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임성택 교수.jpg
 
회자되는 권불십년이나, 열흘 붉은 꽃이 없다는 화무십일홍 처럼 권세나 영화는 영원할 수 없다는 말이 우리 근대 권력사에서 이처럼 처절하게 검증된 적도 없다. 국부(國父)로 불리던 이승만은 망명으로 생을 마감했고, 박정희는 측근의 총탄에 사망했고, 철권의 전두환과 노태우는 영어(囹圄)의 몸이 되었고, 김영삼과 김대중은 자녀들의 수난을 피하지 못했고, 박근혜, 이명박은 수감되어 있고, 노무현은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다. 도대체 온전한 대통령이 없고 권력의 크기가 크면 클수록 더 엄청난 비극을 겪었다.

 

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명분이나 원칙을 바탕으로 양심이나 정의를 표어와 구호로 삼고 권력을 획득하였지만, 그 권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자신 혹은 집단이 추구하는 목표를 위해 악용하는 제왕적 권력의 대통령이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런 불행한 대통령의 역사를 알고 있으면서도 후대의 대통령들이 권력의 화무십일홍이 절대로 자신들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오만함, 즉 권불십년을 정치적 감각으로 익히지 못한 이들의 결과일 수밖에 없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당은 이런 불행한 결과를 빚은 사람들보다는 더 엄청나고 무모한 일들을 하고 있다. 이승만은 건국초기라고 하는 명분이 있었고 박정희에게는 경제건설이라는 국론의 지지라도 있었으나 그 후의 대통령들은 그런 명분조차도 없다. 지금의 권력은 막대한 의석의 힘에 취해 자신들은 안전할 것이라 믿으며 전혀 새로운 폭거를 저지르고 있다.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한 검찰 장악 시도는 돌이킬 수 없는 과오요 피할 수 없는 부메랑이 될 것이다. 검창총장 찍어내기의 정점이 된 윤석렬 징계 절차를 바라보는 민심의 심란함에는 아랑곳없이 일사천리로 밀어붙이는 불법 부당한 독재적 정치를 보면서, 그들이 뭉개고 지워버린 엄청난 혐의 사실들을 기억하는 국민 감정은 생각하지 않고, 이 모든 것을 영원히 덮을 수 있다고 믿는 공수처를 끝내 초고속으로 설치하고 말았다.

 

언제든지 총수를 갈아치울 수 있는 비대한 경찰권력을 장악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집권세력이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공수처는 출발부터 정권 옹위대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정권과 개헌 의석을 확보한 여당의 폭주를 지금은 막을 수 없지만, 권력의 속성상 반드시 부패하게 되어있고, 그 부패로 인해 서로 살기위해 분열할 것이고, 민심은 떠날 것이다. 권력은 그렇게 무너지는 것이다.

 

세 번째 위기를 맞고 있는 COVID_19를 막아낼 정치적 결단은 보이지 않고, 의료인들에게 모든 책임을 떠맡기도 있는 지금, 이미 민심은 대통령과 집권여당을 떠나고, 일명 콘크리트 지지율이라 불리는 여론층이 무너지고 핵심 지지층이 돌아서고 있다. 누구를 초대 공수처장으로 세울지는 모르겠지만 과연 그가 끝까지 이 정권에 충성할까? 그들이 그토록 치켜세우던 윤석렬 한 사람을 당하지 못해 온갖 추태를 다 부리는 정권을 바라보는 국민은 도대체 감추어야 할 것이 얼마나 많기에 저럴까 하는 의구심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원칙과 명분을 얻으면 권력을 차지할 수 있고, 그것을 잃으면 그 순간부터 권력은 무너진다. 이것은 구호나 표어로 나타낼 수는 있으나 실천으로 그것을 증명해야 하지 못하면 그 권력은 정당성을 잃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강제로 퇴장당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역사적 증언이다. 이 즈음에야 화무십일홍의 이치를 깨닫고 권불십년을 뇌까리는 불행한 정치인, 지금 국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문 대통령의 퇴임이후를 이런 심정으로 걱정하고 있다.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부디 이런 불행이 이렁나지 않도록 남은 기간만이라도 자신들이 그토록 내세웠던 원칙과 명분으로 돌아오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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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리즘]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의 교훈을 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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