한 것이요 만일 정신이 온전하여도 너희를 위한 것이니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강권하시는도다. 우리가 생각건대 한 사람이 모든 사람을 대신하여 죽었은즉 모든 사람이 죽은 것이라.”에서 우리는 몇 가지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사랑은 사람을 미치게 한다는 사실과 둘째는 그리스도께 미친 사람은 정신이 온전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미친 사람은 착한 양심 쓰는데 미친 사람이며 참 사랑하는데 미친 사람입니다. 하나님께 미친 사람은 진리에 미친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근로자는 성실하게 일하며, 학생은 학생 신분에 맞게 공부에 최선을 다합니다. 하나님께 미쳤다고 해서 가정주부가 살림살이를 팽개치고 예배당에서만 사는 것이 아니라, 가정생활에 모범을 보입니다. 알뜰하게 살림살이를 합니다. 남편 역시 직장에서 가장으로서 최선을 다합니다.

 

하나님께 미친 사람은 하나님께 전심전력하는 사람입니다. 하나님께 전심전력하는 사람은 신앙과 생활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 신앙을 결부시킵니다. 따라서 자신의 위치에서 성실과 사랑이 곁들여진 사람입니다. 이처럼 하나님께 미친 사람은 온전한 정신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하나님께 기뻐하심을 받고 한 면으로는 사람에게도 칭찬을 받습니다(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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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IC 칼럼] 강성률 목사의 ‘예수님께 미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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