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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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초장기전으로 접어들며, 국민들의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에 처했다. 설상가상 갈수록 고조되는 우리사회의 정치적 이념갈등은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신음하는 국민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하는 중이다. 사실 보수와 진보간의 이념갈등이야 늘상 있었던 일로 그리 새로울 것은 아니지만, 이전에 보지 못한 극단적 이념간의 충돌은 조금의 타협점 없이 서로의 막장을 향해 치닫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충돌의 중심에 교회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 한국교회는 진보와 보수의 양 끝에서 그 어느 집단보다 강력한 행동으로, 각자의 진영을 주도하고 있다. 단순히 교회만을 선동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와 국민 전체를 상대로 한 이념 주입에 몰두 중이다. 주사파, 빨갱이 등 거의 소멸되다시피 한 반공이념들이 지금 이 시대에 되살아날 수 있었던 것은 교회라는 거대한 매개가 있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물론 그러한 이념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다. 그것이 극단적일지는 몰라도 엄연한 하나의 정치적 신념이기 때문이다. 허나 그들이 세상을 진짜 우려케 하는 것은 단순히 자신의 목소리를 내거나 선동하는데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교회는 자기 이념에 동조하지 않으면, 무조건 적으로 간주하는 이분법적 사고가 지배하고 있다. 소위 극우, 극좌로 불리는 이들은 철저히 자기 중심적 사고와 발상으로 교계와 사회, 국민을 가르고 있다.

 

일부 극우 기독교 세력은 자신에 동조하지 않는 이들을 향해 빨갱이, 주사파, 종북주의라는 험한 말을 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반대로 일부 극좌 기독교 단체는 포괄적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대다수의 교회를 향해 근본주의 개신교 집단이라는 낙인을 씌웠다.

 

철저히 자기 중심적 사고에 얽매이다 보니, 어처구니 없는 사태들이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교계에서 익히 알려진 골수 보수 목회자들을 향해 광화문에 나오지 않고, 정부에 대해 적극적인 비난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빨갱이 주사파’로 매도해 버린다. 마찬가지로 교계를 대표하는 진보 교단들인 예장통합과 감리교는 포괄적차별금지법을 반대함으로, ‘근본주의 집단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기독교는 중립의 종교다. 각자의 정치적 개성은 있을 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교회가 지향해야 할 것은 보수도 진보도 모두 복음 안에 품는 포용의 자세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잘못된 생각으로 규정하거나, 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그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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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독교는 좌도 우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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