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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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모 중앙일간지에 가톨릭의 어느 사제가 우상 숭배와 이단이란 제목으로 칼럼을 썼다. 그는 이 글에서 언젠가 기독교 신자라는 사람이 우상숭배라며 가톨릭의 성모상에 흙칠을 했다는 것과, 모 신학대학의 교수가 성도 가운데 불교의 사찰에 우상숭배라며 피해를 준 것을 보고, 그 것을 보상하기 위해 모금활동을 했는데, 그를 그 신학대학에서 표창하기는커녕 이단으로 몰아 교수직을 박탈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선행과 교리적인 문제는 별개인데)

 

뿐만이 아니라, 불교의 부처상이나 가톨릭의 예수상이나 성모상, 성인상을 이단이며, 우상숭배라고 하는 기독교인의 생각은 옳은 것이 아님을 들면서 기독교를 비난하고 있다. 그러면서 불자(佛者) 가운데도 세상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복음적(?)인 삶을 살고 있는데, 그들을 가톨릭에서는 이단이라고 하지 않고 익명의 크리스천이라고 한다고 주장한다. 이 사제는 불교에 대해서는 매우 긍정적이며 우호적으로 묘사하고 있고, 기독교에 대해서는 비난일변도이다.

 

그는 오히려 기독교의 목회자들을 이단(?)이라고 주장한다. 그 사제는 어떤 목사를 이단으로 보고 있는가?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기도시간보다 헌금 내는 시간에 기뻐하는 목회자들, 십일조 안 내면 암에 걸린다고 종교적 협박을 하는 목회자들, 신도들을 하느님의 백성이 아니라, ‘머리 당 얼마라며 수입원으로 생각하는 목회자들이 (현대판)금송아지를 숭배하는 우상숭배자이고 이단이라고 규정한다. 그는 기독교에 대하여 안티기독교 언론이 보도하는 수준의 것들을 귀 담아 듣고서, 이를 편집한 듯하다.

 

가톨릭의 영성심리의 중요 직함을 가진 사제가 중앙일간지를 통하여 이렇듯 공개적으로 기독교를 비난하는 것은, 그 사제 나름에는 기독교에 대한 상당한 반발심과 불편함이 있는 듯하다. 아니면 가톨릭을 대신하여 기독교를 비난하려는 의도는 없는 것일까? 그리고 그 사제가 주장하는 내용들이 과연 보편적인 것인가?

 

타종교의 극히 일부 문제를, 영향력 있는 언론에 공개적이며 거칠게 그리고 지독히 부정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양식(良識) 있는 종교인으로써는, 그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또 사회적 책임감이 있는 언론도 종교간 비난을 하는 내용을 여과 없이 그대로 신문 지상에 게재한 것도 이상하다. 혹시 반기독교적인 다른 뜻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아심이 든다.

 

종교간 비판이나 비난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자기 종교의 다원주의 기준으로 남의 종교를 이단이나 우상숭배로 비난하거나 남의 종교의 내부 문제를 일방적이며, 함부로 재단하는 것은 매우 조심해야 할 자세이며, 종교인의 품위의 문제이다.

 

누구나 잘 아는 바처럼, 16세기 가톨릭의 신부였던 마르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일으킨 이유가 뭔가? 로마 교황청이 비성경적인 면죄부(Indulgence) 판매를 허용하므로 이에 대한 반대로 시작한 것이다. 당시 면죄부 판매를 위한 사제들의 설교는 연보궤에 돈이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연옥의 영혼이 천국으로 옮겨진다고 주장한 것은, 로마 교회와 교황의 부패상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지금도 가톨릭과 기독교는 같은 하나님을 믿는 신앙을 가졌으면서도, 동시에 교리적으로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른 것들이 많다. 이를테면 구원론의 차이, 기독론의 차이, 성경관의 차이, 교회관의 차이, 예배 내용의 차이 등이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들을 이 지면에서 자세하게 나타낼 수는 없으나, 보다 성경적이며, 신앙의 순수성을 지키려고 종교개혁을 하고, 그 후예(後裔)들이 기독교라는 것은 분명한 것이다.

 

종교개혁의 신학과 신앙관을 따르는 기독교에 대하여, 아주 일부의 목회자의 목회 윤리와 건덕의 문제를 침소봉대(針小棒大)하여, 기독교를 이단으로 몰아가려는 시도는 누가 보더라도 거친 표현이며, 충분히 오해와 종교간 갈등으로 비춰져, 국민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지금 우리 사회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하여 매우 긴장하고 고통과 불안과 어려움을 감내하고 있다. 이런 힘든 때에 종교 간의 협력과 화합을 주장하지는 못할망정, 난데없는 우상숭배와 이단 문제를 들먹거리며 이웃 종교를 비난하고 그 성직자들을 모욕하는 태도는 아주 사려 깊지 못한 처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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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시평] 도를 넘은 사제(司祭)의 기독교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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