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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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아픔에 대해 가해자는 쉽게 잊어버리지만, 피해자는 언제까지라도 기억하는 법이다. 한국의 상처와 아픔, 미움과 분노가 사라질 때까지 일본은 끊임없이 사과해야 한다

 

일본 기독교 지도자들이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우리 국민과 한국교회 앞에 무릎으로 사죄했다. 일본 정부가 과거의 범죄를 인정치 않고 있는 상황에, 이들의 사죄가 결코 일본 정부를 대신할 수는 없지만, 기독교의 양심으로 사죄를 구하는 이들의 모습은 한국과 일본의 새로운 관계 개선을 위한 분명한 매개가 될 것임을 기대케 했다.

 

보여주기식 이벤트나, 요식행위에 불과한 일회성 사죄가 아닌, 지속적인 사죄와 반성을 펼치는 이날 일본 기독교 지도자들의 다짐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우리들에 결코 작지 않은 감동과 위로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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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으로 사죄하고, 사죄의 열매가 맺혀야

오야마 레이지 목사(한일친선선교협력회 회장)가 이끄는 일본 기독교 지도자 방문단이 지난 227일 새에덴교회에서 한일 사죄와 화해 선교협력을 위한 예배에 참석해, 한국 국민들에 진심어린 사죄의 뜻을 전했다.

 

과거에 대한 어떠한 변명이나 왜곡 없이, 있는 그대로 일본의 과거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것만이 한일관계의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고, 선교협력을 가능케 하는 겸손한 첫 걸음임을 강조했다.

 

이날 화해 사죄 용서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한 오야마 레이지 목사는 먼저 한국말로 과거의 죄를 용서해 주기 바랍니다고 첫 마디를 뗐다. 제법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적지 않은 연습이 있었음을 짐작케 했다.

 

오야마 목사는 인간들의 관계 속에 대립과 미움, 불화가 일어나는 경우 그곳에는 언제나 가해자와 피해자가 발생한다. 시간이 지나 가해자는 이를 잊어버리지만 피해자는 언제까지라도 이를 기억하고 있다면서 관계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해자가 피해자에 반드시 사과와 보상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용서할 수 있고, 화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 이후 일본은 참으로 열심히 살았고, 성장했다. 하지만 일본이 주변국에 진정으로 사과하지 않는다면, 주님이 우리의 예배를 받지 않을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 깨달음으로 아시아를 돌며 사죄운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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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야마 목사가 사죄운동을 결심한 당시 나이는 29살이다. 아시아에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하는 그에게 동조하거나 협력하는 일본인이 없었다. 하지만 그가 대학생들을 이끌고 제암리를 방문해, 일본의 잔인하고 참혹한 과거를 직접 대면했을 때 일본 기독교 역시 그의 말에 조금씩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오야마 목사는 제암리의 아픔을 간직한 채 돌아간 일본에서 1년 만에 1000만엔을 모금했다. 제암리교회 재건을 위한 헌금이었다.

 

오야마 목사는 예나 지금이나 나는 일본 교회와 크리스천들이 아시아 사람들, 특히 한반도 사람들에게 진정한 사죄를 하지 않는다면, 하나님의 축복도 교회의 성장도 없다고 믿고 있다진정으로 사죄하고, 사죄의 열매가 맺힐 때, 하나님이 주시는 미래도 있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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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됐다 할 때까지 사과는 계속 될 것

설교 후 이날 일본 기독교 지도자들은 단상에 눈물로 사죄하며 무릎 꿇고 고개를 숙였다. 비록 자신들이 직접 저지른 범죄는 아니지만, 이들은 100년 전의 당사자가 된 듯 완전히 바닥에 몸을 붙인 채 쉽게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에 새에덴교회 장로들은 직접 이들을 일으키고, 두 팔로 껴안았다. 성도들은 눈물과 박수로 진심을 보여준 이들에 응답했다. 그리스도 안에서 사죄와 용서, 화해가 펼쳐치는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이날 소강석 목사는 일본 기독교를 대표해 무릎으로 사죄한 오야마 레이지 목사 등 일본 기독교 지도자들에 대해 누구보다 일본을 사랑하고, 한국을 사랑하기에 대단한 결단을 하신 분들이다면서 역사가 낳은 비극이고 참상이다. 이 비극을 한평생 짊어지고 모든 책임을 떠안은 목사님들께 진심어린 존경을 보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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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 분들이 놓은 사랑과 우호의 다리가 현해탄을 이어, 한국과 일본을 화해시킬 것으로 믿는다. 언젠가 현해탄에 화해의 꽃이 피고, 화목의 열매가 맺힐 날이 올 것이다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일본 기독교 지도자 방문단은 방한 기간 동안 제암리교회와 순교자기념관, 서대문형무소와 안중근의사기념관 등에서 일정을 진행한다. 특히 삼일절 당일인 31일에는서울 시청 앞에서 열리는 3.1운동 100주년 한국교회 기념대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 일정을 이끈 단장 오야마 레이지 목사(도쿄성서그리스도교회)는 올해로 92세를 맞은 노령의 목회자로 일본 기독교계의 큰 어른으로 일본 교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다. 특히 일본의 침략과 관련해 오야마 레이지 목사는 일본 정부의 역사 왜곡에 맞서 지난 1967년부터 일본의 양심적인 지성인들과 함께 사죄위원회를 조직해 역사적 진실을 알리고 일본의 사죄를 촉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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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뿐 아니라 일한친선선교협력회의 회장을 맡아 한국에 요시다 코조 목사를 파송해, 화해 사역을 지원하고 있으며, 지난 2014년에는 위안부 할머니 수요집회에 참석하여 직접 사죄의 뜻을 전했으며, 광복 70주년을 맞은 2015년에는 새에덴교회에서 한국 국민들을 향해 무릎으로 사죄를 구한 바 있다. 또한 제암리교회 재건을 돕고자 지난 1967년 제암리를 방문해 1000만엔을 전달키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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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에덴교회 찾은 일본 기독교 지도자들, “우리의 과거를 용서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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