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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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에는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린다. 지역이건 교단이든 연합이라는 이름으로 드려진다. 한국교회 최초의 부활절연합예배는 194746일 서울 남산의 조선신궁 터에서 드려졌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전신인 조선기독교연합회가 주한미군과 함께 개최했으며, 설교자는 한경직 목사였다.

이후 장로교의 분열로 1962년부터 부활절 연합예배는 진보과 보수측이 각각 따로 예배를 드렸다. 1973년 보수측이 진보측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주관하는 부활절연합예배에 함께 하기로 하면서 부활절연합예배준비위원회가 구성됐고 양측은 10여년만에 다시 모여 연합예배를 드리게 됐다.

그러다 1990년대에는 부활절연합예배위원회가 상시조직으로 전환됐고, 하지만 부활절연합예배의 주최권을 둘러싼 논쟁이 지속되면서 부활절연합예배위원회가 해체됐다. 2006년부터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매년 공동으로 번갈아 주관하며,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행사로 자리매김 하는듯 했지만 결국 파행을 맞았다.

2018년 부활절 연합예배는 세 곳을 주목하게 되었다. 먼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남산 안중근의사기념관 31일 토요일 밤 11시에 평화가 있기를을 주제로 순례 형식의 예배로 드렸다. 부활절 연합예배를 시작한 곳에서 드린다는 일종의 역사적 정통성을 강조하려는 측면이 있었던 것 같다.

지역적으로는 부산지역 연합예배는 '부활 생명, 이 땅을 새롭게'라는 주제로 부산시민공원에서 5만여명이 참석해 부활 신앙이 한국교회에 임하길 기도했다. ‘지역연합이라는 연합운동의 모범적이고 성공적인 사례이다.

또 한국교회총연합은 나는 부활을 믿습니다를 주제로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드려졌다. 박삼열목사의 생명의 부활이 불꽃처럼 일어나게 하옵소서라는 기도로 백석대 장종현 총장의 설교로 이어졌다. 장 총장은 설교 서두에서 엠마오로 가던 무기력한 두 제자의 모습이 한국교회의 모습이라고 지적하며 시작했다.

선교 130여년이 지난 지금 거룩한 신앙의 열정을 잃어버리고 세속적인 욕망에 사로잡혀 복음의 본질을 상실했다고 진단하며, “세속화된 한국교회에 오직 생명의 말씀이 충만하도록 주님께 부르짖어야 한다고 외쳤다.

한국교회는 십자자가와 부활신앙을 믿음으로 고백하고 체험하는 영적지도자를 길러내야 한다, “고상한 종교생활에서 가슴신앙, 마음신앙, 무릎신앙이 될 때 올바로 설 수 있다고 일갈 했다. 참석자들의 아멘이 터져 나왔다.

아멘으로 화담하는 이들에게 통일한국과 선교한국의 사명을 잘 감당 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하며 설교를 맺었다. 역시 장 총장은 한국교회의 열정있는 지도자이자 어른이었다.

순서에 2018년 부활절 선언은 종교개혁 501주년과 선교 133년을 맞이한 한국교회의 선언이라고 발표했는데 엄밀히 말하면 134년이다. 장로교 입장에서 보면 133년이 맞지만 한국교회입장에서 보면 134년이 맞다. 발표된 선언문에서 교회의 주인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따르는 제자로써 개혁자들의 전통과 순교신앙정신으로 거룩한 교회, 개혁하는 교회를 이루어 가다고 선언한 점은 개혁정신이 쇠퇴해지고 공교회성을 상실하는 지금의 교회 현실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부활절 연합예배, 이대로 좋은가 하는 자성은 항상 있어왔다. 그것은 한국교회 보수와 진보가 함께하는 유일한 연합행사였다가 한기총, 한교연 내홍으로 온전한 연합을 이루지 못했다는 점이다. 부활절예배는 많이 드려도 좋다. 그러나 연합이라는 이름을 붙일 때에는 신중해야 한다. ‘연합이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분열을 가져오지는 않는지 말이다. 과거 부활절 준비를 위한 조직의 상설화가 가져왔던 폐단을 바로잡고 공공성을 확보하고자 했던, 부활절의 정신과 신앙을 다시 구현해야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늘 부활절 연합예배는 결산이 제대로 안되어 문제가 되기도 했는데 금년 한교총의 경우 전액을 미혼모시설에 기증하기로 한 투명하게 마무리 한 것은 잘한 일로 볼 수 있다.

2014년에는 같은 장소에서 보수와 진보가 함께 드린 부활절 연합예배에는 1만석에 8천여명이 참석했지만 금년 연합예배에는 연합정신이 절실한 때에 드려져 기대가 많은 탓인지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었다. 세밀하게 준비한 주최측 추산 15천명이라고 하니 최소한 12천여명은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주최측이 준비한 여의도 순복음교회와 예장대신(, 백석)이 양대 축을 이루었지만, 구심점이 사라진 한국교회의 현실에서 보면 나머지는 관망하던 교회가 한 축을 이루며 참석했다는 점이다. 그래도 연합운동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회복하려는 몸부림에 화답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연합이라는 이름에 그래도 교회버스로 참석한 목회자들과 성도들에게서 연합의 희망을 발견하게 된다. 오늘 우리에게 연합이 필요함은 분열되고 개 교회위주로 돌아가고 있는 한국교회 현실에서 주님이 당부하신 하나됨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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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상 칼럼] '부활절연합예배, 이대로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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