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공영방송 MBC선택적 공의를 취하다니

 

지난 16일 공영방송 MBC(사장 박성제)탐사 기획 스트레이트를 통해 그렇게도 논란이 많은 내용을 방송으로 강행하였다. 그것은 20대 대통령 야권 후보 부인에게 지난해 유튜브 관계자가 접근하여, 20여 차례에 걸쳐 통화하며 몰래 녹음된 내용을 받아서 방송한 것이다.

이 방송이 있기 전에는 그 내용이 알려질 경우, 엄청난 파급력으로 그야말로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기라도 하는 듯했지만, 이를 본 사람들의 상당수는 뭐가 있어?’ ‘그래서 뭐가?’라는 분위기가 많다.

 

물론 그 내용 중에는 부적절한 부분도 있다. 그러나 이 방송물은 공식적으로 대통령 후보자의 부인으로 인터뷰한 것도 아니고, 진보 성향의 유튜브 방송에 있는 사람이 몰래 녹음한 것을 공영방송 MBC가 받아서 녹음한 사람을 더 취재하여 탐사기획물로 둔갑시켜 방송한 것이다.

 

그러나 그 내용을 들은 사람들은 별로라는 반응이다. 언론학자인 강 모 교수는 이게 6년 전 MBC 기자들이 그토록 울부짖었던 방송 민주화냐고 질타한다. 진보계의 정치 원로인 유 모 씨도 대단한 게 있는 줄 알았더니 별로더라는 반응을 보였다. 진보계의 법조인 정 모 변호사도 내가 통화 내용을 먼저 들었다면 방송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을 것이다. 판도라의 상자가 아니었네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 문화계의 류 모 씨도 00 악재를 호재로 바꿔주는 이적 행위를 시전(펼쳐 보임)한 것이다. MBC000(뻘짓)을 한 것이라고 혹평하였다.

 

여권에서는 본방을 사수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맥 빠지게 생겼다. 오죽하면 이 통화 녹음물을 확보했던 유튜브 방송의 대표조차 ‘(MBC)에 괜히 줬다는 후회하는 식의 표현을 하였다. 공영방송이 이런 수준 이하의 방송물에 국민의 자산인 전파를 낭비해도 되는 것인가? 이 방송 후에 공영방송인 MBC에 대한 실망과 비난이 쏟아졌다. 공영방송인 MBC가 그 수준을 유튜브 방송급으로 추락시킨 것이다.

 

MBC의 보도 의도는 분명하다. 이 방송을 통하여 야권의 유력한 대선 후보에 대한 추락을 기획했을 것이다. 그러나 MBC의 보도는 스스로 취재한 것도 아닌 몰래한 녹음물을 가지고, 방송을 강행함으로 정치 혐오만을 심화시켰다.

 

뿐만이 아니라, 공영방송의 신뢰와 권위를 무너트렸다. MBC보편적 공의가 아니라, ‘선택적 공의를 취함으로 방송의 기본인 공의와 공정마저 저버린 것이다. 이제라도 괜히 방송했네라는 패착을 알았다면 다시는 이런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국민들도 상당히 기대(?)하면서 이 방송을 시청한 모양이다. 이날 시청률은 17.2%, 평소 이 방송의 2%대 시청률에 비하면, 엄청난 시청률 상승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에게는 괜히 봤네라는 실망감만 안겨주게 된 것이다.

 

MBC가 공영방송의 지위와 소위 말하는 방송 민주화를 지켜 가려면, 이런 식의 방송으로는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가 없다. 정말 공정한 방송이 되려면 여·야를 가리지 말아야 하고, 국민들이 이것보다 더 궁금해하는 굵직한 정치 현안과 대형사건과 의혹들에 대하여 철저히 밝혀내는 탐사의 역할을 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불과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과 그 대선에서 후보들이 공약한 것들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 필요하다. 표퓰리즘과 포퓰리즘을 밝혀줘야 한다.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데 국민들의 선택에 실제적인 도움이 되는 방송의 역할에 대한 기대를 풀어줘야 마땅하다.

 

우리는 지금 국회의원이나 시의원을 뽑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 대통령 한 사람의 역량과 자질은 매우 중요하다. 한 사람의 포용력과 식견과 역사관과 국가관으로 인한 영향력은 지대하다.

 

국가의 미래와 안위와 안정과 정체성을 지키느냐 못 지키느냐의 중대한 결정이 달린 문제이다. 어설프게 공영방송 MBC가 자신들의 입맛과 성향에 따라, 정책과 비전이 아닌 지엽적인 문제로 국민들을 호도(糊塗)하려 한다면, 국민과 시청자의 심판을 면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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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회 논평] 괜히 줬네, 괜히 했네, 괜히 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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