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프리즘] 임성택 교수의 ‘가오없는 비겁한 자의 정면돌파론’
2021/10/16 16:12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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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택 교수(KC대학교 전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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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수갑 차고 다니면서 가오 떨어질 짓 하지 말자!”. 그 유명한 영화 베테랑에 나오는 말단형사 서도철(황정민 분)의 한 대사다. 행동파 형사인 서도철은 큰 사건 하나를 성공적으로 끝내고 승승장구하던 중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 생각하는 막무가내 재벌 3조태오를 만나 끝까지 조태오를 뒤쫓아 수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재벌 3세 조태오의 패륜과 무개념은 돈과 권력으로 포장된 악인의 전형이다.

 

요즈음 우리가 정계로부터 여야를 막론하고 정면돌파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정면돌파란 전투용어이다. 서로 대치 국면에서 아군의 승리를 전제로 한 피치못할 마지막 전략적 선택이다. 좌고우면할 여유가 없고, 불필요한 힘의 낭비가 없이 가장 효율적으로 치고 나가는 최종적인 선택이다. 이런 용어가 정치판에서 자주 등장하는 것은 그만큼 이런 위험에 처한 인물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군사적 의미에서의 정면돌파는 아군을 보호하고 승리를 쟁취하기 위한 최종적 전략이라면, 정치판의 정면돌파는 주로 대형 부정부패나 스캔들, 비교적 지저분한 일을 당한 자들이 정의와 정당성을 위장한 비겁한 자들의 수사에 불과했음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이때까지 정면돌파를 시도한 이들의 귀결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군사정권이 자신들의 정권을 위협하는 세력에 대하여 정면돌파방식으로 자신들의 정적을 제거하는 수단으로 사용하였다. 그러나 그 정면돌파의 주인공들은 모두 줄줄이 영어의 몸이 되었다. 무엇을 의미하는가? 정면돌파가 멋있어 보이지만 최종적이고 공익적인 차원이어야 한다는 것을 당사자들은 알고 있을까?

 

정면돌파 이전에 관련된 사람들의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해명과 해법이 분명히 있을 텐데 정치권의 정면돌파는 소위 뚝심과 배짱이라는 전혀 상관없는 개념들과 짝을 이루고 있다. 특별히 정치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대형 악재를 만나면, 어떤 정치적 타협이나 대안을 통해 문제를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소위 나름대로의 원칙과 소신을 앞세워 정면돌파를 선언하곤 하였다. 필자의 눈에는 비겁한 자들의 화려하고 힘찬 언어적 유희에 불과하다.

 

근자에 대통령 후보들 가운데 정면돌파라는 표현을 사용한 후보들이 벌써 몇명이 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것들은 정면돌파로 대중의 의심과 관심을 무너뜨리고 일거에 사건을 덮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설명하고 해명해야 할 일들이며, 나아가 조사받고 수사받아야 할 사안들이다. 이런 것들을 정면돌파라는 어줍잖은 군사적 용어를 정치적 용어로 희화화하는 비겁함을 버려야 한다. 적어도 그것은 정치인의 태도는 아니다.

 

이제 민주당 후보로 정해진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사태에 대하여 적어도 정면돌파라는 용어를 사용하거나 그런 개념으로 이 일을 대응해서는 안된다. 연일 메스컴에서 이와 관련된 새로운 의혹들이 보도되고 있다. 이 일에 대하여 이재명 후보가 자신의 말대로 당당하다면, 정면돌파가 아니라,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지위에서 속히 경기도지사 직을 내려놓고 성실하고 진지하게 수사든 특검이든 받아야 한다. 그런 당당한 태도를 보고서 국민들은 이재명을 후보다운 후보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정치인들은 다른 것은 몰라도 정치적 가오는 있어야 한다. 그것은 국가적 애국과 애민에 바탕을 둔 정치적 대의명분이다. 지금 각 당의 후보들에게서 정치적 가오를 보기가 힘들고, 나아가 비겁한 자의 냄새를 풍기고 있다. 이제 국민의 힘 후보가 결정되고 양당이 정면으로 충돌한다면 대장동 사태가 어떤 위력을 발휘할지 알 수 없지만, 이것으로부터 이재명 후보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그의 정치적 가오를 보여주는 길 외에는 없다. 정면돌파 식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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