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스스로 인물을 자처하며 지도자로 군림한 이들은 많았지만, 별다른 업적 없이 이름만을 남긴 채 역사 속에 사라져 갔다. 이를 딱히 비난할 것도 없었던 것은 그것이 흐름이었고, 나름의 최선이었다.
그런 일반화 속에 소강석 목사가 보여준 지난 행보는 실로 특이했고, 남달랐다. 직위, 직책, 지도자라는 자리에 오르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그 일들을 해내는데 주력했다. 일을 하는데 있어 재정, 시간, 인력 그 어느 하나 허투루 하는 것이 없었고, 때때로 지역과 국가를 뛰어넘는 엄청난 위용을 보이기까지 했다. 지리산선교유적지 보존, 6.25 참전용사 초청, 동아시아 관계 개선, 성령 운동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든 그와 새에덴교회의 사역은 역사, 문화, 정치, 목회, 선교 등 전 분야에 영향을 끼쳤다.
어쩌면 그런 소 목사의 총회장 취임에 교계와 사회의 기대가 몰리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런 기대 속에 등장한 총회준비위원회, 일명 총준위의 발족은 매우 소강석 목사다운 결과물이다. 사실 그간의 지도자들이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던 것은 딱히 능력이 부족해서라기보다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총회장에게 주어지는 고작 1년의 임기는, 무슨 일을 추진하기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간이다. 그 와중에 정치적 견제나 내부 혼란이라도 일어난다면, 그저 각종 소송에만 매달리다 퇴임할 수 밖에 없다.
소 목사의 총준위 발족은 이러한 시간 부족을 극복할 수 있는 최적의 구상이었다. 모든 사업 준비를 총회 전에 끝마치고, 다음 회기는 온전히 사업을 실천하는데 매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교단 역사상 초유의 부총회장 단독 추대라는 내부로부터의 호불호 없는 지지는 합동총회와 소 목사가 사업을 시행하는데 절대적 탄력을 제공한다.
지금 소 목사는 한국교회를 향해 새로운 변화에 대한 응답을 요청하고 있다. 과연 시대는 광대를 자처하는 그의 비전에 어떻게 응답할 것인지, 이제 다시 한 번 한국교회가 그토록 염원한 평화와 꽃의 노래가 울려 퍼지길 기대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