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6(화)
 

대유행 일명 팬데믹으로 꼽히는 코로나19의 확산 앞에 전 세계가 흔들하고 있다. 최초 발원지인 중국의 확진세가 잦아드는가 싶은 찰나에 터진 우리나라의 신천지 사태는 대구·경북을 초토화 시켰고, 이제는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과 중동 이란까지 침투해 심각한 인명 피해를 낳고 있다. 여기에 바이러스 유입의 원천 차단을 자축했던 미국마저도 최근 급속적인 확산세를 보이며 주춤하고 있고, 무엇보다 세계 최대 인구 밀집도를 보이는 인도에 코로나19가 상륙했다는 소식은 다시 한 번 전 세계를 긴장케 하고 있다.

 

20세기 들어 전례 없는 세계적인 위협 앞에 교회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애초 소수로 그칠 것으로 예상됐던 바이러스가 급격히 퍼진 결정적 원인이 신천지의 종교집회에 있었음이 밝혀지며, 전 국민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여타 종교들로 향하게 됐다.

 

이에 천주교와 불교는 모든 미사와 법회를 중단했으며, 교회 역시 이에 속속 동참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중앙집권적 형태를 보이는 천주교나 불교와 달리 개별 운영을 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특성상 이를 특별히 제재하거나, 온라인 예배를 강제할 수는 없기에 예배 중단 혹은 온라인 예배에 대한 입장이 갈리고 있다.

 

한국교회는 지난 130년의 역사 이래 단 한 번도 주일예배를 거른 적이 없다. 이는 일제 침탈이나, 6.25 전쟁 등으로 인해 드리지 못한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 스스로 주일예배에 대한 중단을 결정한 적은 없다. 이는 그리스도인의 가장 기본 덕목이 주일예배성수에 있기 때문이며, 주일예배를 지키는 것이 신앙생활의 중심이라는 신앙적 신념에서다.

 

그렇기에 금번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개교회들의 온라인 예배를 두고 그 정당성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 슈퍼 전파가 염려되는 대부분의 대형교회들은 모든 예배 및 모임을 중단하고,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도 중소형 교회를 포함한 몇몇 교회들은 오프라인 예배를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입장이 엇갈리는 중심에는 온라인 예배를 과연 교회의 예배로 볼 수 있는가 하는 원론적인 문제다. 현재 온라인 예배를 진행하고 있는 대형교회들도 온라인에 대한 강한 호감이 있어 이를 택한 것은 아니이며, 코로나19로 인한 부득이한 처사일 뿐이다. 허나 온라인 예배가 결코 예배로서 가치가 없다는데는 동의치 않는다. 기본적으로는 방식의 차이일 뿐, 함께 마음과 뜻을 모아 예배를 드린다는 의미는 동등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현재의 상황은 전 국민적 안전을 위협하는 국가적 재난으로, 국민들을 보호해야 할 교회가 오히려 위험을 조장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반대로 온라인 예배를 반대하는 이들은 결코 온라인이 교회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교회의 기본은 교인들의 모임과 교제로, 이러한 것은 반드시 직접적인 만남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예배는 반드시 오프라인에서 이뤄져야 하며, 그런 예배만이 진정한 주일성수라고 해석한다. 또한 어떠한 상황도, 예배를 가로막을 수 없으며, 이는 그리스도인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불신앙이라고 지적한다.

 

양측의 입장 중 딱히 어느 한쪽이 틀렸다고 말할 수 없다. 각각의 가치가 분명한 상황에, 이에 대한 정답을 누가 정의할 수도 없을뿐더러, 강제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허나 온라인 예배의 등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충분히 고민해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부득이하게 등장한 온라인 예배가 자칫 고착화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보이고 있다. 어디까지나 코로나19로 인한 임시방편으로 이를 받아들여야 함에도, 이를 기점으로 온라인 교회를 표방하고, 온라인 성도를 모집하고, 온라인 예배를 드리는 풍토가 자연스레 자리잡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이러한 우려가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것은 이미 한국교회 역시 유럽교회와 마찬가지로, 기독교인을 자처하면서도, 교회는 출석치 않는 일명 안나가교인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나가 교인들에 있어 온라인 교회는 자신의 찝찝한 신앙생활을 대체해 줄 매력적인 면죄부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일반 성도들 역시 주일 성수에 대한 의식이 매우 약화되어 있다는 사실도 한 몫한다. 일례로 과거 한국교회는 주일 오전예배 외에도 저녁 7시 예배를 드렸었는데, 현재 대부분의 교회는 저녁예배를 없애거나, 낮 예배로 이를 대체하고 있다. 이는 주말 여행, 레저 문화의 확산에 맞춰 성도들의 스케줄을 고려한 교회의 고육지책이었다. 과거에는 성도들이 교회 예배에 자신의 스케줄을 맞추는게 당연시 됐지만, 이제는 교회가 성도들의 생활에 예배의 스케줄을 맞추는 역전현상이 자연스레 자리잡은 것이다.

 

그렇게 저녁예배를 없앤 교회들이 한발 더 나아가 성도들의 편의를 고려해 온라인 예배를 택할 수도 있음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여기에 유튜브, 트위치 등을 이용해 특별한 장비 없이 누구나 온라인 예배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은 새 시대에 발맞춘 새로운 예배 트렌드로 일반화 될 수 있다.

 

코로나19의 확산과 별개로 새롭게 등장한 온라인 예배에 대한 한국교회의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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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예배’ 입장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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