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6(화)
 

크기변환_경남노회.jpg
 
거짓 미투 운동의 피해자를 주장하는 조희완 목사(산창교회) 문제가 교단 정치 문제로 비화될 조짐을 보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창교회가 속했던 예장대신(백석) 경남노회는 지난 49~10일 정기노회를 통해 조희완 목사의 제명과 산창교회 교단탈퇴 문제를 처리했다.

하지만 노회 현장에서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허위사실들이 나열되며, 조 목사의 제명을 정당화하는데 몰두하는 모습이었다.

조 목사와 관련한 미투폭로는 지난 3CBS 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후, 노회 임원회는 즉각 조 목사를 제명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조 목사는 이미 이 사건과 관련해 법원으로부터 허위임을 입증 받은 상황. 서울서부지법은 지난해 1130일 조 목사의 성폭행 의혹을 제기한 A씨에 대한 명예훼손,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법률위반사건(2017고정 1114)의 판결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하며, “A씨가 성폭행을 당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명시한 바 있다.

즉 법원에서는 이미 조 목사가 성폭행을 저지른 사실이 없다고 판단했음에도, CBS는 이를 간과한 채 여과 없이 보도했고, 노회 임원회는 이를 근거로 조 목사를 곧바로 제명조치한 것이다.

상식적인 상황이라면 보도 직후 노회측이 자체적인 진상조사를 벌이거나, 법원의 판결문을 근거로 CBS의 성급함을 항의 했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오히려 노회 임원회는 아무런 조사도 없이 조 목사를 제명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 과정도 온통 불법이었다. 무엇보다 임원회가 목회자의 제명을 결정할 수 없다. 더구나 진상조사는커녕 당장 당사자인 조희완 목사에 대한 어떠한 소환 조사조차 실시하지 않았다.

경남노회는 조 목사에 보낸 제명통보서에 사건의 사실여부를 떠나 도덕상 흠결로 하나님과 총회와 교회의 영광이 훼손됐다고 명시하며, 조 목사 미투의 진실 여부에는 별 관심이 없음을 스스로 드러냈다.

이번 정기노회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이어졌다. 조 목사가 법원으로부터 받은 허위 성추행 입증 판결문은 검토도 되지 않았고, 제대로 된 진상조사를 펼쳐보자는 마땅한 의지도 없었다. 오히려 방송에 나왔으면 사실이다는 주장으로, 사법적 판단이 아닌 방송의 보도를 사건의 최종 판단 근거로 삼는 어처구니 없는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더구나 경남노회 임원회는 조희완 목사의 제명 통보 이후, 산창교회에 대한 임시당회장을 지정 파송했다. 객관적으로 볼 때 당회장 제명으로 인해, 공석이 됐으니 임시당회장을 파송하는 것이 이상할 것 없지만, 이번 사건의 진실공방이 치열히 대두되는 시점에 빨라도 너무 빠른 전개였다.

CBS 보도, 노회 임원회의 불법적 제명 및 통보, 임시당회장 파송, 누차 언급했지만 이 과정 속에서 본 사건의 진상조사나 조희완 목사에 대한 당사자 소환이 없었다. 이 모든 것을 생략한 채 임시당회장 파송까지 간 것이다.

무엇보다 조 목사를 비롯해 산창교회 교인들이 이번 미투가 완전한 허위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던 상황이다. 당사자인 조희완 목사의 주장은 차치하더라도 노회 임원회가 교인들의 정서까지 거스르며 임시당회장 파송까지 강행하는 것은 매우 부자연스러울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조 목사와 산창교회측은 이러한 노회 분위기를 미리 예측하고, 임원회의 제명 결정 전에 교단 탈퇴를 진행했다. 가만히 앉아 당하느니 교단 탈퇴로 최악의 상황은 막아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노회측은 산창교회의 탈퇴를 인정치 않고, 여전히 경남노회 소속으로 주장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산창교회 사태를 주목해야 하는 것은 미투를 정치적 수단으로서 이용할 수 있다는 부정적 사례라는 점이다. 이제 경남노회와 산창교회의 사태에서 더 이상 조 목사 미투에 대한 사실 여부는 중요치 않다. 조 목사 제명의 적법 여부, 산창교회의 교단 탈퇴 인정 등이 다툼의 중심에 있을 뿐이다.

반대로 애초 사태의 발단이었던 조 목사 미투에 대한 진상조사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이 모든 다툼이 정당하게 인정될 수 있겠지만, “방송에 나왔으면 사실이다라는 발언까지 나온 것을 보면 애초 그런 의지는 없어 보인다.

지난 10여년 전 한국교회는 모 공중파에서 방영한 다큐 신의 길, 인간의 길에 대해 금도를 넘어선 기독교 폄하물이라며,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당시 언론회를 필두로 한 한국교계는 시청 거부 운동, 법적 조치까지 검토하며, 전 교회적인 반발 운동을 펼친 바 있다.

당시 한국교회의 주장은 한 가지 방송 내용이 거짓이다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현재 한국교회를 대표하던 모 지도자는 방송에 나왔으면 사실이다라고 말한다. 10년 만에 방송=사실이라는 지극히 위험한 공식이 일반화된 것일까? 참으로 씁쓸하기 그지없다.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산창교회 사태, '미투' 넘어 정치적 문제로 비화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