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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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에 분열을 거듭한 교계 보수권이 다시 한 번 하나됨을 위한 통합 시도에 나섰다. 지난해 갈라진 한국기독교연합(대표회장 이동석 목사)과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전계헌, 최기학, 전명구, 이영훈 목사)가 오는 12월 초 반드시 통합을 이루겠다며, 통합 선언문과 통합 합의서를 발표했다.

그러나 교계는 그간 연합단체들의 통합이 매번 발표만 했을 뿐, 결국은 무산되어 왔던지라, 이번 역시 아직까지는 좀 더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이다.

이번 통합에서 연합추진위원회 구성에 실패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엄기호 목사)는 이번 통합 논의에서 제외됐다. 한기연과 한교총은 일단 양 단체의 통합을 먼저 성사한 뒤, 한기총과 통합은 이후에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기연과 한교총의 통합추진위원회는 지난 817일 서울 연지동 기독교연합회관 한기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을 선언했다.

한기연 통추위원장 권태진 목사와 한교총 통추위원장 신상범 목사는 금번 통합 선언에 대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두 연합기관이 하나님이 주신 시대적 소명을 감당하기 위해 분열의 과오를 회개하고 일치와 연합의 정신으로 성령 안에서 하나 될 것을 굳게 다짐하며 통합에 합의하였다며 그 경과를 설명했다.

이날 발표한 통합선언문에서는 우리는 과거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부어주신 감당할 수 없는 은혜를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세상에 하나님의 사랑을 증언하는데 바로 사용하지 못한 잘못을 먼저 회개한다민족의 희망이요 등불이었던 한국교회가 오늘날 사회로부터 신뢰를 잃게 된 것은 전적으로 우리 모두의 자만과 불순종의 결과이며, 서로를 서로의 잣대로 재단함으로써 다툼과 분열에 이르도록 방기한 책임 또한 막중하다 할 것아라고 밝혔다.

이어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 된 한국기독교연합과 한국교회총연합은 겸손한 자세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한 몸을 이뤄 새롭게 출발할 것을 선언하며, 한국교회 앞에 놓인 중차대한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매진할 것과, 한국교회를 새롭게 하고 건강하게 세워가는 일에 있어 어떠한 희생도 감수하고 양보와 배려의 정신을 발휘해 나갈 것이며, 공교회간에 조화와 타협, 상생으로 이 땅에 하나님 나라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합의로는 12월 첫 주에 통합총회를 개최한다 양 기관의 역사를 존중하여 승계한다 양 기관의 회원은 모두 인정하되 공교회(교단)를 중심으로 운영한다 통합 총회의 대표회장은 3명을 공동대표로 추대하고, 이중에 1인을 이사회 대표로 추대한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의 통합은 계속해서 추진한다 기타 세부사항은 별도로 정한다 등이다.

이날 신상범 목사는 이번 통합에 대해 우려하는 한국교회의 시선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을 밝히며 이대로 통합에 또 실패할 시, 세상은 우리를 양치기 소년으로 볼 것이다면서 매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이번 통합은 과거의 통합들과 달리 신중한 접근과 구체적인 논의가 있었음을 강조하며, 반드시 통합에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교총 총무 변창배 목사 역시 과거에는 통합을 선언하고도 충분히 합의하지 못해 무산됐었다면서 이번에는 충분한 협의를 거쳤고, 그 결과를 내놓았다. 모두가 상처받지 않고, 다같이 승리하는 과정을 밟아갈 것이다고 밝혔다.

양측이 통합을 자신하고 있지만, 교계는 여전히 이들의 통합 선언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최초 한기총과 한기연(구 한교연)의 분열 이후, 현재까지 한기연이 발표한 통합선언만 한기총과 2, 한교총과 1회 등 세번째다. 지난해 한교총과는 통합 총회까지 열었지만, 결국 통합은 무산됐다.

어쩌면 금번 통합 선언에 대해 교계가 보내는 의심은 지극히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과연 양측이 오는 12월 교계 고대하는 통합을 이뤄내 한국교회 역사를 새로 쓸지, 아니면 신상범 목사의 우려처럼, 또 한번 양치기 소년이 되어 세상의 비난에 직면할지 신중히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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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연-한교총 ‘통합’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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